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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한 주택가였던 성북동 골목은 현재 변화가 한창이다. 지난 3년전부터 젊은 예술가들이 창작활동을 하는 공방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가게유형은 인형·엽서 등의 작은 소품에서 저고리 한복까지 다양하다. 이곳을 찾는 유동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주변에는 카페·음식점 등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서울 성북구 성북동이 변하고 있다.
만해 한용운 생가(심우장), 간송미술관, 길상사 등 근현대 예술인들의 흔적이 자리한 조용한 주택가였던 이곳이 전에 없던 새로운 분위기로 탈바꿈하며 사람들의 발길을 끌고 있는 것이다.
변화의 물꼬를 튼 곳은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 5번 출구 인근이다. 젊은 예술인들이 속속 이곳에 둥지를 틀면서 색다른 분위기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성북동 일대가 ‘조용하고 걷기 좋은 곳’이라는 기존의 인식과 색다른 공방이 자리했다는 소식에 사람들의 발걸음이 잦아지기 시작했고 유동인구가 증가하면서 음식점·카페 등이 속속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이다.
대로변 ‘스타벅스’ 이면엔 소형카페…한적·쾌적한 ‘강북코드’와 쫓겨난 예술인 만남
일대 부동산 관계자 등에 따르면 변화의 움직임은 2014년부터 시작됐다고 전해진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거리와 혜화동 대학로의 높은 임대료 탓에 밀려난 예술인들이 거리는 가깝지만 비교적 임대료가 저렴한 이곳을 찾아 모여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의 피해 당사자들이다. 일대를 이색적인 공간으로 주목받게 한 1등공신인 이들은 유동인구 증가와 함께 높아진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성북동 일대로 모여들게 됐고 덕분에 성북동이 새로운 분위기로 변모했다는 설명이었다.
한성대입구역 5번 출구 인근 대로변에 자리한 스타벅스는 다른 매장들과 마찬가지로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직영으로 운영되는 곳이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스타벅스 미국 본사와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50%씩 출자한 곳으로 철저한 사전조사를 바탕으로 출점하는 만큼 사업성이 담보된 곳에 매장이 들어선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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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고윤석] ⓒ스카이데일리 |
성북동 주민 김소형(62) 씨는 “스타벅스가 입점한 후부터 못 보던 가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며 “특히 지난해 많은 가게들이 생겨났고 오가는 사람들도 증가해 확실히 분위기가 점점 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13년 오픈한 보석전문점 프시케스톤 김유림 대표는 “처음 이곳에 들어왔을 때만 하더라도 왜 하필 그곳이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면서 “하지만 성북동 일대가 점차 변화하면서 이 같은 말은 쏙 들어갔다”고 언급했다.
변화의 중심에 선 것은 이색적인 콘셉트의 소규모 카페들이었다. 지난 2013년 문을 연 ‘하늘빛 사진관 날아라 코끼리’는 사진관과 카페가 동시에 입점한 형태의 매장이다. 가게 내부에는 업주가 직접 만든 사진·엽서·인형 등이 전시돼 있다. 또 홀 위쪽에 마련된 창작공간에서는 금요일마다 공방교실이 열린다.
카페 콘셉트의 갤러리 ‘아티온’은 서촌에서 이곳으로 이주한 케이스다. 이곳은 신입 아티스트의 작품전시회를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방문객들은 커피 등 음료를 마시며 자연스럽게 전시된 작품들을 관람할 수 있다.
이밖에도 성북동은 영국 빈티지 소품샵 ‘더올드시네마’, 가죽공방 ‘JnK’, 한국 퓨전 이태리 레스토랑인 ‘성북동 디너쑈’ 등의 개성 있는 매장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곳의 변화가 흡사 가로수길 등과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2000년대 초반 유입된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들어 강남 한복판에 새로운 분위기를 조성했던 때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가로수길에는 유동인구가 증가했고 카페와 각종 매장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강북은 강남과 달리 한적하고 쾌적한 문화코드가 존재한다”며 “성북동 역시 삼청동·가로수길 등과 마찬가지로 잠재적 성장성이 충분하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성장 치켜세운 서울시와 성북구…‘젠트리피케이션’ 막기위해 결의대회도
▲ 지난해부터 성북동 일대에는 색다른 카페·음식점 등이 부쩍 늘어났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상가자리에 대한 문의도 점차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신규창업 수요를 맞추기 위해 이 일대 건물들은 신축·리모델링 등이 진행되고 있었다. ⓒ스카이데일리
사람들이 몰리면서 창업을 목적으로 한 상가입주 수요층도 부쩍 증가했다. 김보석 동네부동산 대표는 “하루에 한 명 이상은 꼭 들러 상가매물문의를 하는 것 같다”며 “하지만 현재 나온 물건이 없어 돌려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상가 임대료는 대로변기준 권리금 3000~5000만원, 보증금 3000만원 정도다. 월세는 신축건물 200~225만원, 기존건물 130~150만원 선이다.
매매가도 상승했다. 2년 전만 하더라도 평당 3000만원에 불과했던 대로변 인근 건물들의 경우 현재 평당 4000만원에서 최대 5000만원으로 훌쩍 뛰어 오른 상태다. 추가 가격상승 역시 점쳐지는 상황이라 매물은 쏙 들어간 상황이다.
‘걷고 싶은 거리’가 조성된 한성대입구역부터 선잠단지까지의 인도규모가 대폭 증가했다. 왕복 6차선이었던 도로는 2차선으로 줄어들게 됐고 보도는 최대 20m 폭이 늘었다. 이곳을 중심으로 각종 전시관과 노천카페가 개점을 준비 중이다. 건물주들도 분주하다. 거리를 중심으로 속속 신축·리모델링에 나선 건물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임대료 상승이 불 보듯 하다”며 “삼청동·가로수길과 같이 변모할 경우 마찬가지로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하지 않겠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를 방지하고자 성북구는 지난해 7월 일대 건물주·임차인 등과 ‘젠트리피케이션 협약’을 맺은 바 있다.
이 협약은 혜화동·북촌·삼청동 등의 지역처럼 임대료 상승을 감당하지 못하고 임차인들이 다른 곳으로 밀려나는 상황을 막고 지역 상권을 활성화시키는 등 다 같이 상생하기 위해 마련됐다.
서울시의 지원도 이어진다. 5번 출구 앞 분수대자리에 대지면적 850평 규모의 연극공연장 건립을 계획 중인 것이다. 젊은 공연가들에 낮은 대관료를 받고 운영함으로서 대학로에서 쫓겨난 예술인에 공연장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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