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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호타이어 인수에 참여한 중국 업체 더블스타가 채권단과 지난 13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면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배수의 진을 치고 있는 상황을 보이고 있다. 박 회장은 채권단에 컨소시엄 구성을 요청하면서 물러 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진은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전경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을 꿈꾸는 박삼구 회장 앞에 중국 더블스타가 등장하며 치열한 경영권 확보 전쟁이 전개되고 있다.
당초 박 회장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뛰어든다는 복안이었다. 우선매수청구권을 쥐고 있는 만큼 유리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채권단의 생각은 달랐다. 박 회장이 갖고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이 박 회장 개인에 부여된 권한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박 회장은 “컨소시엄이 허용되지 않을 경우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하며 채권단 설득에 나설 뜻을 시사했다. 이 틈을 비집고 등장한 것이 더블스타다. 지난 13일 채권단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정도로 금호타이어 인수에 속도전을 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양 측 모두에 우려감을 표했다. 누구의 품에 들어가게 되더라도 금호타이어가 과거의 명성을 되찾는 것이 사실 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중국에 넘어갈 경우 제2의 쌍용자동차 사태가 예견되지만 박 회장이 인수한다 하더라도 금호타이어의 경쟁력에 도움이 될 것인가에 대해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세계 13위 넘보는 34위…인수시 중국 제1 타이어업체 성장 “속내 의심스러워”
▲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더블스타가 만약 금호타이어 인수에 성공한다면 중국 1위 업체로 발돋움 할 수 있게 된다. 현재 더블스타는 중국 칭다오·시안에 공장을 운영 중이다. 금호타이어는 남경·천진·장춘 등에 공장이 들어서 있다.
인수 성공 시 중국 내에서만 연 생산 2000만개가 가능해진다. 또한 금호타이어는 미국 조지아 공장도 갖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한 층 강력해진 보호무역주의도 해결하게 되는 셈이다.
지난 1921년 설립된 더블스타가 타이어사업에 뛰어든 시기는 2002년 트럭·버스용 타이어 제작업체 화칭그룹을 인수하면서 부터다. 2005년 동펑타이어를 사들여 승용차용 타이어 생산도 가능하게 했다. 이를 기반으로 더블스타는 세계 유일의 소방차용 타이어 생산도 이뤄냈다.
금호타이어는 SUV·겨울용·친환경·전투기용 등 다양한 타이어 제조기술을 보유했다. 더블스타 품에 금호타이어가 들어서게 될 경우 중국업체 성장의 제물이 될 승산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삼구 금호타이어 인수, 새로운 위기 맞을 수도”…장미대선 정치권서도 화두
업계는 더블스타의 인수만큼이나 우려하는 것이 박삼구 회장의 인수다.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타이어 지분 42.1%를 확보하기 위해 9550억원을 마련해야 한다. 박 회장과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서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이 때문에 박 회장도 컨소시엄을 추진했던 것이다.
만약 채권단이 컨소시엄을 통한 인수방법을 받아들여 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에 도움을 준다 하더라도 문제는 곳곳에 산재해 있다는 지적이 많다.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은 투자여력을 감당하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2010년부터 순이익과 순손실을 번갈아 기록할 만큼 고르지 못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2010년과 2011년 각각 511억원, 26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금호타이어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줄곧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2015년 67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 했으며 지난해 역시 379억원의 순손실을 나타냈다.
박 회장이 인수할 경우 독자적인 실적개선에 나서야 하는 금호타이어의 전망도 밝지 못한 상황이다. 워크아웃 등을 거치며 연구개발 인력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경쟁력이 약화된 점이 지적됐다.
선제적인 추가 투자가 요구되는 상황이지만 인수 과정에서 대규모 지출이 불가피한 박 회장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당분간 추가투자에는 선뜻 나설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 역시 암울한 전망의 이유가 됐다.
더욱이 투자은행 업계에서 지난달 박 회장이 인수자금 확보를 위해 8000억원 가량의 대출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수여력까지 의구심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그런데 현재 박 회장은 2015년 금호산업 인수 때 발생한 부채 6000억원도 상환하지 못한 상태다.
▲ 박삼구(사진) 회장은 컨소시엄을 통해 전략적 투자자(SI)를 확보하기 위한 행보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박 회장과 중국 업체 모두 인수 자격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금호타이어가 중국 업체에 넘어가 ‘제2의 쌍용차 사태’가 걱정되지만 박 회장에게 인수되더라도 새로운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스카이데일리
박 회장은 “재무적 투자자(FI)만으로 인수자금을 마련하기에 큰 부담”이라며 “컨소시엄을 통해 전략적 투자자(SI)를 확보하는 방안을 채권단이 열어주지 않으면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회장이 포기할 경우 금호타이어는 SPA 계약을 체결한 더블스타 품에 들어가게 된다.
장미대선이 예고된 정치권에서도 금호타이어 문제는 화두로 부상했다. 중국에 금호타이어를 넘겨 ‘제2의 쌍용차 사태’가 발생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채권단을 압박하기 시작한 셈이다.
일각에서는 박 회장이 보유한 우선매수청구권을 국내 제3자에 양도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 편입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중국 유출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에 돌아가더라도 안정적 경영이 의심스러운데 차라리 금호아시아나도 더블스타도 아닌 제3자의 국내 기업에 인수돼 안정적 경영을 이끌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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