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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5월 갑작스럽게 치러지게 된 대선으로 4·5월에 예정돼 있던 전국의 많은 지역행사들이 잇따라 취소·연기되면서 상춘객을 기대했던 관련업체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내달 17일부터 선거일까지 전국 예비군훈련 일정도 연기돼 도시락 업체들 역시 침울하다. 사진은 예비군 훈련을 마치고 퇴소하는 모습 ⓒ스카이데일리
오는 5월 치러지게 될 이른바 장미대선으로 특수를 보는 업체들이 있는가 하면 그 반대로 피해를 보는 업체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직선거법 제86조에 따르면 지자체장은 선거일 60일 전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사를 개최·후원 할 수 없게 돼 있다. 갑작스럽게 대선일이 확정됨에 따라 상당수 지역행사들이 취소·연기되면서 상춘객 특수를 기대했던 전국의 지자체들과 관련 행사업체들이 잔뜩 울상을 짓고 있다.
선거운동기간인 내달 17일부터 5월 9일까지 전국 예비군훈련 일정도 연기된다. 또한 올해 첫 선거권이 주어지는 1998년생들 중 5월 10일생까지만 선거가 가능하다. 곳곳에서는 “중요한 선거지만 갑작스럽게 정해지면서 혼란스럽고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축제의 4·5월 공칠판”…장미대선 탓 축제·행사 연기 혼란 가중
대선일이 조기에 치러지면서 가장 분주해진 곳은 각 지자체다. 선거법 저촉을 우려해 급하게 행사를 취소하거나 연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바뀐 일정에 따른 부대비용 소요 및 경제적 손실에 대한 우려감까지 제기된 상황이다.
경기도 안산시가 후원하는 ‘안산 펫 케어 페스티발’은 당초 5월 5일에서 7일까지 열릴 예정이었으나 한주 미뤄 12일에서 14일 개최된다. 행사 관계자는 “예매처에 연락해 기존 일정으로 발급된 티켓들을 일괄 취소한 뒤 재차 날짜를 변경해야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기존 날짜로 홍보물을 배부하는 등 일처리가 상당수 진행된 상태에서 날짜를 바꿔야 해 할 일이 많이 늘었다”며 “바뀐 일정을 별도로 공지해야함은 물론이고 이 과정에서 추가인건비도 발생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해당 행사에 참여하려던 이자영(가명·45·여) 씨는 금전적 손해까지 감수해야 했다. 제주도에 거주하는 이 씨는 이번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비행기·숙소·렌터카 등을 예약해놨지만 장미대선으로 행사 일정이 변경되는 바람에 기존 예약을 취소하고 새로 예약을 진행해야 했다. 이 씨는 이 과정에서 추가수수료를 물었다.
▲ 대선일이 확정되면서 선거법 저촉을 우려한 안산 펫 케어 페스티발측은 5월 5일부터 7일까지 예정된 행사를 대선 이후인 5월 12일부터 14일까지로 변경했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펫케어페스티발 행사 모습(사진 위쪽·펫케어페스티발측 제공)과 일정 변경에 대한 안내 공고문 [사진=펫케어페스티발 홈페이지 화면 캡쳐]
대구시가 주최하고 대표적인 지역행사로 자리매김한 ‘대구 컬러풀 축제’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당초 5월 6일과 7일 진행된 행사는 27일과 28일로 변경됐다. 대선일이 확정된 후 주최 측이 가장 먼저 한 행동은 섭외자들과 일정조율이었다.
이곳 관계자는 “축제의 선거유세전으로 변질될까 우려돼 선거일이 확정된 직후 긴급회의를 통해 일정을 4주간 연기하게 됐다”며 “덕분에 담당자들이 현재 상당히 분주한 상황이다”고 전했다.
울산 남구 수암상가시장은 지난해 소상공인진흥공단이 선정하는 ‘골목형 육성사업’에 선정됐다. 이에 4월부터 10월까지 약 6개월 동안 매주 주말(금·토)에 야시장을 열었다. 상인회 측은 매주 5000명에서 8000명 가량의 방문객이 야시장을 찾았으며 전체적으로 약 35%의 매출 상승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해당 야시장은 올해에도 행정자치부 주관 야시장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지난해보다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해 4월부터 야시장을 개최하려 했으나 장미대선으로 인해 야시장 개장 시기가 5월 12일로 미뤄지게 됐다.
본격 나들이 철인 4·5월을 맞아 고객 맞이할 준비하고 매출상승효과를 기대했던 상인들로선 찬물을 끼얹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지난해 야시장에서 판매된 한우만 1일 3500~4000만원가량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억 단위 매출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밖에도 △부산과학축전(4월 15~16일) △대구 ‘앞산 빨래터 축제’(4월 29~30일) △경기도 수원시 ‘2017음식문화축제’(4월 29~30일) △안산시 상록구 사2동 벚꽃축제(4월) △관악구 강감찬축제(4월 28~29일) △부산 수영구 ‘제17회 광안리어방축제’(4월 28~30일) 등 행사가 대선 이후로 연기됐다.
미뤄진 예비군, 당혹스런 도시락납품업체…실망감 된 첫 선거 기대감 ‘시무룩’
▲ 대선 일정이 앞당겨지면서 올해 첫 선거권을 기대했던 대학 새내기가 된 1998년생들 중 약 40만명은 불과 몇 개월 차이로 참정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됐다. 사진은 지난 2일 건국대학교 입학식 ⓒ스카이데일리
예비군훈련장에 도시락을 납품하는 업체들도 매출에 타격을 입게 됐다. 대선 일정이 갑작스럽게 앞당겨지면서 훈련 일정이 연기됐기 때문이다. 예비군훈련의 경우 혹서기·혹한기를 제외한 기간에 집중된다.
연기된 훈련들의 경우 계획된 보충훈련 등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 도시락업체들의 경우 납품 일수가 감소하게 되는 부분이다. 이 때문인지 취재 중 접한 상당수 업체 관계자들은 답변하기를 꺼려하는 등 실망스러움을 표출하는 모습이었다.
어렵게 입을 연 한 도시락업체 관계자는 “통상 200개에서 300개 사이의 도시락을 하루에 납품하는데 개당 6000원씩 판매되고 있으니 1일 매출액만 최소 120만원에서 180만원에 달한다”면서 “약 3주간 훈련이 전면 연기됨에 따라 아쉽지만 어쩌겠느냐”고 아쉬움을 전했다.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1998년생들 중 상당수는 시무룩한 반응이다. 계획대로라면 돌아오는 대선 때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던 이들 중 5월 11일 이후 출생자에게는 투표자격이 주어지지 않는다.
현행 선거법상 대통령선거에 참정권을 가진 이는 만 19세 이상의 성인이다. 선거일인 5월 9일을 기준으로 이날 자정께 성인이 되는 1998년 5월 10일생에게만 투표권이 주어진다. 1998년생들 중 투표권을 갖지 못한 5월 11일 이후 출생자는 39만1406명이다. 이는 그 해 태어난 출생자의 약 58%에 달하는 수치다.
1998년 7월생인 이미르(남·19) 씨는 “대통령 국정농단과 탄핵정국 등을 거치며 성인이 된 만큼 진정한 민주주의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었다”며 “나라를 이끌어갈 차기 대통령을 직접 선출하고 싶었으나 참 아쉽게 됐다”고 말했다.
▲ 1998년생 연예인들 중 5월 11일 이후 출생해 생애 첫 투표를 잠시 미루게 된 연예인들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트와이스 다현(김다현), 여자친구 신비(황은비), 배우 서신애, 가수 MC그리(김동현) [사진=뉴시스]
같은 7월생인 정치영(남·19) 씨는 “고작 몇 개월이 모자라 대통령을 내손으로 뽑기 위해 앞으로 5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며 안타까워했다. 6월생인 문유성(남·19) 씨도 “술도 담배도 살 수 있는 나이가 됐으나 선거권을 행사하지 못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예계에서도 선거하지 못하는 연예인들이 주목받고 있다. ‘대세 걸그룹’ 트와이스 다현(김다현)은 1998년 5월 28일생이다. 불과 18일 차이로 투표권 행사가 불발됐다. 여자친구 엄지(김예원)는 1998년 8월 19일생이며, 같은그룹 신비(황은비)도 1998년 6월 3일생인 관계로 이번 장미대선에서 투표하지 못한다.
이 밖에도 △MC그리(김동현·1998년 11월 10일생) △러블리즈 예인(정예인·1998년 6월 4일생) △서신애(1998년 10월 20일생) 등도 생애 첫 투표를 잠시 미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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