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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릉 상권은 공릉 역세권 ‘동일로 192길’과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앞 ‘공릉로’로 구분된다. 동일로 192길은 메인 거리로 전방 약 500m에 걸쳐 다양한 업종의 외식업 가게들이 즐비하다. 20년 전만 해도 포장도로만 겨우 만들어 놓은 조용한 동네였다. 하지만 대학 및 병원, 직장 규모가 커지면서 과거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공릉 상권이 발달했다. 사진은 공릉 상권 메인 거리 동일로 192길 ⓒ스카이데일리
공릉동은 공덕리(孔德里)와 태릉(太陵)에서 한 글자씩 따와 지어진 이름이다. 노원구 동남쪽에 위치한 이곳은 공덕리의 이름을 그대로 딴 공덕동이 될 뻔했지만 마포구에 공덕동이 있어 공릉동이 됐다.
공릉의 경우 7호선 공릉역 1번·2번 출구로 나와 동쪽(서울과학기술대학교 방향)으로 나있는 ‘동일로 192길’에 상권이 형성돼있다. 지하철 출구로 나오자마자 화려한 먹자골목이 전방 약 500m에 걸쳐 펼쳐진다. 또 서울과학기술대학교(구 서울산업대학교, 이하 과기대) 앞 공릉로에서 동부아파트 삼거리까지 이어지는 대학 상권도 있다.
공릉 상권에서 수십 년간 장사를 이어온 이들에 따르면 동일로 192길과 공릉로는 20년 전 도로포장만 겨우 돼 있는 한적한 곳이었다. 당시에는 인근 학교 학생과 아파트·주택 주민, 원자력병원 직원을 수용할 정도의 고깃집, 빵집, 중국집 등이 전부였다고 한다. 동종 업종도 없고 가맹사업도 활발하지 않았던 때라 매장 간 경쟁도 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공릉 상권은 완전히 변했다. 과기대와 원자력 병원 등을 찾는 유동인구가 늘면서 상권도 자연스럽게 커졌다. 업종은 주로 고깃집, 곱창·막창집, 족발집, 치킨집(포차 포함) 등 외식업체들이 포진해 있다. 과거와 달리 기본 동종업체가 두 개 이상이어서 경쟁도 치열하다.
여기에 더해 이제는 분식부터 베이커리, 포차 프랜차이즈까지 상점들이 꾸준히 새로 생기고 있다. 오랫동안 공릉에서 장사해온 개인 자영업자들은 공릉 상권의 큰 변화를 맞닥뜨리며 상승 중인 임대료를 감당해내야 한다.
상업지역·일반 주거지 혼합 상권…족발·보쌈 타 상권보다 평균 매출 2000만원↑
▲ 공릉 상권지도 ⓒ스카이데일리
소상공인상권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공릉 상권은 상업지역과 일반 주거지의 근린 상권이 혼합된 중밀주거지역으로 구분된다. 중밀주거지역은 고층 아파트뿐만 아니라 빌라나 저층 아파트가 함께 밀집된 지역이다.
따라서 주된 고객층은 동신·한보·동부·삼익·현대성우 등 중소형 아파트 단지와 대학가, 그리고 원자력 병원, 한국전력공사 인재개발원 등의 이용자와 직장인들이다. 아파트 단지와 대학교 주변의 원룸 빌라 등까지 합하면 2만세대가 넘는다. 과기대의 경우 총 정원수가 대학원과 교직원 등까지 합하면 1만50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나이스비즈맵상권분석시스템에 따르면 요일별 고객 비중은 금요일이 가장 높고 수요일이 가장 낮다. 시간대별로는 18시에서 21시까지가 45.1%를 차지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어 21시~24시 38.4%, 24시~6시 9.6% 등으로 집계됐다.
이용객 연령대를 살펴보면 20대는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이 이용하지만 30대로 넘어가면 남성이 더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세부적으로 여성은 20대 59%, 30대 9% 등인 반면 남성은 20대 42%, 30대 20% 등이었다. 직장인들 구성 비율과 어느 정도 동일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에는 공릉의 먹자골목에도 ‘맛집’ 타이틀을 얻은 가게들이 등장하면서 블로그 등을 보고 찾아오는 사람도 늘었다. 주변 상권인 노원역으로 많은 인구가 빠져나가는 경향도 있지만, 공릉 상권 발달로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 형성된 ‘항아리 상권’처럼 고객들이 다른 곳으로 떠나지 않고 공릉역 부근에 모이는 경향이 있다.
인근 회사에 4년째 다니고 있는 최치호(34·남) 씨는 “주로 직원들과 일을 끝내고 가볍게 술을 한 잔 마시거나 밥을 먹고 싶으면 공릉으로 온다”며 “노원역으로 가도 되지만 굳이 회사 앞에 가게가 이렇게 많은데 갈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과기대 학생인 김유진(22·여·가명) 씨는 “친구들과 시험이 끝나면 노원역뿐만 아니라 신촌, 홍대로 많이 가는데 학교에서 과제가 있거나 하면 늦게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까 공릉에서 해결한다”고 설명했다.
점포 특징은 대학가 상권과 역세권 상권으로 나뉜다. 대학가 상권은 주로 분식, 카페(테이크아웃 카페 포함), 도시락 업체, 햄버거, 포차 등 학생들 대상으로 하는 매장들이다. 역세권으로 이어지는 메인 거리는 고깃집, 막창, 감자탕, 족발·보쌈, 찜닭 등 저녁 식사용 메뉴들이 즐비하다.
소상공인상권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갈비·삼겹살이 지난해 10개까지 늘어났으나 올해 3월 절반인 5개로 줄었다. 반면 곱창·막창 전문점은 지난해 5개에서 올해 6개로 늘었다. 해당 업종들의 월평균 매출은 각각 약 4700만원, 3100만원으로 갈비·삼겹살은 유사 상권과 매출이 비슷하고 곱창·막창 전문점은 500만원 정도 더 많은 편이다.
계절을 타지 않아 가장 유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족발·보쌈은 공릉에서도 인기다. 지난해 3개에서 올해 5개로 증가했다. 월평균 매출액은 7400만원에 육박한다. 이는 유사 상권보다 2000만원 정도 더 높다.
대학가 앞에 많이 있는 분식의 경우 지난해 16개였던 라면·김밥을 판매하는 분식집이 올해 5개로 크게 줄었다. 떡볶이 전문점은 지난해 5개에서 올해 4개로, 우동전문점은 5개에서 4개로 줄었다. 임대료 증가와 트렌드의 변화 등으로 새로운 프랜차이즈들이 들어오는 변화의 흐름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임대료 꾸준히 올라 200만원, 권리금 1억5000만원 넘어도 공실 거의 없어
▲ ‘명랑 핫도그’와 ‘맥도날드’ (사진 위)는 대학가에 있는 분식, 햄버거 등의 프랜차이즈다. 학생들이 가성비 좋은 요깃거리를 선호하는 만큼 저렴한 아이템을 판매하는 프랜차이즈 및 개인 매장들이 주로 입점한다. 하지만 역세권으로 이어져 직장인들과 주민들이 비교적 많은 공릉 상권 메인 거리에는 ‘깡통집’과 ‘육회공작소’(아래) 등과 같은 저녁 식사용 가게들이 많다. ⓒ스카이데일리
족발야시장 공릉점 사장은 공릉 상권에 자리 잡은지 올해로 3년을 넘겼다. 과거 ‘고래고래포차’를 2년 정도 운영하다 지난해 12월 족발집으로 업종을 변경했다. 그는 대학로부터 종로, 강남까지 안 다녀본 상권이 없다고 했다. 공릉 상권이 신촌과 임대료가 비슷한 감이 있었지만 지나치게 확장돼 있는 신촌보다는 공릉에 좋은 비전을 봤다는 설명이다.
그는 “족발집으로 업종을 변경한 이유는 횟집은 너무 계절을 타서 매출 변동이 있었다. 그런데 요즘 족발 프랜차이즈가 많이 나오고 또 잘 되는 이유가 계절을 안 타고 홀 매출 외에 배달도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횟집을 하면서 배달을 하루 평균 30건씩 했었는데 지금은 3배 이상이다. 소비층도 다양하고 범위가 넓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임대료는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2년에 한 번 꼴로 보증금이나 임대료가 상승하고 있다”며 “과거에는 건물주가 임대료를 올리지 않고 오래 여기 머무르라는 식이었다면 요즘은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고 한다. 건물주는 무조건 임대료는 올려야 한다는 식으로 생각하고, 안 나가는 경우 쫓아내기도 한다”고 했다.
이 족발집 사장은 “권리금 같은 경우 1억3000만원~1억4000원, 보증금은 4000만원~5000만원, 월세가 200만원 선이다. 얼마 전 들어온 찜닭집도 비슷하게 들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임대료와 권리금이 신촌과 다를 바가 없다. 정말 비슷해서 고민하다가 공릉 상권으로 왔다. 공릉은 직장과 학생, 주민이 다 섞여 장사가 잘 된다”고 귀띔했다.
공릉 상권 메인 거리에서만 25년째 빵집을 운영하고 있는 ‘빵장수요셉’ 사장은 공릉 상권의 활성화를 몸으로 느꼈다고 했다. “옛날처럼 자영업 해서 돈 번다는 시대는 지났다”는 것이 그가 처음 꺼낸 말이었다.
그는 “업종이 너무 비슷해졌다. 그러다 보니 경쟁이 극심하게 치열해져서 이제는 오히려 동종은 고사하고 옆에 새로 들어오는 가게들이 경쟁자”라며 “예전처럼 돈을 못 벌어 새벽까지 장사하는 곳에 맞춰 빵집도 새벽 1시~2시까지는 열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처음 임대료가 한 달에 60만원에 시작해 현재 200만원대까지 올랐다”며 “학생들이 방학일 때 영향을 받는 편이라 여름, 겨울 총 4개월간 한산한 시기가 있다”고 했다.
인근 H 부동산 측은 “최근 공실이 거의 없이 다 가게가 들어가 있다. 공릉 상권이 점점 들어오기 힘들어지는 것이 임대료도 오르고 상권이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보통 임대료는 200만원 대고 보증금은 3000만원~4000만원이다. 특히 권리금은 이제 기본 1억5000만원 이상이다. 공릉 상권 메인 거리나 대학가 거리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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