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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재개발 르포]<206>-개포주공4단지

마지막 단계서 초과이익환수 피했지만 경찰 수사의뢰 ‘조합측은 문제없다’

길해성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3-03 02:53:13

▲ 서울 강남구 개포동 일대에 위치한 개포주공4단지는 지난 1982년 12월 입주를 시작했다. 5층 58개동 2840세대 규모인 이곳은 재건축이 완료되면 지하 4층, 최고 34층, 34개동 3256세대로 탈바꿈하게 된다. 조합은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완료해 초과이익환수제에서 벗어났지만 경찰 ‘수사의뢰’라는 악재를 만났다. ⓒ스카이데일리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한 개포주공4단지가 새로운 암초를 만났다.

초과이익환수제란 재건축을 통해 얻은 이익이 가구당 평균 3000만원이 넘을 경우 초과금액분에 대해 최고 50%의 세율을 적용해 환수하는 제도다. 지난 2006년 9월 도입됐으며,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부터 시행된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연내 관리처분계획을 신청해야한다. 따라서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이 최근 사업속도에 박차를 가했던 이유 역시 이 때문이었다. 이곳 단지는 지난달 17일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마치며 초과이익환수제 비대상단지가 됐다.

하지만 국토부와 서울시가 지난해 말 실시한 ‘조합 운영실태 합동점검’에 적발되며 사업지연 위기에 빠진 상태다. 현재 당국은 경찰에 개포주공4단지 재건축 사업에 대한 수사의뢰를 한 상태다.

관리처분인가 신청 “일단은 피했다” 고비 넘겼지만 강남구청 “인가는 검토해야”

이번 점검에서 개포주공4단지가 지적받은 사항은 총 18건으로 알려졌다. 통보내용에는 수사의뢰를 비롯해 시정명령·행정지도 등이 담겨 있다.

수사의뢰를 받은 사항은 △정보공개 미공개 및 지연공개 △조합원의 부담이 되는 각종 계약 총회 미의결 처리 등 총 2건이다. 조합은 정비사업의 시행에 관한 서류·자료 등이 작성될 경우 15일 이내에 서울시 클린업시스템을 통해 공개해야 한다. 개포주공4단지는 이를 위반했다.

이곳 조합 측은 문제가 될 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장덕환 조합장은 “마치 우리 조합이 일부러 정보를 누락시킨 것처럼 표현됐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면서 “클린업시스템 업로드는 일부 누락됐지만 별도의 조합홈페이지에 게재한 만큼 큰 걱정은 않고 있다”고 전했다.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하지만 조합원들은 불안하다는 눈치다. 경찰조사로 인해 사업지연으로 이어질 것에 대한 우려에서다. 조치사항에 따르면 ‘수사의뢰 건이 있는 조합은 조합장교체 등 개선권고’가 명시돼있다. 이 밖에도 시정명령·행정지도·환수권고 등 개포주공4단지 입장에서 많은 숙제를 떠안았기 때문이다.

신청에 성공한 관리처분계획인가 역시 불확실한 상황이다. 계획접수 후 통상 1~2개월 내 심의결과가 통보되지만 인허가권자인 강남구청이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기 때문이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조합 수사의뢰 결과에 따라 검토가 이뤄질 예정인 까닭에 심의결과가 구체적으로 언제 나올지 확답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스카이데일리 측에 전해왔다.

다만 조합 측은 경찰수사와 관리처분인가는 별개 사항이라고 항변했다. 장 조합장은 “국토부 지적사항 중 총회 미의결에 관한 내용 역시 예전에도 경찰조사에서 무혐의로 결론이 난 사항이다”며 “이를 관리처분계획심의에까지 연결 짓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초과이익환수제’ 해소 후 매매가 최대 5000만원 상승…매도·매수세 관망세 전환

단지 내 K부동산 관계자는 “지금은 전 세대 매매가격이 평균 4000만원~5000만원 가량 상승한 상태다”고 설명했다. 11·3대책 후 하락했던 매매가들이 회복세를 걷고 있다는 의미였다.

▲ 개포주공4단지는 전 세대 매매가격이 평균 4000만원~5000만원 가량 상승했다. 11·3대책 후 하락했던 매매가는 조합의 ‘관리처분인가 신청’에 힘입어 회복세를 걷고 있다. 그러나 신청 당일부터 하루 7~8건까지 줄을 이었던 매수문의는 국토부 합동점검 발표 이후 2~3건으로 줄어든 상태다. ⓒ스카이데일리

이 관계자는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할 수 있었던 점이 결정적이었다고 짚었다. 매수자들의 기대심리가 반영됐다는 것이었다. 현재 개포주공4단지 매매가(지난달 28일 기준) 시세는 △35.87㎡(약 11평)은 8억2000만~8억4000만원 △42.55㎡(약 13평)은 9억~9억2000만원 △50.67㎡(약 15평)은 10억~10억4000만원 등이다.

호재소식에 시세는 올랐지만 곧이어 터진 악재는 매도·매수세를 관망세로 전환시킨 분위기다. 일대 부동산 관계자들에 따르면 관리처분인가 신청 당일부터 하루 7~8건까지 줄을 이었던 매수문의는 당국의 점검발표 후 2~3건으로 줄어든 상태다.

익명을 요구한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매도·매수문의가 빗발치면서 거래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측했지만 우려가 감지되며 매물이 쏙 들어간 상태다”며 “당국의 결과발표를 알고도 거래하고자 하는 매수자들도 있지만 강남구청의 발표를 기다려보고자 하는 심리도 있다. ‘반짝’한 후 뜸해진 것이 사실이다”고 언급했다.

한편 개포주공4단지는 지난 1982년 12월 입주를 시작했다. 5층 58개동 2840세대 규모의 이곳 단지는 재건축이 완료되면 지하 4층, 최고 34층, 34개동 3256세대로 탈바꿈하게 된다. 시공사는 GS건설이 맡았다.

길해성 기자 hsgil@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