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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대문구나눔빛봉사단은 동대문구청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창단했다. 각기 다른 부서에서 근무하는 단원들은 동대문구 소외 계층을 위하는 마음으로 모였다. 봉사단 측은 ‘자발성’이 이들의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소개했다. 어려운 이들에게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가족과 같이 외로움을 덜고 기쁨을 나눌 수 있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치원 홍보담당관 주무관, 나선군 치수과 주무관, 김광덕 청소행정과 주무관, 김해영 총무과 후생노무과 팀장, 유옥자 문화체육과 주무관
“봉사가 아닙니다. 어르신들과 놀러가는 겁니다”
동대문구 나눔빛봉사단은 지난 2011년 2월 동대문구청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단체다. 관내 소외된 이웃에 가까이 다가가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88명의 직원들이 뜻을 모았다. 현재는 108명의 단원들이 활동 중이다.
봉사단 측은 ‘자발성’이 가장 큰 원동력이라 소개했다. 실질적인 도움을 줄뿐더러 가까이에서 각종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다. 관내 외로운 취약계층의 ‘핫라인’인 셈이다.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가족과 같이 외로움을 덜고 기쁨을 나눌 수 있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봉사단 운영도 상당수가 직원들 회비 등 자발적으로 조성된다. 관내에서 제공되는 카드 포인트도 유용하게 쓰인다. 이 처럼 조성된 운용자금은 생일잔치·도배·도색 등 봉사활동에 충당된다.
더러 큰 행사를 할 때는 기업들의 후원을 받기도 한다. 지난 2013년 쪽방촌 어르신들의 낡고 더러운 이불을 새로 교체하기 위해 이블·요 브랜드 이브자리의 후원을 받은 것이 대표적이다.
“복지시설 방문보다 ‘가가호호’ 방문해 소소한 기쁨 추구”…의·식·주 지원보다 ‘말벗’
매년 초 나눔빛봉사단은 한 해의 구체적 활동을 계획한다. 어떤 가정에 찾아갈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구체적인 활동을 미리 계획하는 것이다. 구청 총무과에서 근무하는 정임해 단장은 직접적으로 기쁨을 선사하는 것이 봉사단 취지라 강조했다.
“일부 보호시설의 경우 봉사를 위해 대기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해요. 도움의 손길이 많은 것이 아니라 일부에 국한돼 집중된 셈이죠. 저희는 관내 소외계층과 틈새가정을 발굴하고 지원하는데 힘 쏟고 있습니다. 작지만 많은 분들을 도와드리는 것이 저희 취지죠”
봉사단은 어르신들 집을 방문해 이불을 털고 그릇을 닦는 등 밀린 집안일을 주로 한다. 위생소독, 도배, 빨래, 청소 등도 이들 몫이다. 봉사를 하고 대화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된 애로사항은 즉각 관련부처에 전달해 조치를 취한다. 또, 명절·새해·혹서기·혹한기와 같은 시즌에는 수시로 위문품을 전달한다.
▲ 어르신들을 방문할 때 특별한 이벤트를 마련해 즐거움을 더한다. 현재 단원들은 홀몸어르신들 생일잔치, 말벗, 장애인분들 목욕시키기, 우쿨렐레 기타 공연, 트로트 노래 부르기 등의 활동을 진행 중이다. [사진=동대문구청]
방문 시 특별한 이벤트를 마련해 즐거움을 더하기도 한다. 현재 단원들은 홀몸어르신들 생일잔치, 말벗, 장애인분들 목욕시키기, 우쿨렐레 기타 공연, 트로트 노래 부르기 등의 활동을 진행 중이다. 총무과 김해영 팀장은 어르신들이 작은 이벤트에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고 전했다.
“작은 일 같지만 1년에 한 번 있는 생일 챙겨드리면 고맙다며 눈물을 흘리세요. 오지 않는 자식들이 생각나다보니 외로움의 눈물이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생일잔치 만큼은 매년 해드릴 생각이에요”
치수과 나선군 주무관은 우리사랑노인센터에 방문했을 때가 인상 깊었다고 소개했다. 함께 외출해 말벗만 해드렸을 뿐인데 크나 큰 행복을 느끼신 것 같아 보람이 깊었기 때문이다.
“우리 같은 일반인들이 걸으면 5분 10분밖에 안 걸리는 짧은 산책로였어요. 매일 누워만 계셔서 계절이 어떻게 바뀌는지도 잘 몰랐던 어르신들이 볕을 쬐고 꽃을 보니 너무 좋으셨던 거죠. 계절이 바뀔 때 또 오겠느냐고 물으시는데 건강하시면 또 올 것이라고 말하고 나서 혼자 참 뭉클했어요”
단원들은 나 주무관의 사례가 봉사단의 존재 이유라 설명했다. 의식주를 해결하는 것보다 같이 활동하고 대화하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이다. 또 그렇기 때문에 가가호호 방문을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어렵게 살아가는 어르신들은 항상 외로움을 느끼시죠. 장난도 치고 대화도 하며 쓸쓸함을 덜어드리는 것이 동대문구 나눔빛봉사단이 추구하는 가치관입니다”
단원 간 끈끈함, 활동의 ‘원동력’…어르신과 실랑이도 마냥 즐거운 사람들
나 주무관은 본래 구청 우쿨렐레 동아리 회장을 맡고 있었다. 봉사단의 기타공연 제안을 수락했고 이후 나 주무관도 봉사단 일원이 됐다. 그 덕에 모든 봉사활동 현장에서는 우쿨렐레 선율을 들을 수 있다.
“데이케이센터에서 했던 산타잔치가 봉사단과의 첫 동행이었어요. 맞벌이 부부의 아이들, 결손가정의 아이들과 함께 노래를 했죠. 그리고 또 청소하며 대화를 나눌 수 있었죠. 그 한 번의 경험이 저를 봉사단으로 이끌게 됐죠”
축구동호회 활동을 즐겼던 청소행정과 김광덕 주무관은 봉사단 활동에 자극을 받아 가입한 케이스다. 우리도 봉사를 해보자며 축구 동호회 일부 회원들과 함께 봉사단에 가입한 것이다. 최근에는 부서 내 후배들한테까지 권유한다.
“봉사활동을 습관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모이다보니 아무래도 재밌죠. 봉사에도 중독성이 있어요. 같이 하면 보람도 두 배죠. 훗날 제가 나이 들어서도 위문품을 받기보다 주는 사람이 되야 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더군요”
▲단원들은 다음에 만나게 될 소외주민을 위해 어떤 이벤트를 해야 할 지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낸다. 인터뷰 당일도 미용실 쿠폰, 마사지, 질병대책 등 다양한 아이템 고민에 집중하고 있었다. 큰 계획보다는 소소하게, 거창한 것 보다 순수하게 주민들과 소통하며 봉사를 이어가고 싶다는 것이 단원들의 바람이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유옥자 문화체육과 주무관, 정임해 총무과 주무관, 나선군 치수과 주무관, 김광덕 청소행정과 주무관, 김해영 총무과 후생노무과 팀장, 김치원 홍보담당관 주무관
인터뷰 중에도 이곳 단원들은 다음에 만나게 될 소외주민을 위해 어떤 이벤트를 해야 할 지 고민하는 분위기였다. 벌써부터 미용실 쿠폰, 마사지, 질병대책 등 다양한 아이템 고민에 집중하고 있었다. 인터뷰 말미 문화체육과 유옥자 주무관은 봉사단의 지향점에 대해 설명했다.
“큰 계획보다는 소소하게, 거창한 것보다는 순수하게 봉사를 이어가고 싶어요. 주민들 문을 직접 두드리는 일 그것이 우리 봉사단이 지향해야 할 길입니다”
한편, 이곳 봉사단의 올해 목표는 저변확대다. 동대문구가 14개동이나 되다보니 모든 곳에 나설 수 없는 현실적 여건을 감안해 진행한다는 것이다. 단원들은 “기회가 생길 때 더 열심히 하겠다”며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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