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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는 최근 포스코센터에서 이사진 재편을 위한 이사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사내·외이사 후보를 추천하면서 권오준 2기 체제에 어울리는 인물들을 선별했다. 새로운 이사진은 오는 10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선임될 예정이다. ⓒ스카이데일리
‘권오준 2기’ 체제를 맞은 포스코의 이사진이 도마 위에 올랐다. 연임에 성공한 권오준 회장이 강조한 ‘비(非)철강분야’ 사업 강화에 발을 맞춰 새로이 재편된 사외이사진 후보의 면면이 문제로 지적됐다.
회장 의중을 그대로 따르는 거수기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특히 일부 후보들의 경우 권 회장과의 인연이 조명 받으면서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찬성률 97.1% 최초 도입 포스코 사외이사 “제목소리 낼 수 있나” 의구심
포스코 CEO후보추천위원회(이하·후추위)는 3명의 사외이사와 1명의 사내이사로 구성됐다. 현재 후추위를 구성하고 있는 사외이사로는 ▲이명우 동원산업 대표이사 사장 ▲신재철 LG CNS 대표이사 사장 ▲김주현 대통령직속 통일준비위원회 경제분과 위원장 등이 있다.
후추위는 새 사외이사 후보로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 ▲장승화 서울대 교수 ▲정문기 성균관대 경영학과 부교수 등을 추천했다. 사실상 철강 분야와 거리를 둔 인물들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김신배 전 부회장은 SK그룹 재직 시절 SK텔레콤 대표이사를 지낸 IT전문가다. 정문기 성대 부교수는 삼일회계법인에서 장기간 근무했으며 금융감독원 회계심의위원회, 한국회계학회 등에서 활동한 회계분야 전문가다.
장승화 서울대 교수는 법학부 교수로 재임했으며 서울지방법원에서 판사, 미국에서 변호사 경력을 보유한 국제거래통상법 전문가로 유명하다. 한국인 최초 세계무역기구(WTO) 상소기구 재판관으로 위촉돼 활동한 바 있다.
▲ 자료 : 포스코 ⓒ스카이데일리
이 같은 이력들 탓에 업계는 후추위가 이들을 선임한 배경으로 권 회장 의중이 반영됐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IT 등 비철강 부문을 육성하고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겠다는 권 회장의 2기 정책과 일견 어울리는 인사라는 점이다.
실제 권 회장의 최근 행보 역시 비철강사업에 초점이 맞춰진 상태다. 권 회장은 지난 26일부터 정보통신기술(ICT)과 융·복합한 ‘스마트 산업’을 위해 미국과 독일로 해외출장을 떠나 현지 스마트 공장 등을 방문하면서 신사업 기회 창출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선임 될 사외이사들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 지적했다. 사외이사는 경영진에 속하지 않는 이사들로 대주주와 관련 없는 외부인사가 이사회에 참여해 독단적인 경영과 전횡을 사전에 차단하고자 도입된 제도다. 포스코는 지난 1997년 국내 기업들 중 최초로 이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오너없는 대기업’ 포스코는 그간 줄곧 사외이사 거수기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기업경영성과 웹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 2015년 포스코 이사회의 안건 찬성률은 97.1%에 달했다.
실제 국민의당 대선후보로 점쳐지는 안철수 의원 역시 포스코 사외이사 재직 당시 거수기 노릇을 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안 의원은 지난 2005년 2월부터 2011년 2월까지 사외이사로 재직하며 이사회 의결안 235건 중 대다수 의결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안 의원은 6년간 급여로 3억8000만원을 수령했으며 재직 중 받은 주식 등을 처분하며 7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대 출신 권오준 동문 新사외이사…권 회장 친동생과 ‘함께 근무’ 이력도
▲ 이번에 후보로 추천된 사외이사 가운데 권오준(사진) 회장의 친동생인 권오용 효성그룹 상임고문과 함께 근무한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도 포함 돼 있다. 업계에서는 사외이사들의 적극적인 의견개진으로 거수기 논란이 재발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사외이사 후보들과 권 회장은 모두 서울대 동문들이다. 1986년 포스코에 입사한 권 회장은 경북 영주 출신으로 서울사대부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학교 금속공학과를 졸업했다. 졸업 후에는 캐나다 윈저대학교와 미국 피츠버그대학교에서 각각 금속공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김신배 전 부회장과 장승화 교수는 경기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이른바 ‘KS라인’이다. 김 전 부회장은 산업공학과를, 장 교수는 법대를 졸업했다. 경북 울진 출신인 정문기 부교수는 성균관대 무역학과를 졸업했지만 경영학석사는 서울대학교에서 취득했다.
김 전 부회장의 경우 권 회장의 친동생 권오용 효성그룹 대외홍보총괄 상임고문과 한솥밥을 먹은 바 있다. 지난 2004년 SK텔레콤 전략기획부문장(전무)에서 대표이사(사장)로 김 전 부회장이 승진할 당시 권오용 상임고문이 SK 기업문화실장(전무)으로 자리를 옮겼던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의 사외이사 제도가 경영진들을 견제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데 전문경영진과 이사회가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한다는 포스코도 사외이사 거수기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면서 “이러한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는 사외이사들이 임기 중 적극적인 의사개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새로 추천된 사외이사 후보들은 오는 10일 예정된 포스코 주주총회를 통해 선임여부가 확정될 예정이다. 권 회장의 연임여부 역시 이날 최종 결정된다. 그간 전례로 비춰봤을 때 주총 통과는 기정사실화 됐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사내이사 임원들도 권오준 회장과 학연과 지연 등 지근거리 인사들 포진
포스코는 기존 사내이사들도 일부 개편된다. 권 회장과 함께 선임됐던 김진일 사장과 이영훈 경영위원회 위원이 물러나며 장인화 부사장과 유성 부사장이 이들의 빈자리를 메울 인사로 추천됐다. 2015년과 지난해 각각 3월 이사진에 합류한 오인환 사장과 최정우 부사장은 재추천 돼 임기를 연장하게 됐다.
새로 추천 된 장인화 부사장도 앞서 소개된 김신배 전 부회장과 장승화 교수와 마찬가지로 경기고·서울대를 졸업한 ‘KS라인’이다. 전공은 조선해양공학이며 서울대서 학·석사를, 미국 MIT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함께 추천된 유성 부사장은 일본 법인장 출신으로 올해 기술투자본부장직에 선임됐다.
올해 철강부문장으로 승진한 오 사장은 권 회장과 마찬가지로 경북출신이다. 김천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경북대 사회학과를 거쳐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를 취득했다. 포스코에 입사한 해는 1981년이다.
부산 출신인 최정우 부사장은 동래고·부산대(경제학과)를 거쳐 1938년 포스코에 입사했다. 감사실장·재무실장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해부터 가치경영실장과 최고재무책임자(CFO)직을 겸임하고 있는 포스코 내 재무통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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