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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테크노밸리 조성사업은 지난 2005년 시작됐다. 2014년 말 사업인가가 났으며 2006년 첫 삽을 떴다. 입주가 시작된 것은 지난 2012년부터다. 2015년 말 기준 총 1121개의 기업들이 이곳에 입주한 상태다. IT(정보통신), BT(생명공학), CT(문화기술), NT(나노기술) 등을 전담하는 업체들이 주로 입주했다. 총 면적 66만㎡의 부지 위에 입주한 각 업체들은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평가받는 업체들이다. 판교테크노밸리의 최대 이점은 입지라는 평이다. 서울 근교 수도권 중에서도 경부고속도로 인근에 자리했으며 신분당선 등 신설됐거나 신설예정인 각종 광역교통시설의 이용을 극대화 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여기에 당국은 기업들의 입주 유치를 위해 각종 혜택을 제공했다. 한국판 실리콘밸리의 탄생이 기대되기도 했다. 하지만 실상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실리콘밸리가 미국 내 창업1번지로 각광받은 곳인데 반해 판교테크노밸리는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위주의 입주가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 스카이데일리가 판교테크노밸리의 명과 암을 금주 이슈포커스로 선정하고 이를 현장 조명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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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교테크노밸리는 지난 2003년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에 의해 착공 계획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그는 IT산업 육성 정책의 일환으로 IT밸리를 구축할 지역을 물색하다가 강남과 바로 연결될 수 있는 신분당선 설립계획이 잡혀있던 성남시를 최종 선정했다. 2005년 계획 수립이 이뤄진 판교테크노밸리 조성사업은 2006년부터 착공돼 2015년 완공됐다. 사진은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에 위치한 판교테크노밸리 전경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지난 2012년 기준 634개에 불과했던 입주기업 수는 지난 2015년 말 1121개로 두 배 가까이 성장했으며 이곳에서 일하는 임직원 수도 같은 기간 3만801명에서 7만2820명으로 배 이상 뛰어 올랐기 때문이다.
젊은 도시의 열정과 혹한의 퇴근길 족구…구두·양복 대신 운동화·패딩이 대세
전체 입주기업 중 IT업종이 76.9%를 차지하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IT도시로 거듭난 이곳은 입주기업 특성 상 젊은 직원들 비율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젊고 역동적인 IT도시란 이미지 역시 이 때문에 생겨났다.
이미지뿐 아니라 실제적으로도 판교는 젊은 인재들이 집중된 곳이다. 경기과학기술원 자료에 따르면 판교테크노밸리 종사자들 중 20대(20.3%)와 30대(52%)가 전체의 72.3%를 차지했다. 40대는 22.7%를 차지했으며 기타 연령대는 5%에 불과했다.
퇴근길 종사자들이 대거 집중되는 판교역 1번 출구에서 직원들을 만나봤다. 인근을 오가는 마을버스 혹은 회사 통근버스 한 대가 올 때마다, 횡단보도 초록불이 켜질 때마다 인파들이 줄지어 판교역으로 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가장 큰 특징은 운동화에 패딩을 주로 착용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양복과 구두를 착용하고 코트 등을 걸치는 전형적인 샐러리맨들과 복장부터 사뭇 달랐다. 대개 캐주얼한 옷차림을 자랑했다. 입주기업 직원들 역시 복장에는 큰 제약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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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
한 게임업체에서 근무한다는 한승철(41·남) 씨는 “사회 통념상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근무하는데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각자 편안한 차림으로 출퇴근을 하는 편이다”면서 “물론 개중에는 옷차림에 신경 쓰는 이들도 있지만 대체적인 분위기는 멋보다는 편한 차림을 선호하는 듯 하다”고 전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서 근무 중인 박민영(34·여) 씨도 “출퇴근 때 주위를 보면 의복 등과 관련해 입주기업 대다수가 별다른 제재를 가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시청역과 삼성역 인근으로 출퇴근 할 때완 사뭇 다른 풍경인 것은 확실하다”고 전했다.
이곳 테크노밸리가 젊은 도시임을 확인할 수 있었던 계기는 또 있었다. 영하 5도의 혹한의 추위 속에서 일부 종사자들이 운중천 가에 마련된 봇들저류지공원에서 족구를 즐기고 있었던 것이다.
복지나 환경 등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낸 이들도 있었다. 게임업체에 근무한다는 강성호(34·남) 씨는 “회사 내에 사우나가 있을 정도로 내부적인 직원복지·편의시설 등이 좋은 편이다”면서 “더욱이 테크노밸리를 조금만 벗어나면 각종 음식점·백화점·극장 등 문화시설이 한데 모여 있고 교통편 역시 상당수 개선되고 있어 근무환경이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일부는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가장 큰 문제점인 교통편의성 개선과 주차장문제가 여전히 답보상태에 놓여있다는 지적이었다. 안양에서 출퇴근한다는 박동희(39·남) 씨는 “대중교통 여건 상 자동차를 가지고 출퇴근에 나서는데 차를 댈 곳이 늘 부족해 말썽이다”며 “좁은 지역에 집약적으로 조성돼 불편함이 초래한 부분도 있다”고 전했다.
판교역 인근에서 만난 한 직장인은 “운중천 초입에 있는 업체들의 경우 대개 도보로 판교역까지 이동하지만 거리가 있는 구간들의 경우 마을버스를 이용하는 편이다”면서 “날이 궂은날이면 도보 대신 버스로 직장인들이 모여드는 등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이는 여전히 개선되지 못한 판교테크노밸리의 고질적인 숙제다”고 지적했다.
연매출 70조 돌파에 부가가치·생산유발 10조대…글로벌 ICT 허브 거듭나는 판교
▲ 연 매출 70조2778억원을 기록한 판교테크노밸리의 입주기업들은 IT, BT, CT, NT 등 첨단기업들이 중심을 이룬다. 특히 최근 들어 IT부문 기업들의 입주가 늘고 있다. 전체 입주 기업중 IT계열사는 2012년 52.2%, 2013년 56%, 2014년 64.2%, 2015년 76.9% 등 매년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이처럼 젊은 인재들을 중심으로 자유롭고 쾌적한 근무환경과 고부가가치 사업군을 중심으로 조성된 판교만의 특성들이 판교테크노밸리의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판교테크노밸리에서 발생하는 매출액은 매년 상승 중이다. 2013년 54조16억원이었던 판교테크노밸리 총 매출액은 이듬해 69조3822억원으로 대폭 상승했으며 2015년에는 70조2778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부가가치유발효과와 생산유발효과가 각각 5조9626억원, 8조26억원으로 집계된다.
연구소와 교육기관, 투자자본이 함께 모여들고 있는 것은 판교테크노밸리의 미래를 밝게 하는 대목이다. 삼성테크윈, LIG넥스윈, SK C&C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연구·개발(R&D) 센터들이 일찌감치 판교에 터를 잡았고,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전자부품연구원(KETI) 등도 연구소를 세우고 인근 기업들에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
인근에 대학이 없어 ‘산·학·연’의 기반이 약하다는 한계도 상당 부분 해결되고 있다. 서울대와 경기도가 함께 설립한 차세대융합기술원의 ‘컨택아카데미’, 카이스트(KAIST) 판교센터 등이 문을 열고 인근 기업에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산학연 R&D센터인 ‘스타트업 아카데미’가 내년 2월 문을 열고, 최근 공모에 나선 ‘그랜드 ICT 연구센터’가 설립되면 산학연의 구심점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2012년부터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된 이곳에 기업들이 모여들면서 유관기업 간 네트워크 형성도 빛을 발하는 분위기다. 벤처기업의 주요 요소 중 하나인 엔젤투자사들이 속속 입주하며 스타트업과 기존 업체들 간 가교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적인 벤처캐피탈 기업인 이스라엘의 요즈마그룹도 입주를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또, 코스닥 상장사 최고재무책임자들이 모인 ‘1조 클럽’과 판교의 ‘히든챔피언’들이 모인 ‘프리(Pre) 1조 클럽’은 주기적으로 모여 정보를 공유하고 산업계 흐름을 살피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제2판교테크노밸리 조감도 [사진=국토교통부]
2014년에는 판교의 대표 기업 70여개사가 모인 ‘판교글로벌리더스포럼’이 출범해 공동의 연구개발 과제를 발굴하고 있다. 스타트업 50여개사도 지난해 7월 ‘판교스타트업네트워크협의체’를 결성하고 세미나와 강연 등을 통해 역량을 키우고 있다.
판교테크노밸리의 한 입주기업은 “결집을 넘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단계만 남았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한 ICT 기업 관계자는 “하나의 산업이 한곳에 결집돼 있고 정부와 업계의 관심도 한곳에 집중되면서 지원시설과 인프라, 행사 등이 늘고 있다”면서 “클러스터가 기업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판교의 성과는 자연스럽게 ‘제2 판교테크노밸리’ 설립계획 추진의 도화선이 됐다.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금토동·시흥동 일대가 그 무대다. 제2 판교테크노밸리는 경북 김천시로 이전한 한국도로공사 본사가 있던 금토동 일대가 주 무대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기존 테크노밸리와 비슷한 규모로 지어지게 될 제2 판교테크노밸리의 개발면적은 약 43만㎡ 규모며 오는 2019년 6월 완공을 목표로 약 1조5000억원의 사업비가 소요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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