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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마을 개발의 지름길, 대화와 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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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해성기자(hsgil@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4-21 12: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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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해성 기자(부동산부)
최근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지난달 발생한 화재로 거주지를 잃은 구룡마을 피해 주민 24가구가 이주를 완료했다고 지난 주말 보도자료를 냈다.
 
사진 속 변창흠 SH 사장과 이재민이 환하게 웃고 있었다. 사진 속 이재민은 화재 후 임시대피소에서 만났던 어르신이었다. 당시 취재상황이 떠올랐다. 당시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어디선가 가져온 옷더미에서 바지를 고르고 있었다.
 
이 어르신을 포함한 43명은 구룡마을 내 소망교회에 마련된 임시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한 이재민의 말이 기자의 귀를 의심하게 했다. 화재가 발생한지 3일이 지났음에도 강남구청으로부터 구호물품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이유가 기가 막혔다. 강남구청이 법적으로 지정한 임시대피소(주민센터)에서만 구호물품을 지원한다는 것이었다. 임시대피소 주민들에 속옷·칫솔·치약 등 생필품을 제공한 것은 대한적십자사였다.
 
당시 한 주민은 “지금 강남구 주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데, 원리원칙만 내세우는 강남구청을 이해할 수가 없다”며 “소외되고 차별 받는 곳이 구룡마을 주민들이다. 개발 때문에 빨리 나가기만을 바라는 것 같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30년간 구룡마을은 무허가 건물이라는 이유로 국가로부터 가장 기본적인 생활권을 존중받지 못했다. 대부분 가정은 제대로 된 전기나 수도는 물론 화장실도 갖추고 있지 않은 상태다. 집집마다 LPG 가스통이 2~3개씩 놓여 있고, 노출된 전깃줄 탓에 누전사고의 위험이 항상 도사린다.
 
열악한 환경이지만 ‘강남의 마지막 남은 금싸라기 땅’이란 개발 논리 탓에 해법이 분분한 실정이다. “어떻게 개발하느냐”, “수익을 누가 더 갖느냐”를 두고 서울시와 강남구의 갈등은 지속됐다. 실제로 2009년 이후 이곳에는 15번의 화재가 발생했다. 서울시·강남구 간 다툼이 진행되는 동안 화재에 대한 두려움은 주민들 몫이었다.
 
지난해 11월 강남구청은 구룡마을을 100% 수용사용방식 공영개발로 확정했다. 개발방식을 결정하면서 주민에게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한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주민들과 논의되지 않은 일방적인 통보였다.
 
현재 구룡마을에는 1000여가구가 남아있다. 판자촌이라는 마지막 종착지까지 온 그들은 더 이상 뒤로 갈 곳이 없다. 이들도 모두 관할 행정기관인 강남구청이 챙겨야 할 구민들이다.
 
대화와 존중이 필요하다. 화재가 났을 때만 찾을게 아니라 그들에 귀 기울이길 당부한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대화와 존중이다. 어쩜 이것이 개발에 속도를 내는 지름길일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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