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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철 G&C Factory 대표 ⓒ스카이데일리
탄핵정국으로 나라가 벌집을 쑤셔 놓은 것 같다. 반면 수출은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 연속 호조세다. 2월 수출 증가율이 20% 이상 증가하면서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력 수출시장과 수출상품이 모두 좋은 흐름을 타고 있다.
베트남을 비롯한 ASEAN, 중국, 인도 등 신흥국 시장은 물론 EU, 일본, 미국 등 선진국 시장으로도 수출이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 또 석유화학, 반도체, 철강, 디스플레이 등 우리의 13개 주력수출 품목 중 10개 품목이 증가세로 돌아섰다.
반면 가전, 무선통신기기, 선박 등의 수출은 여전히 부진하다. 이러한 수출 증가세의 원인을 두 가지 정도로 요약해 볼 수 있다.
하나는 글로벌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는 반증이고, 다른 하나는 지난해 최악의 수출 실적이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속적 수출 증가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으나 일단 순풍을 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연초부터 트럼프노믹스의 출범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기가 오히려 되살아나고 있다는 것이 확연하게 눈에 띈다. 트럼프노믹스가 미국 경제의 호조세를 더 부추기고 있고, 중국이나 일본의 경제도 좋아지는 기미가 더 확실해지는 추세다.
경기의 방향을 가늠하는 중국의 PMI(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가 7개월 연속 기준치 50을 넘어서는 확장세를 보이고 있어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일본의 경우도 수출 호조에 따라 기업의 실적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설비 투자가 2분기 만에 확장되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이에 편승한 국제 원자재값 반등으로 신흥국 경제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글로벌 경기가 좋아지려면 미국과 중국, 즉 G2의 경제가 살아나야 함은 물론 이를 근간으로 선진국과 신흥국이 상호 시너지를 발휘하면서 경기를 견인해야 한다. 이러한 현상은 금세기 들어서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문제는 수면 하에서 웅크리고 있는 복병들이다. 트럼프노믹스의 대외 정책이 아직도 초기 단계에 있다. 보호무역을 전제로 하는 대미(對美) 무역흑자국에 대한 미국발(發) 환율 전쟁이 선전포고 정도에 그치고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환율 변동성은 지금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공산이 매우 크다. 우선 중국과 일본이 타격을 받을 것이고, 우리가 입을 타격도 이에 결코 못지않다. 전면적인 환율 전쟁으로 가지 않더라도 원화를 비롯한 주요국의 통화가 달러에 대해 강세를 보이면 글로벌 무역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미국이 언제 칼자루를 뽑을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다. 그나마 다행스런 것은 미·중, 미·일 간에 전면전으로 치닫는 것을 방어하기 위한 억제 수단이 발동되고 있는 점이다.
자칫 한국 상품 불매 운동으로 확산될 수도 있는 조짐이 도처에 나타나고 있다. 특히 자동차, 스마트폰, 화장품 등은 곤혹을 치를 가능성이 높은 상품들이다. 3월 15일 ‘소비자의 날’에 방영하는 CCTV의 고발 프로그램이 일단 큰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 9월 중·일 간의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열도) 사건으로 시작된 중국인들의 일본 상품 불매 운동으로 인해 일본 브랜드 자동차가 현지 시장에서 다시 회복세로 반전하는데 약 4년이 소요된 점을 감안하면 심히 걱정되기도 한다.
중국 정부 혹은 중국인들이 일본과 한국을 대하는 태도가 다소 다르긴 하지만 절대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인들의 쇼비니즘(chauvinism: 배타적 애국주의)적 행태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어 최악의 국면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 수출을 살려내기 위해서는 호재는 적극적으로 살리고, 악재는 다양한 시나리오 플래닝으로 대응해야 한다. 우선 환율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해 수출 기업의 지속적인 실적 확대와 채산성을 확보해줘야 한다.
환율이 급격하게 하락할 경우 수출 회복세를 일시에 끄트릴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리고 향후 트럼프노믹스가 몰고 올 수 있는 파장에 대해 충격을 최소화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이를 역이용해 경쟁국 대비 우리 수출이 더 순풍을 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중국의 사드 보복에 대해서는 미국과의 공조를 확고히 하면서 미국이 중국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당위성을 피력할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중국에 대해서는 당장 조치를 취하기보다는 중국의 변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한·중 FTA를 통한 1:1 맞대응, WTO 제소, 미·일과 공조 등의 카드를 충전해 중국이 더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못하도록 제어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편으로는 글로벌 경기 회복세를 활용해 수출 시장 다변화를 모색해 나가야 한다. 넥스트 차이나로 부상하고 있는 동남아를 비롯한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의 신흥 유망시장에 대한 공세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
해당 신흥국 시장들이 10대 수출 시장 주변에 위치를 해야 우리 수출이 정상 궤도에 올라설 수 있다. FTA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EU 시장에 대한 수출 확대 노력과 더불어 최근 수년간 부진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일본에 대한 수출도 증가세로 반전시켜야 한다.
또 국제유가 회복으로 플랜트 발주와 탈(脫)석유 산업화에 열을 올리고 있는 중동 시장에 대해서도 다시 체계적으로 치고 들어가야 한다. 무엇보다도 기업의 기(氣)를 살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웃 일본이 하고 있는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
모처럼 살아나고 있는 수출 증가의 불쏘시개를 계속 지피기 위해서 비록 정국이 어수선할 지라도 수출 증가를 지탱해주는 일사 분란한 시스템을 작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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