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흥행 포켓몬고 뒷북투자 S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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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흥행 포켓몬고 뒷북투자 SKT

스카이데일리 기자수첩

유은주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4-03 03:23:30

▲ 유은주 기자 (산업부)

증강현실(AR)게임 ‘포켓몬고’가 출시된 것은 지난해 여름이었다. AR 사상 최대 흥행작으로 불리는 포켓몬고의 첫 서비스 대상국가에 우리나라는 제외됐다. 실제 지역을 근거로 게임이 작동되는 만큼 일부 지도표기 등에 있어 정부가 제동을 건 것이다.

하지만 전 지역이 안 되는 것은 아니었다. 일부 지역에서 포켓몬고 서비스가 가능했던 것이다. 대표적인 곳이 속초였다. 포켓몬고로 인해 때 아닌 관광특수를 누리기도 했다. 하지만 서비스 등이 제한적이었던 만큼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국내에 정식으로 서비스 된 것은 지난 1월이었다. 그리고 지난달 24일 SK텔레콤은 포켓몬고 제작사 나이언틱과 손을 잡았다. 전국 4000여개 SK텔레콤 T월드 매장을 ‘포켓스톱’과 ‘체육관’으로 지정한 것이다.

포켓스톱은 게임 상에서 포켓몬을 잡기 위해 필요한 ‘포켓볼’을 획득하는 장소다. 체육관은 이용자들 간 대결이 펼쳐지는 곳이다. 실제 위치에 기반해 게임이 실행되는 만큼 많은 이용객들을 불러일으키겠다는 포석이었다. 실제 SK텔레콤 측은 자사 고객에 한해 오는 6월 말까지 포켓몬고 게임 실행 중 발생되는 데이터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뒷북이라는 지적이다. 사실 지난해 속초 사례를 들며, 그리고 포켓몬고가 서비스 직후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는 점을 들어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실제 게임 출시 후 인기는 높았다. 하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1월 말과 2월 초까지 600만명대를 유지했던 포켓몬고 주간 이용자 수는 지난달 6일부터 12일 사이 345만명을 기록할 정도로 급격히 식는 분위기다. 지난달 말에는 270만명대로 재차 감소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에 나이언틱 측이 대규모 업데이트와 마케팅 제휴 등의 승부수를 내놓고 있지만 영 신통치 못한 것이 사실이다.

심지어 ‘망 중립성’에 위배된다는 지적까지 제기됐다. 자사 이용자에 한해 데이터를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SK텔레콤의 발상이 인터넷 통신망 사업자가 인터넷망을 통해 사업하는 기업과 이용자를 어떠한 차별 없이 동등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원칙을 위반했다 주장이다.

사실 SK에 앞서 포켓몬고를 통한 집객효과를 노렸던 기업이 있었다. 롯데그룹이다. 앞서 롯데도 나이언틱과 제휴를 체결했다. 롯데가 운영하는 패스트푸드점 롯데리아와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포켓스톱화 한 것이다. 하지만 실질적인 집객효과는 미미하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물론 포켓몬고의 인기가 이대로 사그라들지 않고 재차 인기를 얻을 수도 있다. 그러나 빠르게 소비 패턴이 바뀌는 현대사회에서 포켓몬고 인기가 재차 부흥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SK텔레콤과 나이언틱 간의 협업이 부디 ‘독’이 아닌 ‘득’이 되기를 바라는 바람이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

다만 롯데의 전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지 못했다는 점이,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논란거리마저 발생했다는 점이 아쉬울 뿐이다.

유은주 dwdwdw0720@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