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주 
▲ 김상철 G&C Factory 대표 ⓒ스카이데일리
올해부터 우리도 인구절벽의 시대의 예고편이 시작된다. 처음으로 생산가능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하고, 65세 이상 노인 인구도 14%에 달해 고령사회에 진입한다.
출산율은 세계 최저수준이다. 향후 10년을 전후로 절대 인구도 감소한다는 시나리오도 이미 나와 있다. 본격적인 인구절벽 시대가 멀지 않았다.
베이비 붐 세대(1946~1965출생)들이 노년층으로 접어들고 있는 상황을 보면 실로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초고령 사회에 접어든 일본보다 우리 고령자들이 노동 현장에 머무는 기간이 더 길다. 다소 이른가 싶기도 하지만 ‘인생 100세 시대’ 라는 신조어까지 공공연하게 회자되고 있기도 하다.
우리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어서 희망을 잃고 세상에 대해 원망을 하는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급기야 일자리를 두고 세대 간의 갈등으로 번지는 사태까지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지금 사회가 당면한 것은 과도기적 현상으로 현재의 일본과 같은 일손 부족 사태가 가까운 장래에 도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명이 길어지는 만큼 고령층의 노동시장 참여도 자연스럽게 더 늘어날 것임은 거스를 수 없다.
이같은 미래 예측에도 불구하고 지방을 다녀보면 ‘인구절벽 시대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서울 혹은 수도권을 제외한 몇몇 지방 대도시에 가서 낮에 지하철을 타보면 대부분 고령자들로 북적인다. 지방의 고령화 속도가 훨씬 빠르다는 반증이다.
지방의 고령화와 비슷한 속도로 지방 경제 혹은 산업의 고령화도 진행되고 있음을 목격한다. 설상가상으로 최근에는 조선, 철강, 해운 등의 구조조정 여파로 지방 도시들의 황폐화에 대한 불안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한국판 ‘러스트 벨트(Rust Belt: 미국 중서부와 북동부 지역의 쇠락한 공업지대)’가 생겨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러스트 벨트’는 지난 1870년대부터 약 100년 동안 미국 제조업의 중심지였지만 1979년대 이후부터 제조업이 후퇴하면서 급격하게 사양화된 공업지역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결정적 원인도 전통적 민주당 아성인 이 지역의 부활에 대한 확실한 공약을 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 제조업의 부활, 친(親)기업, 일자리 창출 등은 트럼프노믹스의 핵심이 되기도 했다.
인구절벽 시대에 대한민국호(號)가 지속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지방 경제의 활성화는 숙명적인 과제다. 그러나 지방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제로섬 게임 방식으로 접근한다는 것이 아니다. 수도권을 죽이고 지방을 살리자는 발상은 가히 시대착오적이다.
수도권과 지방의 파이를 동시에 늘리면서 균형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묘책을 찾아야 한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 어언 10년이 돼가고 있다. 이는 지방의 거점별로 혁신도시를 지정하고 여기에 공공기관을 이전하는 방식으로 추진돼 왔다. 이전 방식은 총 3단계로 추진된다. 현재 1단계 공공기관 이전이 대부분 마무리되고 2단계 산·학·연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시점에 도달해 있다.
그러나 지난 1단계를 되돌아보면 기러기 가족만 양산하고 청사와 아파트만 덩그러니 서 있는 기형적 구조가 되고 말았다. 당초의 계획과 취지와는 크게 벗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계획의 완벽성 내지 구체성, 정책의 일관성, 중앙 혹은 지방 정부의 리더십 등의 부재로 갈수록 동력이 떨어지면서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볼멘소리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와 민간이 공동 출자한 ‘제3 섹터’로 추진 동력, 효율성 제고 필요
현재 전국 11개 광역시·도에 10개의 혁신도시(Innovation City)가 지정돼 있고, 도시별로 배분해 공공기관을 강제로 이주시켜 놓고 있다. 이외에도 신도시, 기업도시, 경제자유구역, 지역특구, 관광특구 등 다양한 형태로 지역 개발이 진행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제대로 굴러가는 곳은 거의 없고, 대부분 표류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통, 환경, 에너지 등 기반 시설이 열악한 것을 비롯해 특화된 매력적인 산업 생태계를 만들지 못하고 있는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다.
또 중앙정부 부처, 지방정부가 각자 따로 움직이고 있으며, 이를 제대로 조정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가 없다. 대학이나 R&D 센터, 기업 등과 산업 생태계와 문화·의료 시설, 대중교통 등과 같은 주거 시설이 부족한 것도 도시 발전의 저해 요소가 되고 있다.
그나마 잘 되고 있다고 평가되는 곳은 충북의 ‘오송생명과학단지’다. ‘바이오 메카’를 표방하면서 바이오산업 한 분야에만 집중해 첨단산업 거점을 조성한 것이 주효한 것이다. 바이오 관련 공공기관 6개과 50여개 기업이 입주하고 있으며, 제2단지도 조성 중에 있다.
‘오송생명과학단지’가 완벽하지는 못하지만 롤 모델로서 다른 지역의 개발에 벤치마킹이 될 수 있음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지역으로 사람(인재), 기업, 연구소, 공공기관, 대학 등이 들어오도록 하는 ‘인바운드(inbound) 경제’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특징적인 모델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 다음 지역의 이해당사자들이 차별화된 모델을 실현시키기 위한 합의를 기반으로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수 있는 동력이 확충돼야 한다.
가급적이면 다른 지역과 겹치지 않게 특화되면서 해외와의 연계성이 큰 산업을 선정하는 것이 현명하다. 글로벌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국내·외 기업들이 모이고, 해외 파트너와의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계기를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우물 안 개구리 같이 우리끼리만 해서는 큰 그림을 그릴 수 없다. 여기에 사람들이 안락하게 거주할 수 있는 주거시설, 학교 등이 동시에 확충돼야 하며 지역 소재 대학의 중요성과 역할은 두말할 나위 없다.
이웃 일본이나, 지방 도시가 잘 발달돼 있는 선진국과 다른 점이 분명히 있다. 손바닥 뒤집듯이 하는 정책의 일관성 결여와 목표가 정해지면 실현시키기 위한 결집력이 턱없이 부족한 우리와는 무척 대조적이다.
일본은 도시를 개발할 때 국가 백년대계라는 설계에 기초한다. 정권 혹은 정치 지도자가 바뀌더라도 인위적으로 그 근간을 흔들 수 없다. 그리고 지방 경제가 대개조를 착수할 시에는 계획 수립부터 완성 단계에 이르기까지 공무원들만 탁상공론 방식이 아닌 민간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가 기본이다.
정부(제1 섹터)와 민간(제 2섹터)이 공동으로 출자하는 ‘제3 섹터(,the 3rd Sector)'라는 상법 상의 법인을 만들어 추진함으로써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우리에게도 이러한 시스템이 일부 도입되고 있기는 하나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
한편으로는 농업 등 1차 산업의 제조·유통으로 확대하는 6차 산업의 붐을 조성해 나가야 한다. 도시 차원의 발전도 중요하지만 작은 시골 마을 단위로 수익 창출을 할 수 있는 생태계 기반이 만들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또 지방의 모든 엘리트들이 아이디어와 역량을 결집할 수 있는 풍토가 조성돼야 할 것이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대하역사소설 ‘우리나라 삼국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