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숱한 논란과 우여곡절을 거치며 15년간의 대역사(大役事) 끝에 완공된 새만금 방조제에 19대 대선 후보들의 관심이 아주 높다. 방조제 건설에 이어 이제 본사업이라고 할 새만금개발사업을 본격 진행해야 하기 때문인데, 대선 후보들은 나름대로 자신들의 거창한 공약들을 내걸고 있다. 그만큼 새만금 사업은 대한민국의 국운을 결정하는 사업인 것이 분명하다.
새만금 사업의 다른 이름은 ‘모든 미래도시의 원형(原型)’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새만금 신도시 ‘아리울’에 있다. 한 마디로 우리의 손으로 전 세계인들에게 가까운 미래도시의 스탠다드를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구상이니 사실 가슴이 뛴다. 이를 위해 미국 뉴욕 맨해튼의 5배나 되는 땅에 ‘전혀 새로운 미래형 도시’를 건설하겠다는 목표를 야심차게 내걸었다. 신도시 규모는 당연히 전 세계 최장 규모의 방조제 길이에 이어 또다시 전 세계 최대 수준이다.
이 같은 프로젝트는 대통령이 진두지휘하지 않으면 안 될 사업이다. 과거 개발시대에 대통령이 모든 것을 직접 챙긴 것처럼 최고의 권력가가 강한 소신을 갖고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지 않으면 안 될 사안이다. 아니면 대통령의 의지 하에 전혀 새로운 자치권을 주어야 한다. 다행인 것은 대선 후보들이 아리울 개발에 발 벗고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나선 점이다. 후보들의 공약을 보면 새만금사업이 방조제처럼 좌충우돌하지 않고 일사천리로 개발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새만금개발에 가장 큰 관심을 표명했다. 그는 새만금에 ‘1국가 2체제’ 수준의 자치권을 부여하겠다는 공약까지 내걸었다. ‘새만금특별행정구역’을 설치해 대통령의 통치권이 미치지 않는 자율권을 부여하겠다는 도시건설을 약속한 것인 만큼 그야말로 파격이다. 실제로 새만금은 전통의 방식으로 도시건설을 추진한다면 당초 목표로 내건 미래형 신도신 원형을 건설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지금의 잣대로 그리고 우리만의 눈으로는 전혀 새로운 것을 추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우리의 대규모 국책사업들이 대부분 극심한 혼란을 겪으면서 지지부진 느리게 진행되는 것은 도처에서 간섭과 참견 그리고 반대가 극심했기 때문이었다. 이 중에는 물론 건전한 견제가 있기도 했지만 상당부분은 불필요한 소모성 논쟁들이 많았다. 따라서 1국 2체제 수준의 자치권을 부여하는 것은 놀라운 발상이라고 할만하다. 비록 홍준표 후보가 내건 공약이지만 다른 후보들도 참고할 필요가 있는 공약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새만금개발을 자신이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로 청와대 산하에 새만금 전담부서를 설치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를 통해 국가 주도적으로 새만금 사업을 이끌어 나간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대통령이 새만금 사업을 챙긴다면 관련 예산이 신속하게 편성·증액될 것으로 기대된다. 개발속도가 그만큼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1국 2체제 수준의 일사분란함에 못미친다고 하더라도 청와대가 직접 챙기는 구조는 반드시 필요하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새만금 개발에 정부가 주도할 여건을 마련할 것이라는 공약을 내놨다. 새만금 지역에 대한 인프라투자를 활성화 할 여건을 만들어 새만금신공항 및 복합리조트 건설 등을 조속히 추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새만금개발은 다른 말로 인프라건설이다. 현재 인프라투자가 원활하지 않아 방조제를 건설한 이후 자연적으로 드러난 땅 이외에 새롭게 인프라 투자가 진행되는 것은 내륙도로망 건설이 눈에 보일 정도다. 이 도로망 또한 방조제 안쪽의 바다를 메워가며 진행되는 사업이기에 적은 인프라 투자가 아니다. 당초 계획된 새만금 개발이 동시 다발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인프라 투자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안 후보의 공약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새만금 개발사업에는 앞으로 약 22조원이 더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모든 국책사업이 그렇듯 새만금도 예상한 예산보다 훨씬 많은 자금이 투입될 수 있다. 따라서 새만금 사업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5월 9일 선거에서 뽑히는 새 대통령의 막중한 과업이라는 것이다. 더불어 새 대통령에게는 큰 기회의 문이기도 하다. 우리의 경제를 획기적으로 도약시킬 국가적 뉴딜 사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탓이다.
학계에서도 새만금 만한 큰 부지는 앞으로 나올 수 없다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새만금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넘치고 있다. 군산대학교 경제학과 김민영 교수는 “총 22조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 이 사업에 계획발표 시점인 1989년부터 30년 가까이 투입된 예산은 5조원에 불과했다. 계획대로 충분한 예산투입이 이뤄진다면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예측했다. 방조제 건설처럼 사업진행에 부침만 없다면 ‘글로벌 흥행’이 가능한 거대한 신도시 프로젝트라는 의미로 다가온다.
홍준표 후보도 이를 거들고 있다. 아리울을 오는 2035년까지 인구 200만명 수준의 자족도시를 건설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그는 한국판 홍콩식을 구상하고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 글로벌 화두이자 우리의 당면과제로 떠오른 4차산업혁명 전진기지를 새만금에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새만금은 그 규모면에서 보면 전 세계에 내놓을 신도시 상품으로 개발 가능성이 실제로 충분하다. 새만금개발사업지 총 면적을 보면 409㎢(약 1억2372만평)에 달한다. 이는 프랑스 파리의 4배,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3배 규모나 된다. 흔히 말하는 지도를 바꾸는 사업을 통해 전라북도 면적의 5%를 새로 조성한다. 디스커버리도 이에 대해 전 세계인이 보는 방송을 통해 ‘공간:미래 꿈의 도시(Revealed: Dream City of the Future)’란 제목으로 새만금의 경이로움을 극찬하고 나서 이목을 끌게 했다.
세계는 지금 한강의 경제기적을 일군 대한민국 땅에서 진행되는 방조제 건설에 이은 제2의 대역사인 미래도시 아리울을 주목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 국민들이 먼저 새만금에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 조기대선을 통해 청와대에 입성할 대통령이 가장 먼저 챙겨야 할 사업이 새만금이라는 것이다. 물론 너무 성급한 장밋빛 환상만 가져서는 안 된다. 이것저것 잘 따져가며 치밀한 계획을 짜 나가야 한다. 다만 대통령의 과감한 행보가 필요한 곳이 새만금이다. 새만금 사업이 대한민국의 국운을 다시 일으킬 성지가 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지금 당면한 수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열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만금은 우리의 각종 난관을 극복하게 해줄 ‘치열한 현실’이라는 것이고, 새 대통령은 바로 이 점을 곱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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