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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우 칼럼니스트
기업들 마다 훌륭한 제품으로 부를 축적하고 성장을 이루게 되면 이러한 발전이 끝없이 계속될 것으로 착각 하게 되는 경우가 다 반사다. 특히 공전의 히트 상품인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시장의 변화나 신기술의 등장,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에 둔감해지면 자신들만의 세계를 구축해 그 안에서 나오는 것을 꺼리게 된다. 성숙기가 지나고 쇠퇴기가 오는 것은 자연의 이치다. 아무리 첨단기술로 만들어진 제품도 그 당시에만 첨단이지 시간이 흐르면서 평범한 제품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주역 괘중에 택풍대과(澤風大過)가 있다. 큰 과오를 의미한다. 바람 풍은 때로는 나무로도 해석 된다. 나무들이 물속에 있는 형상이니 썩기 쉬운 상황이다.
기업의 경우 연못은 경영자에, 바람은 전략에 비유된다. 경영자들의 무사안일과 근시안적인 결정은 전략의 경쟁력을 감소시키고 이어지는 잘못된 판단은 기둥이 뿌리째 뽑힐 수 있는 과오가 된다.
시장이 성숙기를 지나고 쇠퇴기에 진입하면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탈출할 것을 준비하거나 마지막 틈새시장에서 최종 승자가 되기 위해 피치를 올린다.
일례로 얼마 전 S그룹의 신제품은 무리한 일정과 과도한 기능 추가로 인해 제품에 화재가 발생했다. 때문에 S그룹은 전 제품 리콜이라는 극약 처방을 했다.
스마트폰 시장도 아이폰으로부터 출발한지 올해로 10년이 됐다. 출시 초기와는 달리 지금은 후발 경쟁자들도 무섭게 추격하면서 레드오션으로 변해가고 있다.
다시 말해, 성장 가능성 및 수익성이 예전에 비해 줄어들 수밖에 없는 단계다. 이런 상황에서 경쟁자를 압도하기 위해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출시시기도 앞당기려 하다 보니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한 것이다.
특정 기능 몇 개를 추가한다고 해서 레드오션이 블루오션으로 바뀔 것도 아닌데 경쟁자들이 금방 쫓아오는 상황에서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있었는지를 되물을 수밖에 없다. 결국 너무 잘하고 있었기 때문에 당연시 한 것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이 과정에서 주의할 점들을 살펴보자.
역량을 너무 과신하지 말자
이 시기가 되면 어느 날 갑자기 놀라게 된다. 더 이상 제품의 경쟁력이 살아나지 않고 저하되기 시작한다. 시장도 정체 되고 수익성은 악화된다. 스마트 폰의 경우를 보더라도 지금의 시장은 확연하게 정체되는 것이 보이며 경쟁은 계속해서 치열해 지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심하게 말해 기존 스마트 폰 사업자들의 경우에는 철수를 검토하는 대안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치킨게임으로 시장이 변할 경우 더 이상 매력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이 상황을 자신들의 시각 내지는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착각하고 싶어 한다. ‘시장은 내가 만들면 된다’ ‘아직도 기회는 많다’고 현재에만 충실한채 미래를 내다볼 생각은 안 하게 된다.
자신이 원하는 미래 모습만을 그리고 있으니 기존의 방식을 답습할 수밖에 없다. 창조적 파괴란 말이 무색해 진다. ‘보이는 실물은 실제 보다 더 가까이 있다’는 자동차 사이드 미러의 문구처럼 추격자들과의 격차는 훨씬 더 가깝지만 못 느끼고 있다.
한계를 인식해야 한다
과연 한계는 없는 것인가. 치킨게임 상황이 전개돼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과정은 순탄할 수 없다. 구조조정, 인력감축, 극한의 원가절감 등 노력대비 성과는 미비하지만 생존을 위해 마지못해 해야할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한계를 인정하게 되면 새로운 방법이 보이게 된다.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 구분되면서 선택지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다 잘 하려고 하는 것은 사실상 욕심이다.
또한 포기에 따른 대안을 찾게 된다. 새로운 제품이나 사업을 준비하고 추진하는 일에 눈을 뜨게 된다. 나의 능력을 제대로 알고 있다면 방법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하지만 그 이상을 하려고 하면 생고생만 하며 답도 얻지 못하고 좌절하거나 포기하게 된다. 컴퓨터를 만들던 애플이 스마트 폰으로 기존 휴대폰 시장의 판도를 바꾸리라 예측한 사람은 고 스티브 잡스 외에는 없었을 것이다.
‘하면 된다’는 과욕은 금물
앞선 두 과정을 무시하는 경우도 자주 등장 한다. 가장 위험하고 무모한 생각인 ‘하면 된다.’가 사람을 잡게 된다. 치고 빠지기 전략도 때론 훌륭한 전략이다. 빠져야 할 때를 모르고 ‘못 먹어도 Go’를 외치기 시작하면 화를 입게 된다.
남들을 따라가기만 할때는 그들이 그 동안 찾은 해답이 있기 때문에 무조건 하면 된다. 반면 새로운 기능을 보완하거나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것은 누구도 답을 모르는 일이기 때문에 일단 저지르고 보완하는 전략은 방향을 찾지 못할 수도 있다.
물론 사전 준비가 많이 돼있는 경우는 다르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그 과정에서 기회를 발견할 수도 있고 이를 토대로 신제품 발굴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를 위해서라도 ‘빨리빨리’ ‘하면 된다’는 생각은 버리고 ‘차근차근 제대로 하자’는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인류가 발명한 수많은 제품이나 이론들도 기존의 것을 정확히 파악하고 개선점을 찾아서 이룩한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전지전능한 사람이 홀로 만들어 낸 것이 아니다.
생각과 다른 결과로 혼란에 빠짐
종전 방식대로 힘차게 밀어붙였지만 미처 확인하지 못했던 사소한 것에 발목을 잡혀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경우도 있다. 혼란에 빠지게 된다. 대책 수립도 만들기 힘들다.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발생해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예전의 방법이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
기술자, 전문가들의 의견은 무시한 채 무리한 조기 납기, 과다한 기능 추가 등을 경영자들이 밀어붙이다 보니 제품의 품질을 검사할 시간이 충분하지 못한 상황도 발생한다. 제품이 출하되고 난 후에 발생하니 돌이킬 수 없게 되고 품질 검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원인을 찾지 못하고 시간만 소비하게 된다.
결국 이 단계에서 제일 중요한 사항은 경영진들의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판단과 의사 결정이다. 한 순간의 무모한 결정은 그 피해가 너무도 크다. 후유증도 오래 지속되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때로는 과거의 성공을 잊어야 새것을 만들 수 있다. 상황인식을 제대로 하고 문제의 근원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모든 문제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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