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소통’ 행동으로 보여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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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주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2-03 03:32:10

▲ 유은주 기자 (산업부 2팀)

박원순 서울시장이 결국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울 시정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박 시장은 보궐선거를 통해 지난 2011년 취임했다. 이어 2014년 연임에 성공했다. 젊은 층 사이에서 높은 지지를 얻은 것이 원동력이 됐다. 이 같은 이유로 그가 시장 재임 중 펼친 사업들을 두고 “지지를 얻기 위한 치적이 아니냐”는 비판도 받았을 정도였다.

실제 그는 젊은 층들을 위한 다수의 사업을 진행했다. 청년수당, 청년주택, 캠퍼스타운 등이 대표적이다. 근래에는 ‘2030 역세권 청년주택’을 의욕적으로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은 역세권에 민간사업자의 신청을 받아 임대주택을 짓고 용도지역변경을 통한 용적률 향상 등의 혜택을 사업주에게 부여하는 대신 일정비율(10~15%)의 호실을 기부채납받아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청년층의 주거복지가 향상되며 저렴한 금액으로 역세권에 거주할 수 있다는 것이 서울시 측의 입장이다. 하지만 이러한 좋은 취지와는 다르게 청년주택은 아직 공사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온갖 잡음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삼각지역이 대표적이다. 용산구 한강로2가 사업지의 경우 지난해부터 불거진 인근주민들과의 마찰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인근 주민들은 ‘님비’가 아닌 서울시의 ‘불통행정’이 갈등의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인근 아파트단지 주민대표와 생활지원센터장은 “서울시 관계자가 용산파크자이주민들은 조금 떠들다 말 것이니 무시하고 국립서울맹학교는 살벌하게 반대할 분위기니 이들만 상대해서 요구조건을 들어주라 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는 맹학교의 경우 사회적약자라는 점이 부각될 경우 여론의 뭇매를 맞을 수 있어 이들과 밀실합의를 했다는 것이었다. 사실 확인과 항의 등을 위해 박 시장과 대화를 요구했으나 시청 측은 이를 계속 묵살한다는 것이었다. 묵살에 대해 항의하자 “민원에 (높은 직급이)일일이 대응할 수 없으니 ‘전 부서가 과장급에서 차단을 하라’는 서울시 내부의 매뉴얼이 있다”는 말까지 들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과장급에서 자른 것은 맞다”며 “해당 주민들이 시 해명을 믿지 않았기 때문”이라 해명했다. 암묵적인 매뉴얼 존재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없었으나 과장 이하 급에서만 소통했다는 점은 인정한 셈이었다.

물론 쏟아지는 민원들을 공사다망한 시장과 시 고위직 공무원들이 전부 다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시민들을 이해시키지 못한 채 “믿어주지 않는다”며 무조건 과장급 이하에서만 대응한 점은 대놓고 불통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박원순 시장은 재임 중 줄곧 소통을 중요 화두 중 하나로 강조했다. 연장선상에서 2014년 출간 된 ‘경청:박원순의 대한민국 소통프로젝트’를 출간하기도 했다. ‘소통을 위한 경청의 기술’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연적도 있다. 적어도 소통에 있어서만큼은 대외적 행보와 행정 처리간 간극을 보인 셈이다.

글과 말로만 소통을 강조하는 것은 쉽다. 대권을 포기한 채 시정에 전념하겠다는 박 시장이 행동으로 소통을 보일 차례다.

유은주 dwdwdw0720@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