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 시급한 문재인 언론관 ‘충격적’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데스크칼럼

스카이데일리 칼럼

김신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3-27 00:02:33

▲ 김신 편집이사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 인용되면서 19대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5월 9일 새로운 대통령은 뽑는 ‘국가적인 빅 이벤트’가 진행된다. 정치권은 연일 떠들썩하다. 그동안 잠룡 혹은 유력 정치인 등으로 불렸던 걸출한 인물들은 하나 둘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이번 대선은 사실상 야당 인사들 간에 불꽃 튀는 경쟁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의 비선실세 파문으로 집권여당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보수 정당의 소속 대선 후보들 중 단 한사람도 지지율 10%를 넘지 못하고 있는 현상이 이를 반증한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야권 내에서도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로 꼽힌다. 같은 당의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등도 타 후보에 비해서는 비교적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긴 하지만 문 전 대표의 지지율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다. 큰 이변이 없는 한 그의 당선은 ‘떼어 놓은 당상’이라는 견해도 적지 않다.

실제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MBN·매일경제 의뢰로 실시한 3월 4주차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 전 대표는 지지율 35.0%를 기록하며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안 지사가 17.0%로 2위,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12.5%로 3위를 기록했다.

같은 당 소속의 문 전 대표와 안 지사의 지지율 합이 52%나 된다. 민주당 경선을 통해 한 명의 대선후보가 선정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사실상 이들 두 사람 중 경선에서 승리한 사람이 대선후보가 된다. 물론 경선에서 패배한 인물의 지지율이 그대로 넘어간다는 가정하에서다. 문 전 대표의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배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얼마 전 문 전 대표가 보인 행태는 상당한 우려를 낳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21일 MBC ‘100분토론’에 출연해 상대 후보와 토론 중 대뜸 MBC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MBC에 대해 ‘심하게 무너졌다’고 표현했다.

또 “공영방송으로서 언론의 자유와 공공성 회복이 시급하고, 해직기자들의 복직이 즉각 이뤄져야 한다”며 “나아가서는 정권이 방송을 장악하지 못하도록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반대로 생각하면 ‘그동안 MBC는 정권에 의해 좌지우지됐으며, 공공성도 훼손된 상태’라는 것과 같은 의미로 해석된다. 물론 문 전 대표 지지자들은 이런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없겠지만 ‘언론의 기능’을 염두하고 생각하면 당시 발언은 ‘언론탄압’으로 해석될 여지도 충분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현 상황에서 문 전 대표가 대선후보 중 당선에 가장 가까이 다가선 인물이라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 큰 이변이 없는 한 그의 이름 뒤에 ‘대통령’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가능성이 크다. 대한민국 전 언론이 MBC를 대했던 문 전 대표의 태도를 무겁게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제2, 제3의 MBC가 나오지 말란 법은 없다.

흔히들 ‘언론(言論)’을 민주주의의 근간이라 부른다. ‘사상표현(思想表現)’의 주체라는 점에서 절대적 자유를 인정받는다. 물론 공익성이 뒷받침될 때에 한해서다. 헌법에서도 역시 ‘모든 국민은 언론의 자유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는 행위는 곧 헌법을 부정하는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법에 위배된 행위로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된 상황에서 유력 대선주자인 문 전 대표가 MBC를 향해 내뱉은 발언은 국민들을 불안케 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자칫하다간 연거푸 대통령 탄핵을 봐야하는 ‘불행한 국민’으로 전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언론은 국민의 입이다. 문 전 대표는 언론을 향해 공개적으로 날 선 비판을 가했다. 당시 발언이 국민의 입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선전포고로 느껴지는 것은 비단 누구 한 사람만의 감정이 아니기에 충분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문재인 전 대표의 언론관을 철저히 검증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김신 s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