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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현범 기자(금융부 팀장)
이 가운데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의 연임여부가 증권업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12년 취임한 강 사장은 신한금투에 몸 담으면서 여러모로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다. 증권업계 출신 최초로 신한금투 사장에 오른데 이어 처음으로 3연임에 성공했다. 이번에 또 다시 연임에 성공하면 신한금투 최초 4연임을 달성하게 된다.
이미 강 사장은 안팎으로 연임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상태다. 올해 초 신년사에서 그는 “손익 중심의 경영, 채널 혁신, 역량 강화 등을 통해 ‘자본시장 톱3’로 도약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확실한 비전을 가지고 신한 브랜드에 걸맞는 조직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신한금융지주 차기 회장후보군에 이름을 올렸을 때도 ‘증권맨’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회장 후보직을 고사한 바 있다. 당시 후보직을 고사하면서 그는 “28년동안 증권, 투자자문 등에 근무해 쌓아온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증권맨으로서 자본시장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실상 연임 의지를 표명한 셈이다.
하지만 최근 드러난 일련의 사태를 바라보면 연임이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시선이다. 수익성은 물론 고객 신뢰성 훼손 등 각종 우려의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부분이 지난해 성적이다. 한투증권, NH투자증권과 달리 신한금투는 지난해 3분기 기대 이하의 수익률을 거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한투증권과 NH투자증권의 ROE(자기자본이익률)은 각각 7.1%, 5.7% 수준이다. 반면 신한금투의 경우 4.4%로 임기 만료를 앞둔 CEO 가운데 가장 낮은 4.4%를 기록했다. 하락 폭 역시 전년 동기(10.7%) 대비 6.3%p로 가장 컸다.
실적도 마찬가지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반토막났다. 증권업계가 전반적인 불황을 겪었다는 점을 감안해도 중대형 증권사 가운데 가장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더욱이 최근 신한금투는 불법 자전거래, 사전 자산배분 위반,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전 공매도 한 사실이 금융당국에 적발됐다. 적발된 3건 모두 자본시장법 위반에 해당하는 중대한 사안으로 투자자 신뢰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자전거래는 시장이 아니라 회사 내부의 계좌 사이에서만 거래하는 것을 말한다. 원칙적으로 고객의 자금으로 금융상품을 매입했을 때 약정된 기간이 종료되면 해당 금융상품을 시장에 매각해 그 대금을 투자자에게 환급하거나 실물을 그대로 인도해야하지만 이를 어기고 신한금투가 운용하는 다른 계좌에 매각했다. 기존 고객에게 신규 고객으로부터 받은 돈을 지급하는 식의 ‘돌려막기’ 환급을 한 것이다.
사전 자산배분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도 신한금투가 고객의 믿음을 져버린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운용역 임의로 자산 배분이 이뤄질 경우 특정 계좌에 수익을 몰아주는 등 불공정 거래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특히 블록딜 전 공매도는 자사 고객 뿐 아니라 자본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신한금투는 투자자들에게 블록딜 주문을 받은 종목을 매수하기로 해놓고 계약 체결 전 이들 주식을 차입 공매도하는 방식으로 주가를 끌어내렸다. 주가가 내려간 뒤 저렴한 가격에 이를 다시 인수해 수억원의 시세 차익을 챙겼다는 것이다.
사실상 자사의 이익보전을 위해 자본시장 건전성 훼손은 물론 투자자 피해까지 아랑곳하지 않은 셈이다. 고객의 자금을 맡아서 관리·운용하는 역할을 하는 곳인만큼 고객 신뢰와 투명성이 가장 중요하지만 신한금투는 이를 외면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신한금투의 차기 수장이 갖춰야할 가장 중요한 덕목이 조직관리 능력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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