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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경영 금융업<37>]-한화투자증권

2000억 증자 유도후 또 적자 ‘투자자 기만’ 논란

ELS 손실없다 공언 ‘없었던 일’ 분개…자본잠식에 실적부진 올빼미 공시까지

하보연기자(beha@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2-20 14: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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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투자증권을 이끌고 있는 여승주 대표이사의 경영행보를 두고 잡음이 일고 있다. 여 대표는 지난해 상반기 주가연계증권(ELS)의 부실을 해결했다고 발표해 유상증자에 대한 일반 투자자들의 높은 참여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4분기 대규모 ELS 손실이 발생했고 이를 올빼미 공시해 눈총을 받고 있다. 사진은 한화투자증권 본사 ⓒ스카이데일리
 
최근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투자증권을 이끌고 있는 여승주 대표이사의 경영 행보를 두고 잡음이 일고 있다. 여 대표는 지난해 상반기 유상증자 전 한화투자증권에 실적 악화를 가져왔던 주가연계증권(ELS)의 부실을 해결했다고 발표해 일반 투자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경영공시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4분기 ELS 운용 부실로 인한 손실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나 투자자들로부터 비판의 화살을 맞고 있다. 여 대표의 발언을 믿고 투자한 투자자들 사이에서 “투자자를 기만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한 자사 실적이 악화된 지난해 4분기 경영공시 결과를 장 마감 이후 공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올빼미 공시’를 통해 의도적으로 주가하락 방지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여 대표 “더이상 ELS 손실 없다” 공언 불구 4분기 악화…“투자자 기만이다”
 
여 대표는 지난해 2월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직으로 취임했다. 그는 대표적인 ‘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서금회)’ 출신이다. 여 대표는 지난 1985년 경인에너지 입사를 시작으로 한화그룹 구조조정본부 상무보, 대한생명보험 전략기획실 전무,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비금융권 출신으로 한화투자증권 수장 자리까지 올랐다.
 
여 대표는 취임 이후 5개월만에 처음으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당시 그는 “그동안 한화투자증권에 손실을 가져왔던 ELS 운용 부실을 모두 털어냈다”며 “더 이상의 ELS 손실은 없다”고 밝혔다. ELS는 개별 종목별 주식의 가격이나 주가지수에 연계돼 투자수익이 결정되는 금융상품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2015년 상반기 ELS 발행 잔액을 1조9000억원 규모까지 늘렸는데, 같은 해 하반기부터 홍콩(H) 지수가 폭락해 대규모 ELS 운용 손실이 발생했다. 이에 지난해 상반기까지 대규모 적자가 발생했지만 여 대표는 더 이상 ELS 손실은 없다고 공언한 것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여 대표의 발언 이후 한 달만에 자기자본 확충을 위해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했다. 유상증자는 자본금을 늘리기 위해 새로 주식을 발행하는 것을 말하는데, 일반공모 방식은 주주뿐 아니라 일반투자자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을 말한다. 당시 진행된 유상증자 청약 경쟁률이 137.4:1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며 청약률 100%로 마감됐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여 대표가 ELS 부실을 모두 털어내 더 이상 손실은 없다는 발언이 유상증자 성공을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이 실적 악화를 겪고 있었음에도 여 대표의 발언이 투자자들의 기대를 높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실제로 지난해 2분기까지 적자를 기록했던 한화투자증권은 3분기 흑자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각각 1001억원, 738억원 등을 기록했던 한화투자증권은 3분기 영업이익 61억원, 당기순이익 45억원 등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하지만 지난 3일 공시된 4분기(누적) 실적에서는 다시 적자의 늪은 벗어나지 못했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5788억원으로 전년(1조8338억원) 대비 13.9% 감소했다. 반면 영업손실은 1929억원을 기록해 전년(166억원) 대비 1060.4% 증가했고 당기순손실은 1615억을 기록해 전년(123억원) 대비 1211.6% 급증했다.
 
계속된 적자로 인해 현재 한화투자증권은 자본 일부가 잠식된 상태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를 “해외시장 불확실성 등에 의한 ELS헤지운용 손실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ELS 부실을 털어냈다는 여 대표의 발언에 앞다퉈 투자했던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여 대표가 ELS 손실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해 투자했는데 결과는 여전히 ELS로 인한 대규모 적자상태다”라며 “실적이 계속 악화되는 상황 중에 투자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모두를 속인 것 아니냐. 투자자들을 기만한 것이다”는 비판어린 목소리 높게 일고 있다.
 
심지어 한화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전 분기 대비 나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수익성 창출 능력이 업계 평균을 하회하는 수준이라 우려를 사고 있다. 증권사의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ROE는 자기자본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의 비중을 말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증권사의 ROE는 평균 4.8%(잠정)를 기록했다. 하지만 한화투자증권의 지난해 4분기 ROE는 -12.8%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2분기 -39.7%, 3분기 -22.6% 대비 소폭 나아진 것이지만 여전히 마이너스 수준이다.
 
이에 대해 금융업계 안팎에서는 “여 대표가 취임한 이후에도 한화투자증권은 계속된 실적 악화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비금융권 인사가 수장 자리에 오른 것부터 한화투자증권이 실적 개선을 포기한 것 아니냐”고 꼬집는 말까지 나왔다.
 
자사 주가 하락 방지 위한 ‘올빼미’ 공시…투자자들 “소액주주 소모품인가” 비판
 
또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3일 자사 4분기(누적) 실적 결과를 이른바 ‘올빼미’ 공시해 투자자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여 대표의 발언과 달리 자사 실적이 악화되자 투자자 및 여론의 관심을 비껴가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 여승주(사진) 대표는 ELS 부실을 털어냈다며 투자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냈지만 실제로는 지난해 4분기(누적) ELS 운용 부실로 실적이 악화된 것이 드러나 비판을 받고 있다.

기존 주식시장(정규장) 거래시간은 평일 기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다. 장 마감 후에는 오후 3시 10분부터 6시까지 시간외시장 매매거래가 가능하다. 금감원에서는 투자자들에게 중요하게 작용되는 기업정보를 정규장 거래시간 내에 공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일부 기업의 경우 재무상황·영업실적·사업내용 등 기업의 중요하고 민감한 내용, 특히 악재성 정보를 ‘올빼미’ 공시하는 경우가 있다. 이 같은 공시는 장 마감 후나 주말 또는 연휴 직전 등 투자자의 관심도가 낮아지는 시간을 이용해 기업의 주요 정보를 공시하는 것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도 지난 3일 금요일 장 마감 후 오후 4시 46분에 지난해 4분기(누적) 잠정실적을 공시했다. 상장기업의 경우 부득이한 이유가 없는 한 이사회 결의사항, 기업의 경영실적, 최대주주 대규모 지분 매도건, 소송 결과 등과 관련된 중요한 공시는 해당일 장 마감까지 공시해야 한다.
 
하지만 한화투자증권은 장 마감 후 오후 늦게 공시를 올렸고 공시내용이 ‘실적 부진’으로 밝혀지자 투자자들의 빈축을 샀다. 이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한화투자증권이 의도적인 ‘올빼미 공시’를 했다는 지적이 제기돼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소액주주라고 밝힌 이상현(가명)씨는 “4분기 적자 폭이 큰데도 장 끝나고 올빼미 공시라니 눈가리고 아웅이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우려했던 상황이 현실이 됐다. 3분기 흑자전환으로 바람 잡더니 결국 4분기 적자전환이라니. 우리 소액주주들 이익은 누가 지켜주나”라고 말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ELS 손실이 없을 거라고 자신하더니 결국 주주들이 투자한 돈으로 운영하고 적자냈으면서 왜 공시는 올빼미 공시를 하는 건가”라며 “사실상 대놓고 소액주주들을 기만했다. 소액주주들은 이용하고 버리는 소모품인가”라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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