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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려동물인 고양이 인구가 증가하자 덩달아 이와 관련된 이색 직업이 등장했다. 이름도 생소한 ‘고양이 탐정’이다. 아이디 ‘새에덴’으로 활동하고 있는 윤형철 씨는 올해 경력 6년차 고양이 탐정이다. 그는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아주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다닌다. ⓒ스카이데일리
“잃어버렸던 고양이를 찾아줬을 때 주인은 찾아서 울고, 난 그 모습에 감동받아서 웁니다. 항상 이 일을 하면서 이산가족을 찾아준다는 생각으로 합니다. 70대까지는 고양이 찾아주는 일을 계속 할 생각입니다”
최근 반려동물 인구가 증가하자 덩달아 이와 관련된 이색 직업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름도 생소한 ‘고양이 탐정’이 그 주인공이다.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아주는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고양이 탐정’은 전국에 20여명으로 추산되며 이 중 5명내외가 온·오프라인을 통해 활발히 활동중이다.
6년차 베테랑 ‘고양이 탐정’, “잃어버린 고양이 찾아드립니다”
‘새에덴’이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윤형철(63)씨는 올해 경력 6년차 ‘고양이 탐정’이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모임’, ‘고양이라서 다행이야’ 등 고양이 관련 대형 커뮤니티에서 전문성과 인성을 고루 갖춘 탐정으로 정평이 나있다. 기자가 만난 그는 예순을 넘긴 나이라고 보기 힘들정도로 호쾌한 모습이었다.
“10년 전부터 공원이나 들에서 고양이들에게 밥을 주는 캣대디로 활동했습니다. 지금도 고양이를 18마리 키우고 있어 고양이들의 습성을 잘 알고 있어요. 우연히 고양이를 잃어버린 사람을 도와줄 기회가 있었는데, 찾고나니 보람을 느껴 이 일을 시작하게 됐죠”
처음 윤 씨는 고양이에 대한 작은 팁들을 알려준다고 생각해 무보수로 시작했다. 그러다 구조요청건수가 많아지고 무분별한 문의가 빗발치자 보수를 받기로 결정했다. 출장비 16만원을 받고,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을 경우 성공보수 20만원을 추가로 받는다.
“문의 전화가 오면 일단 주인에게 전화상으로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그렇게 해서 찾게 되면 좋지만 못 찾으면 직접 출장을 가죠. 이동시간이 많이 걸리고, 잠복도 해야하는 상황도 있기 때문에 하루 1건이 원칙입니다”
▲ 위 고양이(사진)는 주인이 잃어버린 후 4일 뒤에 연락이 온 경우다. 윤 씨는 전화상으로 해결이 되지 않자 출장을 나갔다. 이후 2시간 만에 이 고양이를 주인 품으로 돌려보냈다. 윤형철 씨는 문의가 오면 주인에게 전화상으로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최대한 알려준다. 전화상담 비용은 무료다. [사진=새에덴 블로그]
문의가 가장 많이 들어오는 시기는 2월 말경부터 10월까지다. 주인들이 고양이를 데리고 외출을 하거나 환기를 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가장 바쁘다고 한다. 윤 씨는 고양이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는 고양이의 습성을 잘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통 주인들이 고양이를 산책시키기 위해 밖으로 나갈 때 자주 잃어버립니다. 고양이 목에 연결된 리드줄은 고양이가 튀어나가면 끊어지기 쉽죠. 요즘 많이 들고 다니는 이동장이나 플라스틱 철조망 역시 허술하긴 마찬가집니다. 고양이가 발톱으로 긁으면 틈이 벌어지는데 그 틈 사이를 비집고 도망가죠”
“고양이는 근본적으로 호기심이 많고 민감한 동물입니다. 밖으로 나가고 싶어하는 습성을 갖고 있지만 막상 나오면 지레 겁을 먹고 튀어 도망가죠. 고양이를 잃어버린 경우 대부분 밖에서 도망간 경우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길렀다고 해도 마찬가집니다”
그는 굳이 탐정에게 의뢰하지 않아도 고양이의 습성만 알면 누구나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고양이는 가출 초기에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은신한다. 야성은 강하고 호기심은 많지만 영역 동물이라서 결국 패닉상태가 돼 멀리 가진 못한다는 것이다.
“고양이들은 대부분 현관을 나가 담을 끼고 뒤쪽 구석에 숨는 경우가 많습니다. 건물사이가 넓거나 구획정리가 반듯한 곳은 고양이가 숨을 곳이 없어 엉뚱한 곳으로 갑니다. 고양이들이 숨을 곳이 많은 슬럼화된 동네가 오히려 찾기 쉽죠”
특히 고양이들은 귀소본능이 있어 제 발로 돌아오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한 의뢰인은 고양이를 잃어버리고 찾을 길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가 이사하기 전에 살던 동네에서 전화가 왔다고 한다. 약 15km나 떨어진 곳이었다.
아홉 달이 지나 찾기도 해… “포기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
▲ 윤형철 씨는 고양이를 잃어버렸을 때 주인이 포기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탐정이란 말이 어색하다는 그는 자신을 도우미 정도로 불러주길 원했다. 나아가 탐정이 없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70대까지 활동을 하고 싶다는 윤 씨는 고양이들을 위한 캣츠 타운을 차리는 것이 목표다. ⓒ스카이데일리
윤 씨는 고양이를 잃어버렸을 때 주인이 포기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양이 탐정을 하면서 잃어버린 고양이를 다시 찾을 확률이 97%에 달한다고 자신하는 그는 자신의 고양이를 찾아달라고 의뢰해놓고 정작 먼저 포기하는 이들을 볼 때 가장 안타깝다는 것이다.
“무보수로 도와줄 때도 제가 한 번 더 가자고해도 포기하는 분들이 더러 있었어요. 가끔씩 그런 사람들을 보면 제 힘까지 빠지죠. 저 역시 아홉 달이 지나서야 고양이를 찾은 적도 있으니 그런 분들에게 포기하지 말라는 얘기를 꼭 해주고 싶습니다”
힘 닿는데까지 고양이 찾아주는 일을 하고싶다는 그는 자신을 탐정이 아닌 도우미로 불러주길 원했다. 나아가 탐정이 없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애초에 고양이를 잃어버리는 일 없이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전화로 도움을 받은 고양이 주인들이 가끔 감사의 표시로 커피나 케잌 등 기프티콘을 보내주기도 합니다. 무언가를 받았다는 것보다 고양이를 찾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 것 같아 뿌듯하죠. 나중에 고양이들을 위한 캣츠 타운을 차리는 것이 최대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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