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앞둔 강남판자촌 또 불…“신연희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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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데일리 포토…구룡마을 화재

헬기 4대 소방차 57대 대원 342명 투입 진화…연기흡입 주민 1명 후송

박미나·유은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3-29 13:07:26

▲ 구룡마을 주민이 화재가 난 현장을 등진 채 나오는 모습. 주민들은 그간 화재가 빈번하게 발생했던 구룡마을에 대책이 부족했음을 지적하며 강남구에서 제공한 도시락도 마다한 채 원성의 목소리를 냈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개발을 앞둔 서울 강남의 마지막 판자촌 ‘구룡마을’이 화마에 휩싸였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 46분께 구룡마을 제7B지구 교회 인근 재활용 분리수거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판자촌으로 번졌다.

신고 직후 소방당국은 소방본부장이 비상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소방차량 57대, 342명의 인력이 동원돼 진화작업을 펼쳤다. 구룡마을 배후 대모산으로 번질 것을 우려해 산림청과 중앙특수구조단 소방헬기 4대도 투입됐다. 불은 2시간만인 오전 10시 46분 진화됐다. 현재는 잔불정리가 이뤄지고 있다.

인명피해도 있었다. 연기를 마신 주민 1명이 병원에 후송됐다. 또 다른 주민 2명은 연기를 흡입해 어지럼증을 호소했으나 경미한 수준이라는 것이 현장 관계자 측 설명이었다.

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망연자실했다. 주민회관 등에 모여 신연희 강남구청장을 향한 거센 비난을 쏟아내는 상황이다. 구청 측에서 제공하겠다는 도시락도 거부했다.

앞서 구룡마을은 지난 2014년 대형화재가 발생해 주택 16개동이 전소돼 1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바 있다. 판자촌 구조상 화재에 취약할 수밖에 없어 그동안 화재가 빈번하게 발생해왔음에도 구청이나 시에서 제대로 된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는 것이 주민들의 목소리다.

구룡마을은 1980년대 말 서울아시안게임과 서울올림픽으로 인해 갈 곳을 잃은 주민들이 하나둘 모여 형성된 판자촌이다. 2000년대 중반부터 개발 계획이 논의됐지만 개발방식 차이 등으로 사업이 지지부진했던 곳이다.

지난해 11월 서울시 제20차 도시계획위원회에서 구룡마을 도시개발구역지정 및 개발계획 수립(안)이 수정·가결됨에 따라 개발이 가시화 됐다. 수립안에 따르면 SH공사가 구룡마을 토지를 모두 수용하고 난 후 개발이익의 일부를 토지주에게 돈으로 보상하는 방식이다.

서울시는 구룡마을 개발 사업을 내년 실시계획 인가, 오는 2018년 착공, 2020년 말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곳에는 총 2692세대의 아파트가 들어서고 이 중 1107세대는 임대할 예정이다. 주민들은 거주민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은 결정이라며 반발을 이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