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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게임업체에서 개발한 포켓몬고가 국내에 출시된지 한 달이 지났다. 현재 앱 다운로드 수가 1000만에 달하면서 포켓몬고 광풍이 불고 있다. 아울러 ‘포켓노믹스(포켓몬고+이코노믹)’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포세권 내의 카페나 편의점의 매출이 증가하하는 등 관련 업계들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국내에서는 출시되지 않았지만 당시 속초 일부 지역에서만 잠시 게임을 할 수 있었다. 그로부터 약 5개월 가량이 흐른 올해 1월 24일 포켓몬고는 국내에 본격 출시됐다. 해외에서 포켓몬고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진 탓에 국내 흥행 여부는 미지수였다. 그러나 출시한지 한 달 만에 약 1000만명 가깝게 포켓몬고를 다운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카페 매출 2배까지 늘어난 곳도…수혜 지역 바뀌면 졸지에 매출 제자리 ‘허탈’
포켓몬고 광풍이 불자 관련 업계가 특수를 누리는 이른바 ‘포케코노미’(포켓몬고와 이코노미의 합성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휴대폰 충전기 판매량이 늘고, 겨울철에 필수인 핫팩·장갑 등의 소비도 급증하는 등 파급효과가 커졌다.
이밖에 포켓몬고 이용자 증가로 인해 뜻밖의 수혜를 받은 사람들이 있다. 바로 포켓스톱 성지와 포켓몬 둥지 근처의 매장들이다. 포켓스톱이란 이용자들이 게임에 필요한 아이템들을 무료로 얻을 수 있는 곳이고, 포켓몬 둥지는 희귀 몬스터가 많이 나오는 곳을 일컫는다.
특히 인근에 4~5개의 포켓스톱이 있는 카페들의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 포켓몬 성지(포켓스톱과 희귀한 몬스터들이 많은 곳)로 불리는 홍대정문앞 커피빈점은 출시 전주 대비 매출이 44.1% 늘었고, 올림픽공원점 역시 40.3% 상승했다. 매출이 급격히 늘어난 이유는 추운 겨울에 돌아다니지 않고도 카페에 앉아 포켓몬고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포켓몬 성지로 불리는 이수역 근처 한 카페에는 자리에서 포켓몬고를 하고 있는 이용자가 30% 이상을 차지했다. 주변에 4개의 포켓스톱이 있기 때문이다. 엄마와 자녀들이 단체로 오는가 하면 대학생들은 레포트를 쓰는 중간 중간에도 포켓몬고를 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포켓몬고라는 성지를 듣고 노량진에서 왔다는 대학생 김성현(24) 씨는 “요즘 같이 날씨가 추운 날에는 돌아다니며 포켓몬을 잡기가 쉽지 않다”며 “내 할 일을 하면서 포켓몬고를 즐길 수 있는 이런 카페를 일부러 찾아오는 편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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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
김 씨처럼 포켓몬고와 관련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런 카페들이 올라와 있다. 이렇게 포켓몬고 성지로 불리는 카페에 손님들이 하나둘 방문하자 카페 매출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이수역 P카페 관계자는 “1월 24일 출시 이후 3일 간은 잠잠했는데, 입소문이 나자 방문객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며 “평소보다는 보통 매출의 1.5~2배 정도 올랐다. 주말에는 자리가 없을 정도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포켓몬 둥지 인근 편의점들 역시 수혜를 얻고 있는 곳 중에 하나이다. 올림픽 공원, 보라매공원 등 주로 공원에 둥지라 불리는 곳이 많다. 스카이데일리가 찾은 영등포공원도 포켓몬고의 주인공인 ‘피카츄’가 출몰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낮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삼삼오오 모여 돌아다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공원 인근 편의점들 역시 웃음 꽃이 폈다. 포켓몬을 잡기 위해 찾아온 방문객들이 편의점을 찾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같이 강추위가 있는 날에는 편의점에 들려 몸을 녹이거나 필요한 물품을 사는 경향이 높았다.
인근 W편의점 점주는 “예전에는 공원 앞에 노인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포켓몬고 때문에 입소문이 났는지 젊은 친구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매출 역시 10%정도 올랐다. 따뜻한 음료와 핫팩이 많이 팔리는 편이다”고 전했다.
그러나 포켓몬고는 2주 간격으로 포켓몬 둥지의 위치가 바뀌는 특성이 있다. 둥지가 바뀌었다는 소문이 나면 예전 둥지의 방문객 역시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 보라매공원 같은 경우 ‘피카츄’가 잘 나오는 포켓몬 둥지였다. 그러나 피카츄 둥지가 경복궁, 영등포 공원으로 바뀌면서 사람들의 발길은 예전만큼 못하다.
보라매공원 내 하나 뿐이라는 M편의점 관계자는 “포켓몬고가 나오고 피카츄 둥지로 유명해해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매출은 10~20% 증가했다”며 “그러나 피카츄 둥지가 다른 곳으로 바뀌었다는 소식을 들려오면서 사람들 발길이 줄어든 게 느껴진다. 때문에 매출도 이전과 비슷하게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고 전했다.
대기업들까지 잇단 증강현실 마케팅 전략…제2의 포켓노믹스 효과 나타날까
매출이 오르자 대기업들 역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최근 외식업계 가운데 처음으로 롯데리아와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포켓몬고의 개발사인 ‘나이언틱’과 제휴를 맺고 공식파트너사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전국 롯데리아 7개 브랜드 2709개 매장, 세븐일레븐 8500여개 매장 등 총 1만여 개에 달하는 롯데 계열 점포가 ‘포켓스톱’이나 ‘체육관’으로 운영된다.
▲ 포켓몬고 이용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으로 대기업들 역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외식업계 가운데 처음으로 롯데리아와 세븐일레븐이 포켓몬고 개발사인 ‘나이언틱’과 계약을 체결했다. 영등포역 역사(사진)의 경우 포켓스톱으로 선정된 롯데리아·세븐일레븐·TGI·나뚜루팝 등 롯데 계열사 등이 한곳에 몰려있어 성지순례 코스로 불리기도 한다. ⓒ스카이데일
특히 지하철2호선 영등포역에는 롯데리아뿐만 아니라 이번에 포켓몬고 협력사로 선정된 롯데 계열사 엔제리너스커피, TGI프라이데이스, 크리스피크림도넛, 나뚜루팝, 세븐일레븐 등이 역사 내에 나란히 붙어 있어 포켓몬고 성지 순례 코스로도 불린다. 또 잠실 롯데월드몰 같은 경우 롯데 계열사 대부분이 몰려 있어 마케팅 특수를 노리고 있다.
그동안 나이언틱은 전 세계 대형 유통업체와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전략을 취해왔다. 미국에서는 스타벅스, 일본에서는 맥도날드 등과 제휴를 맺었다. 일본 맥도날드는 지난해 포켓몬고 제휴 이후 매출이 전년 대비 26.6% 상승하며 포켓몬고 효과를 톡톡히 누린바 있다.
포켓몬고 주간 사용자 수는 평균 649만명으로 파악됐다. 일주일 동안 650만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한 차례 이상 게임을 해봤다는 말이다. 그러나 하루 이용자 수는 출시 5일째인 지난달 28일 524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하기 시작했다. 이달 16일에는 287만명까지 줄어 포켓몬고 열기가 줄어드는 듯 했다.
그러나 대규모 업데이트가 진행된 17일부터 회복세를 보여 19일에는 349만명을 기록했다. 업계관계자들은 이번 롯데리아, 세븐일레븐 등과의 제휴로 이용자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롯데의 대규모 마케팅의 흥행에 따라 향후 포켓노믹스의 미래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포켓몬고가 증강현실 게임 시장의 물꼬를 텄다는 분석도 나온다. SPC그룹 역시 지난 2015년부터 해피포인트 고객을 위해 증강현실 어플리케이션인 ‘해피리얼’을 선보였다. 특히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출시한 증강현실 모바일게임인 ‘배스킨라빈스 핑크스푼헌터’는 단 기간 동안 100만 플레이를 기록하는 등 호평을 얻었다.
국내에서 포켓몬고에 버금가는 인기를 얻고 있는 ‘터닝메카드’의 제작 업체 역시 증강현실 게임 시장에 발을 들여놓았다. 포켓몬고 흥행이후 기업들이 증강현실 게임을 내놓으면서 제2의 포켓노믹스로 이어질지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한편 영세상인들은 대기업들의 이 같은 트렌드에 대해 증강현실 마케팅이 결국 자본의 논리로 확산될 경우 골목상권에는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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