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릉 
전주 
▲ 김상철 G&C Factory 대표 ⓒ스카이데일리
올해 들어 일본의 아베노믹스가 본 궤도에 오르고 있다. 그들에게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은 일본의 간판 기업들이 빠르게 살아나고 있는 점이다. 도요타 등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실적은 상대적으로 부침이 덜했지만 ‘모노쯔쿠리 일본’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소니(SONY)’의 몰락은 상상을 초월하는 큰 이변으로 받아들여졌다.
니혼게자이 신문에 따르면 최근 일본의 대학 졸업 예정자들이 취업을 가장 선호하는 1위 기업으로 소니가 선정됐다. 도요타는 고작 6위에 그쳤다. 실로 격세지감이다.
2000년대 들어서 소니는 실적 부진과 구조조정 여파로 줄곧 10위권 밖에 처져 있다가 작년에 겨우 10위에 턱걸이했을 정도다. 일본의 젊은이들이 소니의 부활을 감지했다고나 할까 AI, Iot, 로봇 등으로 상징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디지털 모노쯔쿠리’로 빠르게 변신하고 있는 일본 경제의 단면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한동안 수면 하에 잠겨있던 일본의 대표 기업들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나오면서 아베노믹스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는 것이다. 소니는 다시 혁신 기업의 대명사로 발돋움하는 대변신을 하고 있다.
지난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소니를 중심으로 한 일본 전자 업체들은 난공불락의 기술력과 마케팅 능력으로 세계 시장을 호령했다. 빠르게 상품의 라이프사이클을 주도하면서 경쟁자들의 추격을 뿌리쳤다.
하지만 기술에 대한 자만과 1등만을 고집하려는 아집이 2등 전략을 고수해온 한국 기업에 밀려나면서 패퇴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잃어버린 20년’을 반성하는 자리에서 일본의 재계는 경영 전략에서 한국 기업에 밀린 것이 결정적인 몰락의 원인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한국의 오너 경영이 일본 전문 경영인 체제보다 우위에 있었다는 자체 분석 결과이다. 즉, 의사결정 지연과 해외시장 개척 혹은 관리 측면에서 한국 기업에 크게 뒤졌다는 것이다.
지금 한국에서는 재벌 오너 경영에 대한 비판이 서슬같이 퍼렇지만 일본에서는 오히려 이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을 놓고 보면 크게 대조적이다. 물론 어느 것이 옳다는 것인지는 시대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다. 지금과 같이 급변하고 있는 시대에서는 또 다른 경영 시스템을 요구받고 있기도 하다.
소니의 부활과 일본 경제의 재건 가능성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우리의 입장이 착잡하기만 하다. 아베노믹스의 핵심 골자는 기업의 회생에 맞추어져 있으며, ‘기업의 기(氣) 살려주기’에 혈안이 돼 있다.
기업이 살아나야만 경제 전체가 선순환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 기인한다. 수출이 살아나고 소비도 꿈틀거리면서 설비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은 영업시간을 줄이고 임금은 올린다. 극심한 인력 부족에 직면하면서 지난 2011년 1인당 일자리 수가 0.68개서 1.43개로 획기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일본의 인구는 지난 2008년 1억2800만명을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하면서 지난해 1억2700만명으로 줄어들고 있다. 인구 절벽이 본격화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자동화와 정보화가 빨라지고 있으며, 수요가 공급을 창조하듯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도 일본이 앞서갈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수년 전부터 은퇴 고령자들을 직업 전선에 다시 불러들이는 ‘1억명이 총 활약하는 사회’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있다. 일본으로서는 적지 않은 고민들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에게는 적지 않은 부러운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한다는 말이 그래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모든 경쟁국들이 경제 회생의 공통분모에 ‘기업’을 상정하고 있다
절박해 보면, 궁지에 몰려보면 고갈돼 있던 사회적 자본이 다시 살아난다. 더 이상 무너질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사회 전반에 광범위하게 결집력을 보이면서 또 다른 긍정의 힘이 발휘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일본의 고질적인 병인 정치가 제구실을 하면서 규제 개혁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세계적인 추세에 걸맞게 작년 법인세율을 30%에서 23.4%로 과감하게 낮추면서 기업의 짐을 들어주었다.
지속적인 엔저(円低) 유도를 통해 기업의 수출을 독려하고, 재정지출을 확대하면서 경기를 부양하는데 거침없는 행보를 보였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그리고 기업의 다시 회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수단들을 거의 다 동원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른 나라의 눈치를 살필 필요도 없이 경제의 재건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면서 국민적인 공감대를 만들어 냈다. 그 결과로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부정적인 전망으로 일관했던 아베노믹스가 거의 기적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성공 가능성 쪽에 무게 중심이 옮겨지고 있다. 아베 리더십의 승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세상을 둘러보면 일본만 그런 것이 아니다. 미국도 트럼프노믹스로 일본과 유사하게 기업의 회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공약대로 법인세를 35%에서 15%로 낮추겠다는 법안을 의호에 제출했다. 감세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의 성장을 견인하겠다는 것이다.
경제 성장의 중심에 기업을 올려놓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창업 간소화를 위해 ‘다증합일(多證合一)’이라는 정책을 발표, 창업에 필요한 서류를 하나로 줄이겠다고 한다. 중국 경제의 회복을 위해서는 창업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는 결과로 보인다.
중국의 창업 건수를 보면 지난 2011년에 434건에서 2016년에는 1651건으로 약 4배나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어떻게 하면 정부가 기업의 부담을 덜어줄 것인가를 고심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
한국도 대선 정국이 극으로 치달으면서 경제 공약들이 남발되고 있다. 중소기업부를 신설하고, 통상 조직을 다시 외교부로 이전한다는 등 유력 후보들의 경제 정책을 보면 거의 대동소이하다.
대부분의 후보들이 법인세, 부자 증세 등을 통해 세금을 더 올린다고 한다. 세계적인 감세 추세에 역주행하는 공약들 일색이다. 당장의 표가 아쉬워서 내놓은 공약이라고 할지라도 과연 유권자들이 이를 환영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세계 경제에 봄기운이 불면서 한국 경제도 긍정적 신호가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이 원동력을 만들어내는 중심에 기업이 있다고 보면 우리 경제를 본격적인 회복 국면으로 전환시키기 위해서 어디에다 힘을 실어야 할지는 불 보듯 뻔하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대하역사소설 ‘우리나라 삼국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