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릉 
전주 
▲ 김상철 G&C Factory 대표 ⓒ스카이데일리
트럼프 100일을 두고 평가가 오락가락한다. 미국 내에서도 트럼프 지지자들의 평가는 높은 반면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은 최악의 평가를 내린다. 심지어 행정부와 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 내부에서도 평가가 엇갈린다.
미국 정치의 중심지인 워싱턴 정가에서 보면 트럼프식 갈지자(之) 행보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것이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특히 그가 정치인 출신이 아니고, 태생적으로 부동산 사업가라는 점에서 더욱더 그렇다.
부동산 비즈니스의 특성은 밀어붙이기 형태의 통 큰 한판 승부로 끝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한 관행에 익숙해 있다 보니 상대방의 약점을 파악하고, 궁지에 몰아 놓으면서 궁극적으로 결과를 자기 페이스로 끌어들이려는 경향이 농후하다.
한편으로는 궤변만 늘어놓는 워싱턴 정치인과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감세라든지 대규모 인프라 투자, 일자리 창출,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등이 대표적인 조치들이다. 대외적으로는 무역 상대국에 압박을 가함으로써 과실을 챙기는 전술을 동시에 구사하고 있는 것이 지금까지 파악되고 있는 뚜렷한 특징이기도 하다.
그의 전략의 이면에는 미국이 지구 상 최대의 시장이고, 상대가 결코 미국 시장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약점을 꿰뚫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벼랑 끝 전술, 즉 치킨게임이 어느 정도 먹혀 들어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본이 가장 먼저 백기를 들고 선물 보따리를 왕창 풀었다. 중국도 이에 뒤질세라 미국의 입맛에 맞게 무역 불균형 시정 100일 플랜 가동을 비롯해 선물 꾸러미를 풀어주었다.
일단 트럼프식 전술이 통하고 있다는 보는 것이 트럼프 사단의 자체 평가인 듯하다. 그러나 중국이나 일본도 단순한 바보가 아니다.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는 것이고, 시간을 최대한 벌어보자는 계산이다.
일단 이러한 양자 간의 셈법이 극단으로 치닫는 것을 차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는 북한의 핵문제도 걸려 있는 복잡한 구도로 얽혀져 미·중 양국이 일차적인 타협의 모양새를 견지하고 있는 것이 나타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둘 다 스트롱맨들이라 이해관계가 틀어질 경우 언제든지 원점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양쪽이 공히 그 극단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갈등을 수습하려는 인내와 의지를 감내해 나가고 있다.
이제 서서히 트럼프의 화살 끝이 서서히 우리 쪽으로 향하고 있다. 5월 9일 대선이 끝나고 한국에도 새로운 지도자가 등장하면 바로 상대를 해야 하는 타임 테이블이 만들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벌써 사드 배치 비용을 한국 측이 부담해야 한다든지, 한·미 FTA 재협상 혹은 폐지라는 으름장을 놓고 있다. 한국의 아픈 부분을 미리 찔러 향후 협상에서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전략은 중국, 일본 등과의 협상 과정에서 보여준 방법과 거의 흡사하다. 한국이 지레 겁을 먹고 선물 보따리를 준비해서 협상 테이블에 나오라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사드 문제는 한미 상호 방위비 분담과 관련해 우리의 부담을 더 늘리겠다는 수순으로 보면 틀림이 없다.
FTA 문제는 미국 상품 혹은 서비스에 대해 한국이 더 크게 시장을 개방하고, 무역흑자를 줄일 수 있도록 미국 상품 구매 리스트를 미리 준비하라는 의도가 다분하다. 중국이나 일본이 당근을 제시해 선방했듯이 한국도 이 수준에 걸맞은 것들을 내놓으라는 일종의 협박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한국 정부에 공식적으로 요청하기보다는 다양한 비공식 채널을 통해 이런 의도를 전달하고 있는 것도 트럼프식 압박 방법이다.
트럼프와의 한판 협상을 위한 ‘태스크포스 팀’ 신속하게 가동해야
한국의 대미(對美) 무역수지 흑자 품목 1∼3위에 완성차, 무선통신기기, 자동차 부품 등이 있다. 이 3개 품목에 대해선 어떠한 형태로든 시정을 요구할 것이다. 한국의 관련 대기업이 미국에 추가 투자를 해 일자리를 창출하거나, 미국 완성차에 대한 시장 개방을 더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더해 우리가 선제적으로 원유 혹은 천연가스에 대한 수입선을 미국으로 전환해 주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의료, 통신, 법률 등 서비스 시장 추가 개방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신(新) 정부가 체제를 완전하게 갖추기 전 어수선한 시기에 압력을 가해 소기의 성과를 거두겠다는 포석이다. 중국과 일본과의 통상 관계는 일단락을 지었고, 멕시코와 캐나다가 걸려 있는 NAFTA(북미자유협정)는 다소 시간이 걸릴 협상으로 간주하면서 뒤로 미룰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한국과의 통상 문제를 조기에 매듭지으려고 나올 공산이 크다. 북핵 혹은 사드와 연계된 방위비 분담 협상이 맞물려 있다면 통상과 세트로 연결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는 전술을 펼 것으로 보인다. ‘한국 때리기’에 무방비로 맞고만 있지 않으려면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야 한다.
결국은 기선 제압 싸움이다. 미국은 한국의 새 대통령이 누가 되든 향후의 각종 테이블에서 미국을 거스르지 못하도록 길을 들이자는 의도가 짙게 깔려 있다.
일종의 ‘하이 볼(High Ball)’ 방식으로 극단적인 제안을 통해 상대로부터 주도권을 잡으면서 결국 고개를 숙이게 하겠다는 고도의 전술 패턴이다. 한·미 FTA를 통해 한국이 더 많은 이익을 미국으로부터 갖고 가기 있기 때문에 한국이 굴복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치밀한 계산법이다.
실제로 재협상으로 관세가 조정이 되면 앞으로 5년간 한국의 피해 규모가 170억 달러 정도가 될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와 있기도 하다. 협상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지만 공은 이미 우리에게 넘어와 있다.
어떤 당근을 준비해서 미국의 파상 공세를 막아내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다. 정부만 고민할 것이 아니라 기업이 공동으로 지혜를 짜내어 줄 것은 과감하게 주면서도 손해를 최소화하는 실리적인 당근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중국과 일본이 그랬듯이 전통적인 미국과 한국의 관계를 강조하면서 시간을 충분히 벌 수 있어야 한다.
세계 경제가 훈풍을 타고 있다. 우리 수출이 살아나면서 소비까지 기지개를 켜고 있고, 기업도 모처럼 새로운 활력을 찾고 있는 모습이다. 잘못된 협상으로 이러한 분위기를 그르치지 않게 태스크포스(Task Force)팀을 신속하게 가동해서 국익을 방어해야 한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대하역사소설 ‘우리나라 삼국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