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망대해 실종 8명에는 왜 무심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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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망대해 실종 8명에는 왜 무심한가

스카이데일리 기자수첩

김성욱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4-12 00:01:40

▲ 김성욱 기자 (산업부)

지구 반대편 우루과이 인근 남대서양 망망대해서 대형 화물선 한 척이 지난달 31일 침몰했다. 스텔라데이지호였다. 이곳에는 한국인 8명, 필리핀인 16명이 탑승해 있었다. 지금까지 구조된 인원은 필리핀인 선원 둘 뿐이다.

사고 해역을 수색 중이던 미군 초계기가 구명벌로 추정되는 물체를 발견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지만 현재까지 발견된 것은 전무하다. 망망대해에 방치된 22명의 선원들, 그리고 그 중 8명의 한국인들.

하지만 이들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저조하다. 사고본부가 차려진 폴라리스쉬핑 부산해사본부에는 본격적인 대선레이스가 시작됐음에도 누구 한 명 찾아오는 이 없는 상태다. 지역 정치인들의 무관심 역시 마찬가지다.

육상에 다다른 세월호에 대한 관심과 사뭇 대조되는 부분이다. 목포 신항을 찾는 정치인들은 여럿이지만 부산해사본부를 찾은 이들은 드물다. 지난 11일 담당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윤병세 외교부장관이 전부였다.

세월호를 향한 안타까움을 질타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국민의 생명 하나하나가 값지고 소중하다는 관점에서 실종된 스텔라데지이호 선원들에 대한 부족한 관심이 아쉽다는 것이다.

실종된 조정익 선장은 중풍에 걸린 어머니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배를 탔다. 3항사 윤동영 씨와 3기사 문원준 씨는 군 대체 복무 중이었다. 실종 선원 모두 다 가슴 아픈 사연을 갖고 있다.

당국의 미흡한 초기대처도 아쉬운 부분이었다. 컨트롤타워를 국민안전처로 해야 할지 해양수산부 또는 외교부로 할지 여부를 놓고도 우왕좌왕했다. 현재 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는 전무하다. 선사가 중심이 된 비상대책반이 전부다. 사고 원인 등을 조사하기 위한 특별조사부는 침몰 9일 만에야 꾸려졌다.

사고 해역의 수색상황이 실종자 가족들에 제대로 시시각각 전해질리 만무했다. 급기야 실종 선원들 가족들이 직접 외교부를 찾아 비상상황실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할 정도였다. 외교부 요청으로 미군 해상 초계기가 지난 8일부터 사고해역을 수색한 점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전반적인 대처는 다소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이벤트를 앞두고 있다. 자기 정부의 수장을 뽑는 투표다. 대통령이 공석인 지금 이 순간도 국민 개개인은 각자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들을 지켜야 할 의무는 국가에 있다. 실종선원들은 바로 우리의 국민이다. 망망대해에 남겨진 그들을 위해 관계 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기대한다.

김성욱 ukzzang678@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