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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치월드는 가수 리치(사진 가운데)를 대표로 가수 서바울(맨 왼쪽), 신나라(맨 오른쪽) 등이 소속돼 있다. 가수 겸 프로듀서 리치는 소속가수들을 위한 음반제작, 가수 홍보, 스케줄 관리 등을 총괄하고 있다. [사진=박미나기자] ⓒ스카이데일리
“프로듀서로서 가수들의 노래를 알리기 위해 뛰어다니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 제가 가수활동을 했을 때 개인적으로 해보고 싶었던 것들, 제도적으로 미흡했던 환경들을 후배들을 통해 시도하고 또 보완해주고자 합니다”
한 때 연예계에서 떠나 골프선수로 전향한 바 있는 리치(본명 이대용)는 현재 후배양성에 집중하며 프로듀서로서의 길을 걷고 있다. 현재 그는 리치월드 수장이다.
지난 2009년 설립된 이곳에는 서바울, 신나라와 내달 데뷔 예정인 UNFAIR(본명 장현기) 등 3명의 아티스트들이 소속돼있다. 리치는 소속 가수들의 음반작업 참여는 물론 행사스케줄을 잡고, 앨범 홍보를 위해 직접 발로 뛰는 중이다.
리치월드는 여타 기획사들과 다른 노선을 걷고 있어 주목받는다. 소속 가수들과 계약을 맺지 않는 것이다. 리치는 음악에 대한 열정과 서로간의 믿음만을 바탕으로 음반작업에 힘을 The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랑해 이 말밖엔’ 히트…“스타 화려함 속 회의감 들어” 프로듀서 길 선택
리치는 지난 1998년 아이돌그룹 ‘이글파이브’(Eagle Five)로 데뷔했다. 당시 그의 활동명은 ‘대니’였다. 이후 2001년 지금의 이름으로 솔로음반을 낸 그는 ‘사랑해 이 말밖엔’ 등을 통해 대중들에 많은 사랑을 받으며 스타덤에 올랐다.
“데뷔 때 ‘하룻밤 자고 일어났더니 스타가 됐다’는 것을 실감했어요. 하루에 팬레터만 2만 여통을 넘게 받았죠. 솔로 활동 때도 비슷했죠. 노래가 인기를 얻고 예능프로그램 등 출연이 잦아지면서 저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아졌죠”
인기가 정점에 이르렀던 2002년 리치의 하루 스케줄만 7~8개에 달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불과 13살 어린나이에 데뷔해 스타가 됐지만 하루아침 달라지는 ‘스타인생’을 맛보며 회의감을 느꼈다고 했다.
▲ ‘이글파이브’(Eagle Five)의 멤버 ‘대니’로 데뷔한 리치는 2001년 솔로음반 곡 ‘사랑해 이 말밖엔’으로 제2전성기를 맞았다. 해당 곡은 예능프로그램 등을 통해 아직까지도 인기곡으로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는 끊임없이 프로듀싱 공부에 매진한 끝에 후배양성에 도전했고, 현재 리치월드를 이끌며 소속가수의 성장을 위해 힘쓰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그가 음악 공부에 대한 끈을 놓지 않고, 프로듀서로서의 리치를 꿈꾸게 된 계기가 됐다. 또 현재 ‘리치월드’를 탄생시키기 위해 밑그림을 그리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하루아침에 활동하던 아이돌 그룹이 없어졌고, 다시 눈을 떠보니 스타가 돼 있었어요.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며 연예계 활동을 했지만 화려한 스타 일상의 뒤에는 남는 게 없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때 방송 스케줄을 마치고 꾸준히 음악, 프로듀서 공부를 지속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프로듀서 리치는 없었을 겁니다”
리치는 2009년 리치월드를 설립해 프로듀서 길을 걸었다. 다음해 남성 아이돌그룹 ‘에이블’을 데뷔시켰으나 안타깝게도 실패의 쓴맛을 봤다.
“당시 국내 음악 산업 체계에서는 방송국 등 일부 매체의 영향력이 너무나도 컸습니다. 당시 아이돌 앨범의 승부는 2~3주 만에 판가름이 났어요. 저는 당시 프로듀서 활동을 하면서 음악에 대한 회의감을 느꼈고 많은 방황을 했죠”
다시 본격 프로듀서 활동을 재개한 것은 약 8년 동안 알고 지내오던 가수 서바울로부터 피처링 요청을 받으면서다. 음반 작업 요청은 당시 리치 내면에 잠자고 있던 음악열정에 불을 지폈고, 지난해 6월 피처링 작업이 아닌 서바울과 함께 ‘자꾸’라는 음반을 발매하게 된다.
이후 리치는 리치월드의 프로듀서 활동을 본격 재개했다. 서바울의 정규앨범 작업을 진행했고, 여성 피처링을 섭외하던 중 가수 데뷔를 준비해오던 연습생 신나라를 영입했다. 리치는 현재까지 이들 두 사람의 음반작업을 진행 중이다.
가수와 프로듀서를 거쳐 매니지먼트사 수장이 된 리치는 소속 가수들의 앨범 홍보, 지방 공연 스케줄 일정을 위해 전화를 돌리는 등 예전과 다른 삶에 하나씩 부딪히는 중이다. 최근에는 네이버에 직접 찾아가 소속 가수들의 V앱 출연 제안서를 내밀기도 했다.
단순히 가수 리치로만 알고 있었을 네이버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을 법한 행보였다. 만약 그가 과거의 인기와 스타의 향수에 젖어있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기도 했다.
“과거에는 아티스트가 낸 앨범을 단순히 홍보하는 데 그쳤다면 이제는 전달 매체가 다양해지고 홍보 방법도 다양해졌습니다. 요즘 시대는 가수가 음악적으로 ‘멀티’가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프로듀서 리치와 손잡은 서바울·신나라…“진정성 담긴 음악하고 싶어요”
▲ 가수 서바울(왼쪽)은 선배가수이자 소속사 대표 리치를 만나 음악에 대한 열정을 되찾았다고 했다. 그의 정규앨범에는 리치와 함께 부른 ‘자꾸’, 가수 신나라(오른쪽)가 피처링 한 ‘연애 참 가볍다’ 등 부터 어머니를 향한 곡 ‘555’까지 주옥같은 곡들이 담겨 있다. 서울예술대학교 실용음악과를 전공한 가수 신나라는 이번 데뷔곡 ‘마비’로 활동을 시작했다. ‘마비’는 리치월드 소속 가수 UNFAIR(가수 겸 작곡가)가 만든 곡으로 애착이 담겨있는 곡이다. ⓒ스카이데일리
리치는 소속가수들의 음악적 갈증을 풀어주는 일에 있어서만큼은 아낌없는 지원을 다짐하기도 했다. 또 리치월드를 독창적 색을 지닌 소속사로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단기간 내 스타덤에 오르길 바라기보다 차근차근 한 걸음씩 오르고 인내할 것을 후배들에게 주문해요. 노력 없이 스타가 되고 싶다는 것은 허황된 꿈일 뿐이죠. 동시에 설사 계획했던 만큼의 성공을 거두지 못했더라도 다른 창구를 마련해야 해요. 대비를 하는 셈이죠. 제가 봤을 때 음악을 매개로 할 수 있는 것은 많습니다. 후배들이 음악이란 끈을 놓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죠”
지난해 서바울 정규 1집 ‘KEEP’과 신나라 데뷔앨범인 디지털 싱글 ‘마비’(paralysis)를 발매한 리치월드는 남성아이돌 그룹도 계획 중이다. 리치월드를 대표하는 얼굴로 거듭난 서바울과 신나라는 리치를 만난 뒤 개성이 강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그룹 활동과 솔로활동을 이어가며 수차례 싱글앨범을 발표한 바 있던 서바울은 잇따른 실패로 인해 매일아침 “오늘 뭐하지”라는 생각으로 눈을 떴던 무명의 가수였다. 여전히 그를 알아보는 사람보다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이 많지만 정규앨범을 준비하면서 새로운 꿈을 꾸게 됐다고 그는 전했다.
“소속사 식구들과 밤을 지새우며 음악에 대한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서로의 개성을 존중하면서 음악을 탄생시키는 과정이 즐거움 그 자체죠. 진정성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제 음악을 듣는 모든 이에게 다양한 감성을 전달하고 싶습니다”
오랜 연습생 생활 끝에 리치월드에서 데뷔하게 된 신나라는 데뷔를 목전에 둔 상태에서 여러 차례 좌절을 맛본 신인가수였다. 수많은 실패는 자신감을 잃게 했고 급기야 가수의 꿈을 접겠다는 결심을 하기도 했다. 이 때 신나라는 리치를 만나게 됐고 마침내 데뷔까지 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가수가 되고 나면 다 끝일 줄 알았는데 데뷔를 하고 나니 할 것이 너무 많다는 걸 깨달았어요. 이제 시작입니다. 앞으로 어떤 노래를 부르든 저만의 스타일로 나올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또 연기, MC 등 만능엔터테이너의 꿈도 이루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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