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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우 칼럼니스트
어두울 몽(蒙)이 있다. 사리에 어둡다는 뜻이 있고 어리다는 뜻도 있다. 어리다는 것은 아직 모르는 것이 많아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한 상황이다.
주역에는 산수몽(山水蒙)괘가 있다. 산이 위에 있고 물이 산 밑에 있는 모습이다. 산속의 물이 샘물로 솟아나 내를 이루고 강을 만들어 바다로 흘러가도록 해야 하는 상황이다. 시간이 걸리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진행하면 좋은 결과가 있게 됨을 암시하고 있다.
예전부터 ‘지혜의 샘물이 솟아난다’와 같이 물은 지혜로 자주 비유됐다. 기업에 응용해 보자. 산은 프로세스며 물은 조직이다. 샘물이 솟아올라 산으로 흘러내려가듯 직원들의 집단지성이 솟아나와 프로세스에 가치를 부여하는 상황이다.
직원들의 개선 아이디어가 넘쳐나고 아이디어 실천을 통해 공정개선, 신제품 개발, 비용절감 등의 활동이 활발히 전개되는 상황이다. 그러므로 보다 더 큰 효과인 큰 물을 얻기 위해서는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직원들을 교육시켜야 한다.
IT조직 관점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창출하기 위해 프로세스 전문가, 파워유저들을 선발했고 상호간 협의체를 만들어 새로운 가치 창출 기회를 발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인력들에게 새로운 지식을 교육시켜 발굴한 가치창출 기회를 성과로 만들도록 하는 것이다.
종전의 프로세스 교육 방법은 외부 컨설턴트 주도하에 As-Is 분석, To-Be 도출 따라, 각 회사들의 사업특성을 감안하기 보다는 일반 표준 프로세스에 기업의 특성을 일부 감안한 To-Be 프로세스 설계로 진행됐다.
프로세스 설계는 IT나 파워유저가 주도하지 않았고 어깨 너머로 컨설턴트들의 작업을 지켜봤기 때문에 프로세스의 설계 목적 및 영향도를 직접 체감하지 못했다. 때문에 프로세스 변화 필요가 있을 때 제대로 된 방향을 잡기 힘들었다.
As-Is 분석, To-Be설계를 사용자 주도하에 진행하고, 컨설턴트는 이를 안내하도록 하면 내재화를 통해 기업의 특성이 보다 정확히 반영돼 실제 사용자들이 To-Be를 받아들일 때 변화의 충격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사용자 주도 하에 프로세스 통합을 진행하면 이해도가 높아져 이슈가 발생했을 때 프로세스의 변화 포인트를 제대로 잡고 제대로 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어떤 교육들이 필요한지 알아보자.
시스템 통합 교육
사용자들에게 우선 필요한 교육은 자신들이 하고 있는 업무를 제대로 이해시키는 것이다. 정보시스템으로 처음부터 업무를 시작한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 이런 업무가 자동으로 처리되는지 알지 못한다. 만드는 과정에 참여하지 않고 단순히 사용만 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전체 최적화가 왜 필요한지부터 이해 시켜야 한다.
조직이 거대해질수록 생명체와 같이 복잡해진다. 복잡해진 기능들이 제각각 움직이며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고도의 통제가 필요해 진다. 우리 사람의 몸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우리 몸의 장기들은 각자 자신들이 맡은 기능을 수행하고 있지만 단순히 자신의 의지로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뇌의 교감신경, 부교감 신경을 통해서 조절·통제되면서 우리 몸은 정상적으로 유지된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조직이 복잡해지고 여러 부서들이 존재하게 되면 이를 중앙에서 통제할 조절시스템이 필요하다. 목적은 전체 최적화다. 프로세스를 통합하고 데이터와 정보를 통합 운영하는 것이 바로 전체 최적화된 정보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이다.
이 개념을 잘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것이 전사적자원관리(ERP: Enterprise Resource Planning)다. ERP는 기업의 경영활동을 미리 프로그램화 해 작성하고 사용자 마다 자신들의 상황에 맞게 일부 변경해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모두에게 필요한 정보를 담당부문에서 한번 제공하면 모두 공유해 신속한 업무처리를 지원하는 훌륭한 시스템이다.
ERP 사용자 교육을 보면 각 해당 부문을 설명하면서도 다른 부문과 데이터, 업무의 흐름이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지를 설명하고 보여준다. 통합이라는 개념과 관점을 교육시키기에 매우 유용하다. 연계성을 확인하게 되면 프로세스와 시스템의 동기화가 필요한 이유도 동시에 파악할 수 있다.
각종 혁신 기법, Tool 교육
프로세스와 정보시스템에 대한 기본 교육이 끝나면 문제를 찾아내기 위한 기법을 가르쳐야 한다. 지금까지 전사적 품질관리, 도요다 생산방식 등 수많은 혁신 기법들이 등장했었다. 문제는 이 같은 항목들은 일종의 문제해결을 위한 기법들인데 혁신의 본질처럼 여겨지는 것이다.
기업 경영에 한 가지 답만 존재할 수 없듯이 문제 해결 방법도 다양해야 한다. 하지만 기법이 혁신으로 변신을 하면 모든 것을 이 기법으로 해결하려는 높은 파도가 밀어 닥쳐 모두를 빠뜨리고 헤매게 만든다. 다행히 최근에는 이런 경향이 거의 없어졌고 새로운 기법도 등장하지 않고 있다.
사용자들에게 각종 상황에 맞는 문제 해결 기법들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를 해결할 도구를 주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프로젝트 실행
현상 파악을 마무리했고 문제를 해결할 기법까지 학습했다. 이제는 실전 경험을 해야 한다.내재화를 통해 양성된 프로세스 운영 인력과 현업의 파워유저들이 주축이 돼 외부 인력들의 지원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해 성공사례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성공/실패 사례 학습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면 성공사례와 실패사례가 나오게 된다. 성공사례를 대대적으로 공유하고 선전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실패사례 또한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우리의 단점은 항상 무슨 일이 발생하고 나면 인재였다고 난리를 치다가도 시간이 흐르면 망각하고 다시금 같은 사고가 재발된다는 것이다.
외국에서 배울점은 이들은 일단 사건이 발생하고 나면 사후를 더 준비한다. 무엇이 문제였고 원인이었는지 철저히 밝히고 재발 방지를 위한 개선을 반드시 실시한다. 성공사례, 실패사례 모든 사례로부터 얻은 교훈(Lesson Learned from ~)을 통해서 이 과정을 준수해 나간다.
미국의 유명한 IT 기업인 휴렛패커드는 “우리가 알고 있던 것을 제대로 알았더라면 실패도 줄일 수 있었고 시간도 단축할 수 있었을 것이다”고 반성하면서 내부의 성공, 실패 사례를 지식 자산화해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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