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자녀에 국내 재산 증여 시 ‘증여세’ 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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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세무사의 ‘세무테크’…비거주자(외국인) 증여세

수증자 조건, 재산의 성격 등에 따라 증여세 부과 조건 각각 달라

이재명 필진페이지 + 입력 2017-02-26 18:48:47

현행 세법에 따르면 재산을 타인으로부터 공짜로 증여받은 사람에게 부과되는 세금을 ‘증여세’라 부른다. 그렇다면 국내에 거주하는 부모가 해외로 이민 간 자녀에게 본인 명의의 국내예금을 해외에 개설된 자녀명의의 예금계좌로 송금하는 경우, 예금을 증여받은 자녀는 과연 증여세를 내야 하는 것일까.

세금문제에 관한 전문지식이 부족한 보통 사람들의 경우 국내에서 해외로 송금하는 경우, 해당 예금을 수령한 자는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아래의 사례를 통해 해외송금시의 세금문제에 대하여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하자.

국내에서 창업해 중견 기업을 일군 A씨는 국내에서 생활하다 미국으로 이민 간 자녀에게 A씨 명의의 예금 10억원을 자녀 명의의 미국에 개설된 계좌로 송금했다. 이 경우 A씨 또는 그 자녀는 우리나라 세무서에 증여세를 납부하여야 하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증여세를 납부해야 한다. 그 이유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현행 세법에서는 국내에 주소지가 없거나 또는 ‘주된 생활근거지(거소)’가 없는 해외 이민자와 같은 사람을 ‘비거주자’라 부른다. 이 같은 비거주자가 국내에 소재하는 재산을 증여받은 경우에는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따라서 A가 국내에 보유하고 있던 예금 10억원을 미국에 개설된 자녀 명의의 계좌로 송금받은 경우, 현행 판례에 의하면 증여자(A씨)가 소유한 국내 재산을 비거주자에 증여한 것으로 보고 증여세를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증여세는 증여받은 사람(수증자)이 ‘증여받은 날이 속하는 달의 말일로부터 3월 이내’에 수증자의 주소지를 관할하는 세무서에 증여세 신고를 하해 하는 것이 원칙이다.

증여세 납세 의무 규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증여받는 사람이 거주자인지 비거주자인지, 그리고 증여받은 재산이 국내재산인지 해외재산인지에 따라 증여세 과세내용이 달라지므로 각각의 경우를 예로 들어 설명하겠다.

우선 증여하는 사람은 거주자이고 증여받는 사람은 비거주자인 경우 국내재산을 증여받는다면 증여세를 내야한다. 반면 해외에서 개설한 예금이나 적금 등 금융거래를 위해 해외금융회사에 개설한 계좌에 보유한 금융자산을 증여받거나, 법인 전체자산 중 국내자산총액의 비율이 50% 이상인 외국법인의 주식을 증여받는 경우에는 제한적으로 증여세가 부과 된다.

다만 국외재산을 증여받는 경우, 증여받는 재산에 대해 외국의 법령에 따라 외국에서 증여세가 과세될 때는 이중과세 방지를 위해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증여를 받는 수증자가 비거주자로서 국내 또는 국외에 소재한 재산을 증여받고 증여세를 내야하는 경우에는 유념해야 할 점이 있다. 우리나라 국세청이 국외에 거주하는 자에게 납세의무를 부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수증자가 아닌 증여자가 증여세 신고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수증자가 증여세를 납부하지 않으면 증여자가 그 세금을 책임지는 연대납세의무가 부여된다는 것이다.

증여하는 사람이 거주자이든 또는 비거주자이든 증여받는 사람이 거주자인 경우라면 국·내외 재산 모두 재산을 증여받는 인물이 증여세를 납부할 의무가 있다. 증여하는 사람도 비거주자이고 증여받는 사람도 비거주자인 경우엔 국내재산을 증여받는 경우에만 증여세가 과세된다.

거주자가 증여받는 경우엔 배우자는 6억원, 직계존비속은 5000만원(미성년자는 2000만원), 기타 친족은 500만원 등을 각각 공제받을 수 있지만 비거주자가 증여를 받게 되면 이러한 공제를 하나도 받지 못하게 된다. 국외재산을 증여받고 그 나라에서 증여세를 냈다면 우리나라에서 증여세를 계산할 때 외국에서 납부한 증여세만큼 공제하고 납부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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