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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장섭 JD 부자연구소 소장 ⓒ스카이데일리
아래 큰 파도와 작은 파도를 도식화한 그림을 봅시다. 그림에 있는 검은 선으로 된 모든 구간에서 A·B·C·D 구간과 같이 짧은 굴곡이 있습니다.
큰 파도를 예로 들어보죠. 보통 우리나라의 생산 가능인구는 지난 1970년대부터 정점을 찍고 오는 내년 정도까지 계속 대세 하락기로 평가됩니다. 그러면 검은 선 중 가장 꼭대기가 2018년이 되겠죠.
왜 2018년일까요. 지난 1971년에는 107만명이 출생해 우리나라 인구가 가장 많이 태어났습니다. 1971년생이 48세를 넘기는 시점이 2018년입니다.
헤리덴트 연구소에서는 2018년도 이후 인구절벽이 온다고 말했죠. 그러니 2018년 이후가 부동산이 정점을 찍고 내려가는 해로 보면 됩니다. 이러한 흐름을 전체적으로 크게 보는 걸 큰 파도라고 하죠.
그럼 작은 파도는 무엇일까요. 예를 들어 1990년대 초반 노태우 대통령 때 1기 신도시를 지으면서 200만 가구가 쏟아졌습니다. 이때 일시적인 물량 증가로 인해 대세 상승기인데도 불구하고 집값이 오히려 떨어졌죠.
지금으로 보면 아무리 200만 가구가 아니라 1000만 가구가 쏟아져도 주택보급률이 100%가 아닌데 물량이 일시적으로 폭발하니 가격이 하락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구간으로 따지면 A구간이 되겠죠. 상승기에도 하락하는 구간입니다. 이것이 작은 파도죠.
또 다른 작은 파도는 1997년 IMF 금융위기입니다. 그때 부동산은 급전직하했습니다. 역전세난도 일어났죠. 물론 대세 상승기가 맞지만 일시적으로 떨어졌습니다. 이것도 A구간으로 볼 수 있죠.
2008년에도 금융위기가 닥쳤습니다. 그리고 떨어졌습니다. 2012년도에는 하우스푸어가 생겼죠. 모두 A구간입니다.
▲ 자료 : 김장섭 JD 부자연구소 소장 [도표=배현정] ⓒ스카이데일리
그럼 B구간은 무엇일까요. 5대 신도시 이후 잠시 하락한 주택 가격은 다시 뛰었고 IMF 때 올랐습니다. 이것이 B구간입니다. 상승기에 상승하는 구간을 말하죠. IMF 이후 회복한 부동산은 2003년부터 2008년 금융위기까지 대한민국 최대 부동산 호황이 있었습니다. 이 시기를 B로 보면 됩니다.
그럼 C·D구간이 오는 시기는 언제일까요. 2018년 이후에는 하락하는 시기에 더 떨어지는 C구간이 올 것입니다. 아마 올해도 물량이 넘쳐나겠지만 내년 전국에 입주 예정인 물량은 36만9709가구로 지난 2010년 이후 최대입니다. 2년 뒤에는 이보다 많은 41만9633가구가 입주합니다.
이렇게 물량이 폭발하면 일시적으로 강남이라도 전세 가격이 떨어지고 경기권은 역전세난이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때를 C구간이라고 합니다. 하락기에 더 하락하는 구간이죠. 아마 내년 이후가 될 것이고 오는 2020년 쯤 올 수도 있습니다.
지난 2008년부터 2010년에 물량이 터졌을 때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물량 시장에 풀리고 분양이 한 해에 가장 적었던 18만 가구를 분양한 2012년도에 하우스푸어가 생겼죠. 그러니 실제로 물량이 터질 때인 올해와 내년보다 물량이 더 터지고 시장에 공급돼 공포에 빠질 때는 그 물량이 시장에 반영되는 시점이 2019년 이후가 될 것입니다. 다만 시장 반영은 좀 더 늦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 후 D구간과 같이 대세 하락기인데도 불구하고 다시 상승하는 구간이 나타날 수 있죠.
대세 상승기와 하락기는 전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A·B·C·D구간과 같이 좁은 구간은 전망할 수 없죠. 내년 시장이 어떨지 전망하는 건 이러한 작은 파도를 예측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 누구도 알 수 없다는 뜻이죠.
전체적인 그림을 보고 하는 투자…시장 패닉 때 사고 호황일 때 팔아야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대세 상승기를 보고 투자해야 합니다. 전체적인 그림을 보고 투자해야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2000년대 초반부터 열심히 부동산을 해 온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은 부동산에 해박하고 열심히 발품 팔고 세금을 아껴 지금까지 왔습니다. 고생이 많았죠.
그에게 강남 사는 친구가 있습니다. 그 친구는 가정주부입니다. 아무 것도 안 하고 그냥 강남에 사는 집하나 깔고 앉아 살림만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자신이 10년 이상 사고팔며 고생해 번 돈보다 강남의 아파트에서 우아하게 살림한 가정주부 친구가 돈을 더 벌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는 이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자녀에게 강남 아파트를 사줬습니다. 열심히 사고 판 그는 작은 파도를 넘으며 열심히 부동산을 매매했지만 큰 파도를 본 강남의 가정주부보다 못한 수익률을 거뒀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작은 파도를 잘못 타면 망할 수 있습니다. 주식에서 데이트레이딩을 하는 사람들이 그런 경우죠. 주식 기자가 연말이면 하는 말이 있습니다. 올해도 개미투자자는 돈을 잃고 외국인과 기관은 돈을 벌었다는 겁니다.
개미투자자들은 남들이 사들이는 대세 상승기에 사고 남들이 파는 대세 하락기에 팔아버립니다. 다시 말해 오를 때 사고 내릴 때 판다는 것이죠.
부동산도 마찬가지입니다. 남들이 패닉에 빠졌을 때가 살 기회입니다. 하지만 남들이 시장에 속속 들어와 호황일 때는 팔 기회라는 뜻이죠. 하지만 이렇게 하는 개미투자자와 부동산 투자자는 드뭅니다.
작은 파도에도 흔들리지 않아야…큰 파도 보는 투자자만의 여유
재테크를 안 해서 망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재테크를 잘못해서 망하는 것이죠. 어떤 재테크나 마찬가지입니다. 일단 큰 파도를 봐야 합니다.
큰 파도는 4차 산업혁명이나 중국의 내수 등을 보는 겁니다. 앞으로 대세 상승이 될 곳을 크게 보는 것이죠. 앞으로 하락할 석유 산업이나 석유를 내연기관으로 쓰는 자동차를 만드는 산업을 보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묻어놓고 잊어버리면 나중에 깡통 차게 되죠.
그러니 재테크를 할 때 큰 파도를 보고 묻어놓고 계속 사야 합니다. 물론 시장이 패닉에 빠져 떨어질 때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때는 더 사야 할 시점이지 팔아야 할 시점이 아닙니다. 큰 파도를 보면 작은 파도에 흔들리지 않죠.
큰 파도가 일단 대세 하락기에 들어왔다면 종목을 바꿔야 합니다. 지금까지 자신이 부동산으로 돈을 벌었어도 마찬가지죠. 그렇지 않으면 2004년에 망한 분양권 전문가, 2006년 이후 망한 재건축 전문가, 2008년 이후 망한 재개발 전문가, 2012년 이후 망한 지방 아파트 전문가의 수순을 밟은 것처럼 내년 이후 수도권 아파트 투자자가 망하는 수순을 밟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 상승할 큰 파도를 봅시다. 그럼 마음이 편안합니다. 사고 팔 필요도 없죠. 남들이 뭐라고 해도 그냥 저축하듯이 내 갈 길만 가면 됩니다. 그것이 큰 파도를 보고 투자하는 투자자만이 갖는 여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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