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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우 칼럼니스트
겸손할 겸(謙)자는 자신을 내세우거나 먼저 가지려 하기 보다는 양보하거나 사양하는 글자다. 흔히 겸손하면 손해를 보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겸손은 오히려 나 자신을 생존하게 하는 마지막 보루라고 다시 생각해야 한다.
과거 중국에 능력 있고 성실한 장수가 있었다. 이는 항상 전쟁에서 다른 병사들을 안전하게 챙기는 것을 열심히 했다. 공격도 선봉에 서고 퇴각할 때도 맨 마지막에서 다른 병사들이 모두 성으로 들어간 것을 확인하고 자신은 마지막으로 들어간 것이다.
당연해 보이는 선행이 오히려 그에게는 비수가 됐다. 다른 장수들이 보기에는 자신들은 비겁하고 그 장수만 혼자서 모든 것을 하는 것으로 비춰져서 시기의 대상이 됐다. 때로는 선행도 남을 배려하면서 해야 한다.
주역에서는 지산겸(地山兼)이란 괘로서 겸손을 설명하고 있다. 하늘아래 높은 것이 산인데 그 높은 산이 낮은 땅 밑에 있는 형상이다. 그만큼 산은 자신을 낮추고 처세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낮게 처신하는 겸손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산은 깎여서 낮아지고 강 바닥은 쌓여서 높아지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니 겸손해야 한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기업에 적용해 보면 프로세스가 직원들과 밑에서 함께 어우러져 있는 상황이다. IT 운영 프로세스가 직원들에게 체질화돼 있기 때문에 성과 창출이 가능한 상황이다.
IT 관점에 겸손을 해석해 볼 수도 있다. IT 조직은 정보시스템을 통해 직접 성과를 내기 보다는 사용자들이 잘 사용해 성과를 내도록 하는 것이 순리다. 간혹 IT가 혁신을 주도했고 그로 인한 성과를 창출했다고 용감히 주장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위에서 설명했던 장수의 경우를 생각하면 된다.
IT 조직은 사용자들을 격려해 주고 정보시스템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것이 효과를 설명하는 제일 좋은 방법이다. 누군가를 통해서 성과를 내야 한다면 성과를 내는 사람을 먼저 칭찬해 줘야 하는 것이다. IT관점에서의 겸손에 대해 소개한다.
IT를 활용해 비즈니스 모델 발굴
경영학의 정의에 따르면 IT는 일반적으로 정보기술이나 신기술을 활용해 기업이 경쟁우위를 갖도록 전략 실행을 지원하는(Enable) 것이다. 정보기술은 다분히 전문적인 분야이므로 일반인들이 이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정보기술을 이해한 전문인력들이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이해해 경쟁우위 기회를 발굴하고 이를 실행해 성과를 창출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IT의 본업이다.
IT가 한창 성장하던 시절 많은 벤처기업들이 성장했고 IT를 무기로 기존의 비즈니스 질서를 파괴하고 막강한 경쟁자가 됐다.
FEDEX는 우편물 배송 사업에 있어서 정보기술을 활용해 우편물의 추적을 고객에게 제공했다. 아마존은 온라인 상에서 서적을 판매하는 모델로 시작했고 물리적 매장이 없이도 백화점 수준의 모든 제품들을 판매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제는 미국의 유명한 Macys 백화점을 위협하고 있다.
이렇듯 정보기술을 활용하면 기존의 프로세스를 통폐합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다. 핵심 역량 확보를 통해 경쟁력을 가지는 것이다.
거창하게 비즈니스 모델까지 얘기하지 않아도 POS(Point of Sale), 빅데이터, 데이터 마이닝 등을 통해 데이터 분석 기술만 잘 활용해도 기존보다 생산성을 향상 시킬 수 있다.
신기술 동향, 환경 변화 주시
전략실행의 조력자가 되기 위해서는 IT 조직도 끊임없이 학습해야 한다. 특히 빠르게 변화하는 IT 환경에서는 조금이라도 변화 트렌드 감지를 게을리 하면 뒤쳐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때로는 새로운 변화 트렌드가 IT 벤더들의 새로운 상술일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굳이 기업의 생산성 향상에 절대 필요한 요소가 아님에도 대세에 휘둘려 섣불리 도입하고 효과가 미비한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한 동안 요란했던 빅데이터도 모든 기업이 아닌 일부 기업에게만 적용할 수 있는 기법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또한 많은 비용 절감을 약속하고 있지만 다수의 목적을 달성하면서 보안측면에서의 제약조건을 해결해야 하는 전제 조건도 존재한다.
신기술을 도입할 때는 반드시 본질을 이해해야 한다. 아닐 경우 기업에 맞지 않는 기술을 도입해 혼란만 가중시키는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
가치 창출 과제지속 지원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사용자들이 가치 창출 과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 단계에 접어들게 되면 IT의 주된 역할이 정보기술 자체보다는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혁신, 개선으로 전환되게 된다.
프로세스 전문인력들이 내재화를 통해 시스템 설계 단계까지 영역을 넓히게 되면 신 사업 추진이나 해외 법인 설립 시 외주 인력이 아닌 내부 인력 주도로 시스템 개발이 가능해진다. 따라서 개발 비용과 운영비용을 동시에 절감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프로세스 데이터 분석을 통해 잠재원인을 발굴하고 프로세스 개선으로 이어지는 성과 창출의 기회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당연히 사용자들과 밀접한 정보 교류 및 소통이 뒷받침 돼야한다. 내재화의 궁극적인 목표는 바로 이러한 협업이다.
외주기업과의 협업모델 보완
IT인력의 내재화까지 완료되면 모든 것을 외주 벤더에 의존했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외주 벤더를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게 된다. 당연한 결과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속담처럼 전에는 보이지 않던 현상이 이제는 눈에 보이기 때문에 문제를 쉽게 찾아내고 해결할 능력이 생긴다.
이제는 미래를 대비해서 IT 자체적으로 조용히 준비해야 할 일이 있다. 외주 벤더와의 협업 방법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 단순한 작업량과 인건비에 근거한 외주비 산정이 아닌 실질적으로 기여한 가치에 따라 외주비를 산정하는 방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외주 벤더가 고객사의 가치창출에 기여한 정도에 따라 작업량의 과다에 상관없이 능력을 인정하고 비용을 산정하는 것이다.
이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내부인력들의 기여부분이 증가한다. 더 경제적인 외주 벤더를 선정해 비용을 지속적으로 줄이는 것이다. 선택의 폭이 다양해진다. 진정으로 저 비용, 고 효율의 IT 운영이 가능해 지는 것이다.
12단계 순환 사이클에 입각해 전개했던 IT 운영 순환모델을 마무리 할 때가 됐다. 본 순환모델의 장점은 IT비용절감도 일회성이 아니며 전체 순환 과정이 있음을 보여주고 진행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특히 IT 혼자만의 개선활동이 아니고 사용자, 외주 기업과 공동으로 진행해야 더 큰 효과를 만들 수 있고 이를 통해 IT의 존재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누차 강조하지만 모든 활동에 기승전결이 있듯이 혁신활동이나 기본 경영활동에도 순환 과정이 있다.
전체를 조망하고 단계별로 진행과정을 점검하면서 추진할 것을 권장하면서 IT 운영 순환 단계를 마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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