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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우 칼럼니스트
나그네 하면 여기저기 여행을 하는 사람이 떠오른다. 나그네려(旅)를 보면 여행, 여관, 여정등 다양하게 여행과 관련된 단어들에 사용된다.
주역에서도 이런 상황을 설명 해주는 괘가 있다. 화산려(火山旅)다. 괘상을 보면 밑에 산이 있고 그 위로 불이 떠돌아다니는, 다시 말해 이 곳 저 곳 불똥이 날아다니며 산불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이다. 사람들은 불을 피해서 떠나야 한다.
기업에서는 불은 고객이나 제품으로 해석되고 산은 프로세스로 설명된다. 새로운 IT 운영 프로세스를 운영하고 있으나 사용자들의 반응은 마치 불덩어리가 여기 저기 산불을 일으키듯이 불안한 상황이다.
어렵게 요구사항을 반영해 시스템을 개선해줬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시스템들의 활용이 저조해지기 시작한다. 일하는 방법이 바뀌었기 때문에 더 이상 필요없는 경우가 있고, 담당자가 변경돼 필요로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없어도 되는 프로그램을 특정인들의 편의를 위해 개발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그나마 거버넌스를 적용하고 프로그램 변경 이력관리를 하게 되면 이런 불합리한 현상을 줄일 수 있다. 왜냐하면 일단 관리를 하게 되면 관심을 가지고 점검하기 때문이다. 관리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없어도 되는 시스템이라고 하면 IT 측면에서는 필요성에 대한 심층분석을 해야 한다. IT의 효과를 설명할 때 IT 부서의 얘기보다는 실 사용자들이 IT를 통한 업무의 개선이나 효율 향상을 얘기해야 설득력이 있다. 그래서 IT의 기여도에 대해 사용자가 인정해 주게 되면 IT는 이를 자부문의 효과라고 주장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없애도 되는 시스템이라 함은 기여도가 없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왜 이런 시스템을 개발했고 운영하고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비용이 소요됐고 현재도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없어도 되면 한시라도 빨리 서둘러서 없애야 한다.
이런 불덩이들을 빨리 찾아내 불을 꺼야 산불을 잡을 수 있다. 소방수들을 동원해 산불진화작업에 나서야 한다. IT인력들을 동원해 시스템기여도, 시스템 활용률을 점검하고 이를 사용자들에게 피드백 해 불을 끌 수 있는 것은 빨리 꺼야 한다.
시스템 활용 수준 오픈
일반적으로 시스템활용률이라고 하면 만들어 놓은 시스템을 얼마나 자주 사용하는가를 말한다. 좀 더 자세히 분석하고자 하면 누가, 언제, 몇 번 시스템을 사용했는지 그리고 각 화면들마다 접속했던 이력들을 확인하고 사용빈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매일 사용하는 시스템은 문제가 없다. 그러나 한 달에 한 번도 사용을 하지 않거나 심지어는 몇 달이 지나도 사용하지 않는 화면들이 존재한다. 몇 달 동안 한 번도 사용을 안 했다면 상식적으로 봐도 없어도 되는 화면이나 시스템이다. 의외로 조사를 해보면 이러한 화면들이 많이 나오게 된다.
문제는 활용률을 관리하느냐 안하느냐다. 매번 점검을 하고 사용실적을 사용자들에게 피드백하고 미사용 시스템, 화면들을 제거하면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
IT 기여율 공감대형성
다음으로 필요한 것이 IT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많은 경영자들이 묻는 단순한 질문이 있다. ‘IT가 기업 경영에 왜 필요한가’다. 쉬운 질문이지만 대답은 꽤나 어렵다. IT 무형의 지식과 자산을 활용해 무형의 효과를 만들어내는데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보의 검색이 빨라지면 당연히 의사결정시간이 줄어든다. 그런데 이 시간이 줄어든 효과가 무엇이냐고 묻는 것이다. 돈으로 표현이 어렵기 때문에 보여주기 힘든 것이다.
그러다 보니 IT를 하나의 기업인프라로 보고 관리해야 한다고 에둘러서 말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업무에 도움을 주고있음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비용 삭감, 인력 축소와 같은 후유증을 감내해야할 것이다.
효과를 보여주는 차선책은 사용자들이 실제로 IT를 활용해서 효과를 보고 있음을 증명 해주는 것이다. 불량분석시스템을 통해 불량의 원인을 찾아내고 이를 해결해 실제로 불량을 줄였다면 불량감소에 기여했다고 인정받을 수 있다.
분석시스템이 없어진다면 업무가 마비되기 때문에 시스템의 필요성을 강조 할 수 있는 것이고 투자효과를 산출할 때도 상기와 같은 효과를 포함해 투자대비효과를 분석할 수 있다. 모든 시스템들에 대해 사용자들로부터 기여도를 조사하고 기여도가 낮거나 없는 시스템들에 대해 없애거나 인프라에 해당하는지 후속조치를 취해야 한다.
시스템 오너주도로 통폐합결정
시스템 활용률, IT 기여율, IT 자산 효율화 및 컴플라이언스 준수 등의 필요성에 대해 사용자들도 공감을 했고 이해가 됐다면 이제부터는 사용자들이 중심이 돼 각 부문의 IT 자원을 줄이는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자신의 업무를 위해 필요한지 여부는 자신들이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활용률 분석과 기여도파악을 통해 폐기대상시스템, 화면 등이 정해지면 해당시스템의 오너가 폐기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막연히 IT 조직이 자체적으로 판단해 폐기할 경우 사용자들은 만에 하나라도 필요할지 모른다는 논리로 무조건 모든 시스템을 가져가려하기 때문에 논란의 소지가 커질 수도 있다.
충분한 데이터와 사실을 정리했으니 시스템 오너가 직접 결정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때로는 통폐합을 하는 대신에 추가로 적은 규모의 보완 시스템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투자대비효과분석을 통해 타당할 경우에는 기존 시스템을 없애고 신규시스템을 만들어 주면 된다.
자신들이 폐기여부를 결정했으므로 논란의 여지가 없어진다. 이렇게 해서 불용시스템, 미활용 시스템들을 제거하면 당연히 유지보수비용이 줄어들게 된다.
비용절감 모니터링, Feedback
활용률분석과 기여도파악을 지속관리해 나가야 한다. 특히 활용률의 경우는 초기에는 매월실적을 사용자들에게 피드백하고 공유할 필요가 있다.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측면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시스템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단순시스템 접속만 해 횟수를 늘리는 사례들도 있지만 어쨌거나 관리를 한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므로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활용률 분석 결과 시스템을 폐기하게 되면 유지보수 인력의 작업량이 줄어들게 되므로 비용이 줄어든다. 하지만 이를 이 방법을 매번 수시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미 투입된 계약인력을 중도에 재계약해야 하는 행정상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발생 시마다 누적해 기록 후 연간단위로 계약을 갱신할 때 이를 반영하는 것이 상호 간에 합리적이다. 그래야 차년도 예상 작업량과 인력을 산정하고 미리 준비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 방법을 통해 비용을 절감 할 경우 실제 작업량을 줄이고 인력을 줄이라 하는 것이므로 외주벤더도 수긍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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