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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선유 선수는 최근 SNS 상에서 ‘미녀 파이터’로 주목받고 있다. 작년 12월 데뷔 이후 아직 승리가 없는 신인인 천 선수는 오는 1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일본의 요시코 히라노 선수와의 로드 FC 데뷔전을 앞두고 있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사람들에게 SNS 속 외모가 아니라 실력으로 평가 받고 싶어요. 요시코 선수와 정정당당하게 싸워 이기고 최강의 여성 파이터라 불리는 ‘론다 로우지’ 같은 선수가 되는 것이 저의 최종 목표입니다”
면목동에 소재한 한 종합격투기 체육관에서 만난 천선유(28) 선수는 신인답지 않게 자신감 넘치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최강의 여성 파이터인 론다 로우지 선수가 목표라며 당차게 밝힌 그는 지난해 12월 홍콩에서 열린 IMPI 대회에서 처음 데뷔한 떠오르는 차세대 ‘미녀 파이터’다.
천 선수는 오는 1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릴 예정인 ‘XIAOMI ROAD FC 036’에서 일본의 프로레슬러 출신 요시코 선수와의 대결을 앞두고 있다.
요시코는 지난 2015년 2월 일본 프로레슬링 단체 ‘스타덤’ 경기 도중 상대의 얼굴을 맨주먹으로 폭행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이 일로 챔피언 벨트를 박탈당하고 무기한 출장정지 처분을 받았던 요시코가 프로레슬링 은퇴 선언 이후 올해 로드 FC에 데뷔하게 되면서 천 선수의 상대선수로 지목된 것이다.
꽃꽂이 하던 평범한 20대 소녀…늦었다는 편견 이기고 프로 ‘데뷔’
활발한 성격으로 어릴 때부터 다양한 활동을 즐겨 했다는 천 선수는 대학생 때 요리 관련 공부를 하며 꽃꽂이를 취미 삼아 하는 지극히 평범한 20대 소녀였다고 얘기했다.
“운동을 하기 전에는 남들처럼 평범하게 대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했어요. 대학생 시절에는 요리 관련 공부를 하며 꽃꽂이를 취미생활로 했죠. 처음에는 체육관에 다니던 남동생의 권유로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종합격투기를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운동에 재미를 느끼고 좀 더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프로 선수의 꿈을 키우게 됐습니다”
▲ 남동생의 권유로 운동을 시작한 천선유 선수는 프로로 전향할 때 주변에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고충을 털어놨다. 하지만 체육관 관장님과 가족들의 응원으로 포기하지 않고 도전한 끝에 프로 데뷔의 꿈을 이룰 수 있었다. ⓒ스카이데일리
동생의 권유로 체육관을 다니기 시작했던 그는 새로운 꿈을 갖게 됐다. 20대 초반 다이어트를 위해 배우던 종합격투기의 매력에 빠져 프로 선수 데뷔라는 꿈을 갖게 된 것이다. 당시 그녀의 나이는 25세. 여자가 무슨 종합격투기냐며 프로 선수가 되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다는 편견에도 불구하고 그는 ‘파이터’의 꿈을 놓지 않았다.
“처음 운동선수를 하겠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그냥 시집이나 가라며 반대하시는 분들도 많았어요. 하지만 학창시절 때부터 운동을 좋아해왔고 무엇보다 부모님께서 적극적으로 밀어주신 덕분에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운동에 매진할 수 있었습니다”
천 선수는 스스로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면 기회는 반드시 찾아온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천 선수는 프로 선수가 되겠다는 열정 하나로 평범한 일상을 포기한 채 강도 높은 훈련을 계속해왔다.
힘든 시기를 견뎌낸 그는 운동을 시작한지 3년 만에 프로 선수로 데뷔할 수 있었다. 당시 다른 여성 선수들에 비해 비교적 늦은 나이인 27살이었지만 홍콩에서 열린 IMPI 대회에 프로 선수 자격으로 참가해 결국 파이터의 꿈을 이룬 것이다.
“제가 다른 여성 선수들에 비해 나이가 많지만 신체조건은 뛰어나다고 생각해요. 관장님께서는 제가 남자 못지않게 힘도 세다고 하셨어요. 이러한 자신감과 뒤에서 묵묵히 응원해준 가족들 덕분에 제가 지금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안면 함몰러’ 악명의 요시코 선수와 무제한급 대결 앞두고 파이팅
천 선수는 이번에 개최되는 로드FC가 한국에서 치르는 첫 시합인 신인이다. 맞붙게 될 상대는 프로레슬링 출신인 요시코 선수다. ‘안면 함몰러’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정도로 악명이 높다. 때문에 천 선수는 처음 매치업이 성사됐을 때 약간의 부담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요시코 선수를 보면 스스로 운동선수라는 자부심이 있는 것 같아요. 요시코가 이전에 치렀던 프로레슬링 경기들을 찾아보고 나서 기본기가 탄탄하고 저돌적인 성향의 선수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시합을 앞두고 약간 부담스럽기도 했어요”
이에 천 선수는 ‘1일 1요시코’(하루에 한번씩 상대방 선수 사진보기)를 통해 부담감을 떨쳐내며 묵묵히 시합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의 발언과 달리 상대 선수에 대한 부담감은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 천선유 선수는 시합을 앞둔 신인 선수답지 않게 당찬 모습을 보였다. 이번 시합에서 요시코 선수와 정정당당하게 싸워 이기고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보였다. [사진=로드 FC] ⓒ스카이데일리
이번 경기는 무제한급으로 치러진다. 천 선수 입장에서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천 선수는 원래 ‘57kg 플라잉급’ 체급의 선수다. 반면 맞붙게 될 요시코 선수는 천 선수보다 높은 체급으로 평가받고 있다.
“요시코 선수와는 체중 차이도 있고 인상이 좋지 않아 처음에는 조금 주춤했어요. 하지만 하루에 한 번씩 상대 선수의 사진을 찾아보며 ‘1일 1요시코’를 하다 보니 이제는 상대 선수가 익숙해진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시합을 앞두고 부상에 대해 걱정을 해주시는데 걱정 안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맞고만 있는 성격은 아니니까요”
천 선수의 이 같은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다. 천 선수가 최상의 컨디션으로 시합에 임할 수 있게 뒤에서 묵묵히 조력자 역할을 해주는 체육관 관장님과 부모님이 있기 때문이다.
“시합 준비 과정에서 대부분의 선수들이 계체량(計體量, 경기출전 선수가 신청해 놓은 계급의 중량인지 아닌지를 계량하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데 저는 무제한급 경기라 체중 감량에 대한 스트레스가 전혀 없어요. 잘 먹고 잘 자고 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집에 가면 부모님이 발마사지도 해주시고 피로 회복에 좋은 차도 끓여주시죠. 다방면으로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약육강식의 파이터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열심히 준비해 왔다는 천 선수는 인터뷰 내내 결의에 찬 표정을 내비쳤다. 이번 시합에서 꼭 승리하겠다는 전의를 불태우기도 했다.
“요시코 선수와 정정당당하게 싸워 꼭 이기고 싶습니다. 아직 저를 모르시는 분들이 더 많은데 이번 시합에서 꼭 승리해 많은 분들에게 ‘천선유’라는 이름을 알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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