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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희 팀장 ⓒ스카이데일리
얼마 전 지하철 1호선 종각역 인근 피맛골 상권을 취재차 찾은 적 있다. ‘피맛골’은 조선시대 종로를 지나다니는 양반들을 피하고자 서민들이 다니던 길로 음식점이 발달한 게 특징이다.
청진동 일대 재개발로 대형 건물이 들어서면서 피맛골 특유의 분위기는 상당부분 역사 속으로 자취를 감췄다. 이번에 다녀온 취재한 곳은 피맛골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먹자골목 일대 지역이다.
청진동 일대 개발이 해당 상권까지 넘어오는 듯 했으나 현재는 중단된 상황이다. 앞서 해당 상권은 일전에 재개발이 논의되면서 혼란의 휩싸이기도 했다. 아쉽게도 지금은 옛날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가게들이 몇 남지 않았다.
피맛골 초입에 위치한 민들레영토 이상호 대표는 약 20년간 가게를 운영해오면서 피맛골 상권 일대 개발 과정을 지켜본 산 증인이다. 그는 ‘변화’의 이름으로 재개발이 진행되는 피맛골 상권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 대표는 상권의 재개발이 무조건 현대화 쪽으로만 기우는 현상에 대해 특히 안타까워했다.
그는 “옛 상권에는 추억과 문화 그리고 서민 애환이 담겨있다”며 “이곳의 문화는 단순히 시장경제로 접근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본주의 논리가 아닌 문화재 개념으로 접근, 공공재 또는 공유 체제를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기업과 건물주들도 자본주의식으로 접근 할 것이 아니라 임대료를 현실화하고 해당 상권과의 소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취재를 위해 서울시내 여러 상권을 돌아다니다 보면 서민들의 경제활동, 일상 문화 등이 담긴 상권에서 이와 비슷한 문제를 수차례 목격했다. 거리 정비, 도시화 등을 위한 재개발은 분명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또 자연스러운 상권의 변화를 일부러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재개발이 무조건 현대화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현대화가 상권의 활성화와 동일시 되는 것도 아니다. 상권의 재개발은 어디까지나 더 나은 단계로 발전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 상권이 가진 특성에 맞는 합리적인 재개발을 고민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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