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주 
▲ 역사 칼럼니스트(고구리역사저널 편집인) ⓒ스카이데일리
(1) ‘삼국사기’ 9년(400) 봄 2월, 연나라 왕 모용성(盛)이 우리 임금의 예절이 오만하다는 이유로 직접 병사 3만을 거느리고 공격해왔다. 그들은 표기대장군 모용희(熙)를 선봉으로 삼아 신성(新城)과 남소(南蘇)의 두 성을 빼앗고, 700여 리의 땅을 점령해 그들의 백성 5000여 호를 이주시켜 놓고 돌아갔다.
‘고구리사초략’ 10년(400) 경자 2월, 모용성이 3만병을 이끌고 신성으로 쳐들어오고 선봉 모용희가 우회해 남소성으로 쳐들어오니, 태왕께서 정예기병 8000여기로 곡림(鵠林)에서 모용희를 쳐서 대파하고, 붕련과 용신이 신성에서 큰 싸움을 벌이고 추격해 황하변에서 참살하고 빼앗은 것이 무척 많았다. 상은 거듭 장무(章武) 서쪽을 쳐서 700여리의 땅을 넓혔으며, 5000여 호를 옮겨놓고서 돌아왔다.
신성과 남소성을 빼앗고, 장무현(발해군) 서쪽에 있는 700여 리 땅을 점령해 백성 5000여명을 이주시킨 주체를 ‘삼국사기’에서는 연나라 왕 모용성으로 기록한 반면에, ‘고구리사초략’에서는 그 주체가 고구리 호태왕이라는 것이다. 이듬해 후연에서 정변이 일어나 모용성이 피살된 것을 보면 이 전쟁의 승리는 고구리 호태왕임이 확실하다 하겠다. 전쟁에서 승리하고 내치도 잘하는 강력하고 훌륭한 임금을 시해하는 경우는 없기 때문이다.
곡림(鵠林)은 신성(산서남부 곡옥현) 부근에 있는 지명이다. ‘삼국사기’ “봉상왕 2년 8월, 모용외가 침입하니 임금은 신성(新城)으로 가서 적을 피하려고 했다. 임금이 곡림에 이르렀을 때, 모용외가 임금이 도망간 것을 알고 병사를 이끌고 추격해 그들의 손에 거의 잡힐 듯하니 임금이 두려워했다. 그때 신성태수인 북부 소형 고노자가 기병 500여기를 거느리고 임금을 맞이하고, 적군과 만나 분발해 그들을 공격하니 모용외의 군사가 패해 물러났다. 임금은 기뻐 고노자의 작위를 더해 대형으로 삼고, 아울러 곡림을 식읍으로 줬다”는 기록이 있다.
(신성‧남소성‧목저성 위치는 http://www.skyedaily.com/news/news_view.html?ID=30275)
▲ KBS 드라마 광개토태왕에서 후연을 세운 모용수(김동현)와 그의 아들 모용보(임호)와 모용희(조인표) [이미지=필자제공]
(2) ‘삼국사기’ 11년(402), 임금이 병사를 보내 연나라의 숙군성(宿軍城)을 공격했다. 연나라 평주(平州)자사 모용귀(歸)가 성을 버리고 도주했다. 13년(404) 겨울 11월, 군사를 출동시켜 연나라를 공격했다.
‘고구리사초략’ 12년(402) 임인 4월, 붕련･룡신･서구 등을 보내 거란을 정벌하고는 그 임금 오귀를 사로잡고 구려성과 대극성 등을 빼앗았다. 내친김에 연나라 모용귀(歸)를 숙군성에서 쳐서 그 선봉을 참했더니, 단개귀와 모용희가 성을 버리고 서쪽으로 도망쳐 요수(遼隧)를 지켰다. 이로써 요동(遼東)이 모두 평정됐다.
그 해 6월 호태왕이 조부 고국원제의 능을 참배하고는 연(燕)을 정벌했다는 기록이 ‘고구리사초략’에 있고, 14년(404) 갑진 5월에 “룡성(龍城=후연)이 반란했기에 붕련에게 명해 토벌케 했으나 모용희가 죽기로 각오하고 지켜서 빼앗지 못했다”는 기록과 405년에 모용희가 요동으로 쳐들어온 기록을 보면 알 수 있다.
숙군성은 ‘중국백과사전’의 “宿军城，十六国后燕、北燕时辽西重镇。曾为平州治。故城即今辽宁北镇县。(숙군성 5호16국 시대 후연과 북연의 요서 지역에 있는 큰 진으로 평주에서 다스렸다)”는 설명으로 볼 때 대략적으로 산서성 서남부에 위치한 지명으로 보인다. 또한 아래 모용희에 대한 설명에도 유주에 속한 요서군에 있는 지명임을 알 수 있다.
‘중국백과사전’ “慕容熙 将哥哥慕容宝的诸子全部杀害。大规模地兴建肥如城和宿军城，任命仇尼倪为镇东大将军、营州刺史，镇守宿军；上庸公慕容懿为镇西将军、幽州刺史，镇守令支；尚书刘木为镇南大将军、冀州刺史，镇管肥如。”
(번역) 모용희는 형 모용보의 모든 아들을 살해했다. 대규모로 비여성과 숙군성 등 땅을 흥건해 구니예를 진동대장군 영주자사로 임명해 숙군에서 지키게 했다. 상용공 모용의를 진서장군 유지자사로 해서 영지를 지키게 하고, 상서 유술을 진남대장군 기주자사로 해서 비여를 다스리게 했다.
(3) ‘삼국사기’ 14년(405) 봄 정월, 연나라 왕 모용희가 요동을 공격했다. 성이 함락될 즈음에 모용희가 장병들에게 “성에 먼저 오르지 말라. 성이 평정되면 내가 황후와 함께 가마를 타고 들어가리라”라고 명령했다. 이로 인해 성 안에서는 대비를 철저히 할 수 있었기에 그들은 끝내 성을 빼앗지 못하고 물러갔다.
‘고구리사초략’ 15년(405) 을사 정월, 모용희가 자기 처와 함께 장무(章武)성을 침입했다가 대패하고 물러갔다. 모용희는 바탕이 무모하고 사나웠으며, 아리따운 여인에게 빠져서 조카 모용성을 죽이고 스스로 보위에 올라 폭력만을 행사해 무리들이 복종하지 않았다.
문구는 서로 다르나 같은 내용이라고 볼 수 있다. ‘삼국사기’에서는 요동을 공격했다고 했고, ‘고구리사초략’에서는 연나라 모용희가 유주에 속한 발해군의 장무를 침략했다고 기록돼 있다. 요동 역시 유주에 속하는 군이고, 요동은 고구리 땅을 나타내는 대명사이기도 하다.
▲ 요동‧요서와 요택과 형산을 표시한 지도 [이미지=필자제공]
(4) ‘삼국사기’ 15년(406) 겨울 12월, 연나라 왕 모용희가 거란을 공격하기 위해 형북(陘北)에 도착했다. 그러나 거란 병사가 많은 것을 겁내 돌아가려 하다가, 수레의 무거운 군수품을 버리고 가벼운 몸차림을 한 병사들을 데리고 우리나라(고구리)를 공격했다. 그러나 연나라는 3000여 리를 행군해서 왔기 때문에 병사와 말이 피로를 견디지 못하고 얼어 죽는 병사들이 길에 줄을 이었다. 그들은 우리의 목저성(木底城)을 공격하다가 이기지 못하고 돌아갔다.
‘고구리사초략’ 16년(406) 병오 12월, 모용희가 거란을 습격해 형북(陘北)에 이르더니 군사를 몰래 움직여 우회해 들어와 목저성(木底城)을 치다가 크게 패하고 물러갔다.
형북은 형(陘)이라는 지명의 북쪽을 나타내는 말이다. 형이라는 지명은 형산에서 유래됐는데 황제헌원의 도읍지였던 황하남부 하남성 신정시에 있는 산이다. 거란족이 거주하던 지역은 요택으로 황하북부 심수와 황하 사이에 있는 늪지대를 말하는 것이다. 참고로 수양제와 당태종이 고구리를 정벌할 때 영제거라는 수로와 흙다리를 만들어 통과했던 요택이 있는 곳이다.
‘중국백과사전’ 陉山，又称邢山，位于新郑市西南15公里，属伏牛山系嵩山余脉。以山脊为界，北属新郑，南属长葛。海拔高度329.7米，相对高度170米。.山体呈西北东南走向，宽约1.5公里，长约2.5公里。有郑南公路从西端岳口村通过，战略地位十分重要。
(번역) 형산은 역시 형산이라고도 칭하는데, 하남성 신정시 서남 15km에 위치하며, 복우산 계열 숭산의 끝자락에 속한다. 산등성의 북쪽은 신정시에 속하고 남쪽은 장갈시에 속한다. 해발고도 329.7m이고, 상대고도는 170m이다. 산의 모양은 서북에서 동남을 향해 달리는 모양으로 폭은 약 1.5km 길이는 약 2.5km이다. 전략적으로 아주 중요한 위치다.
모용희가 황하 남쪽에 있는 하남성 신정시에 있는 형산의 북부에 도착해 황하북부 하남성 제원시 부근에 있는 요택에 사는 거란족을 공격하다가 경무장한 병사들을 우회시켜 고구리를 공격했다는 말은 고구리가 바로 요택에서 그리 멀지 않다는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는 말이다. ‘삼국사기’의 후연의 경무장한 병사들이 3000리를 행군해왔다는 기록은 앞뒤가 전혀 맞지 않기 때문에 반도사관에 입각해 각색한 역사기록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대하역사소설 ‘우리나라 삼국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