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파업 강성귀족노조 등돌린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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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파업 강성귀족노조 등돌린 시민

스카이데일리 기자수첩

이성은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3-10 14:45:51

▲ 이성은 기자 (산업부 1팀)

기자가 취재 중 만난 대다수 광주광역시 시민들은 지역 내 기업 공장노조에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었다. 고연봉의 좋은 환경에서 근무하며 사측에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잦은 파업 역시 한 몫 했다. 한 시민은 “파업은 이제 그런가 보다 하고 있다”며 한 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시민은 이들 노조를 ‘귀족노조’라고 단정하며 “노동자들을 대변한다고 보기 힘들다”며 “자신들만 잘 살려는 모습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아차·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노조는 전국금속노동조합 소속이다. 강성노조로 알려져 있다. 회사의 경영과 시장 상황에 개의치 않고 노조 측만의 이익을 위해 파업 등으로 목소리를 높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이러한 일들은 단순히 사측과 협상에 진전을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기업의 위기를 악화시키거나 또 다른 노동자들을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

지난 9일 전국금속노조는 월 기본금 15만4883원을 올려달라는 올해 임금 인사 요구안을 정했다. 임금 인상 근거는 ▲표준생계비 확보 ▲생활임금 보장 ▲소득분배 개선 등이었다. 하지만 정규직·비정규직 간 임금격차가 심하고 취업난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통계청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300명 이상이 근무하며 노조가 있는 국내 대기업 정규직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401만5000원이다. 반면에 비정규직으로 중소기업에 다니며 노조가 없는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139만2000원이다.

금속노조의 소속된 기업의 근로자들은 대기업에서 고임금을 받으며 정규직 근무자로 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속 노조의 이러한 요구가 대기업·중소기업 간 근로 여건의 격차가 큰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달 14일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서울 종로구 관훈클럽 신영연구기금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 직접 내려가 취재한 내용을 다룬 ‘가보지 않은 길’을 출간했다고 밝혔다.

송 교수는 이 자리에서 책을 소개하며 노조를 비판했다. 그는 “현대차 노동자들이 고임금을 받는 만큼 사회의식을 가졌는지 자문해 봐야 한다”면서 “현대차 노동자들은 지금 노조를 통해서만 세상을 보고 있다”고 일갈했다.

노조가 힘을 얻기 위해서는 그들만의 세상이 아닌 대중들의 지지가 필요하다. 하지만 노조가 요구하는 근로여건과 수시로 일어나는 파업은 지역사회의 시민들과 함께 같은 노동자들조차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 무작정 파업이 답이라는 식의 행보만 보인다면 노조는 기업은 물론 사회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기자가 기아차 광주 공장 인근에서 만난 협력사 관계자는 “다른 2·3차 협력업체들은 얼마나 힘든지도 모른다”면서 “한 번 씩 협력사로 파견을 보내 실정을 알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 측이 한 번쯤 새겨들어야 할 말일 것이다.

이성은 asd3cpl@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