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잃은 ‘고아계약’, 담당 시스템 개선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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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용의 ‘바른보험’

소비자 “전문 보장상담 받고 싶은데…보험사는 새 상품 가입 권유만”

김덕용 필진페이지 + 입력 2017-02-18 21:02:58

▲ 김덕용 프라임에셋 팀장 ⓒ스카이데일리

보험을 가입할 때 대부분 안면 있는 사람을 통해 신청하게 된다. 그런데 신청을 담당했던 설계사가 일을 관두거나 이직을 해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보험설계사들 사이에서는 이런 경우를 흔히 고아계약이라고 부른다.

사실 이 계약들은 보통 1차 담당자였던 설계사의 팀장이나 매니저 또는 지점장에게 이관된다. 담당자들도 사람인지라 본인이 관리하고 있는 고객보다 새로 맡게 된 계약자들에 더 신경을 쓰기 어려울 뿐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이러한 사실을 알리 만무하다. 필자 주변의 많은 사람들도 담당자가 당연히 없다고 생각하며 서비스를 받을 일이 있을 때 체념해버렸다고 전했다.

최근 일부 생명보험사, 손해 보험사들은 이런 고아계약의 사각지대를 악용해 본인들의 영업실적을 올리고 있다. 신입들과, 사기가 떨어진 영업인들에게 이런 고아계약을 미끼로 던져주는 방식이다.

보통은 영업인이 많을수록 실적도 많아질 것이라는 논리를 적용해 최대한 많은 신입 영업인을 유치한다. 물론 전문성이 있는지, 경력이 있는지 등은 따지지 않고 직원 수 양적 증대에 열을 올리는 것이다.

보험사는 새로운 영업대상자를 제공하겠다는 미끼로 새로운 직원인들을 모집한다. 같은 원리로 사기가 떨어진 직원들에게 고아계약을 넘겨주며 퇴사를 자제시킨다. 고객들은 의지와 상관없이 전문성이 떨어지는 보험설계사와 슬럼프에 빠진 설계사들을 본인들의 전담설계사로 두게 되는 셈이다.

이런 성격의 계약들은 적게는 몇 십건에서 많게는 몇 백 건에 이른다. 문제는 이 사람들에게 담당자가 변경됐다는 이유로 전화를 건 후 몇몇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재방문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기존 보험의 증권을 분석하기 위해서나 새로운 보험으로 리모델링을 유도하기 하기 위한 차원이다.

소비자들은 대부분 본인들에게 보험증권분석 등 도움을 줄 만한 전문가가 와주길 바라지만 고객을 먹잇감으로 보는 사냥꾼이 방문한다. 물론 양심적으로 고객들을 응대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신입보험설계사는 교육 때 알려주는 대로만 하다보니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이 미숙하다. 또 슬럼프에 빠진 설계사의 경우 성심성의껏 상담을 진행할 확률은 극히 적다.

상담을 받고 원하는 부분을 수정할 수 있다는 점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목적이 불순하다면 상담은 결국 안하느니만 못하다. 상담을 해주는 보험전문가가 본인의 수입을 위해 일을 하는 것을 두고 뭐라 하는 게 아니다. 보험사마다 효율적인 상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고아계약의 담당자를 설정하는 형식에 대해 강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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