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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은 기자 (산업부 1팀)
전라북도 군산시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시내 거리에는 군산조선소 폐쇄를 반대하는 현수막들이 걸려있고 시민들은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집 앞에서 릴레이 시위를 하고 있다.
지난 2006년 문동신 시장은 취임 직후 군산 시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적이 있다. 군산을 떠나는 이유에 대한 설문조사였다. 약 절반인 49%의 응답자들이 ‘일자리가 없어서’란 이유를 들었다.
문 시장은 군산조선소 유치를 위해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를 60여 차례 찾은 것으로 전해진다. 일자리가 없어 군산시를 떠나는 시민을 붙잡고 도시 발전을 위한 최선의 대책이었다.
각고의 노력 끝에 2008년 첫 삽을 뜬 군산조선소는 2010년 3월 준공했다. 군산조선소의 경제적 효과는 놀라웠다. 2012년부터 매년 십수척의 선박을 건조해 1조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군산 시민에게는 호시절이었다. 군산 경제는 봄날을 맞았다.
그러나 조선업계 불황이 장기화 국면을 맞이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지난해 11월 현대중공업은 “경영효율화를 위해 군산 도크 폐쇄 등을 검토 중이다”고 밝힌 바 있다. 도입기 이후 아직 성장기와 수확기도 경험하지 못한 군산시에 겨울이 불어 닥친 셈이었다.
수주절벽은 근로자 수를 감소시켰다. 지난해 4월 5250명이던 조선소 관련 근로자는 지난해 12월 3899명으로 줄었다. 협력업체 수도 같은 기간 86개에서 66개로 감소했다. 지난달에는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이 군산조선소 가동중단을 공식선언했다. 수주문제만 해결된다면 가동을 유지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둔 잠정 중단이었다.
조선소에는 시설 관리유지를 위한 최소 인원만 남을 예정이다. 전라북도와 군산시는 지역발전과 대기업의 사회적책임을 운운하며 가동유지를 위해 애쓰고 있지만 민간 기업에 무작정 손해 보라고 강요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 애만 태우는 중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전북지역본부에 모인 군산조선소 협력업체들도 연신 “심각한 문제다”는 말만 내뱉을 뿐이었다. 이날 함께 자리한 민주당 예비대선후보 이재명 성남시장도 “최소한의 인력이 아닌 일정 수준의 가동을 유지해야 나중에 재가동할 때 회복이 빠를 것이다”고 언급하는 등 대책이 아닌 요청에 가까운 말만 남겼다.
진퇴양난의 코너에 몰린 군산시는 7일 유력 일간지 신문 1면 하단광고를 통해 호소문을 싣기도 했다. 500만 출향민과 200만 전북도민의 호소였다. 2~3년 후에나 해결될 것이라는 수주가뭄을 버틸 수 없다는 것이 지역민들의 의사였다.
당국의 관심이 필요한 때다. 차기 대통령직에 도전하는 대권후보들의 관심도 더해져야 한다.
조선업 전문가들은 숙련공들이 군산을 떠난 상태서는 수주가뭄이 해소돼 조선소 가동이 재개된다 하더라도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인력 수급 문제로 즉각적인 수주영업을 진행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자연히 군산조선소의 경쟁은 뒤쳐진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현재 군산시의 조선업종 근로자는 군신 전체 산업 근로자 2만6000여명 중 24%인 6300여명이다. 이 근로자들의 가계에서 지출되는 소비액만 연간 600억원 규모다. 이들의 소비지출을 고려하면 조선소 가동중단으로 인한 군산의 경제적 여파는 더욱 크게 번질 수 있다.
군산조선소 가동 재개는 단순히 조선소를 살리는 것이 아니다. 군산의 국민을 살리는 것이다. 군산조선소 가동 유지를 위해 현 정권과 차기 정부의 고민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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