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100일 평가, 보호무역 공약 ‘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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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FTA, TPP 협상 폐기 가능성 높아져…오바마케어 폐지 등은 ‘낙제점’

이기욱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5-08 20:00:06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대선 당시 내세웠던 경제 공약 중 보호무역 관련 공약이 현재 가장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코트라가 8일 발표한 ‘트럼프 취임 100일과 미 통상·경제정책 평가 및 주요국 대응현황’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는 출범 100일 동안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협상 폐기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 취임직후 NAFTA 재협상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당시 상대국이 공정한 협상을 거부할 시 협정 폐기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현재는 온건한 수준의 재협상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존에 논란이 됐던 환율문제에 대한 문제제기가 누락되는 등 소극적 태도라는 비판도 존재한다.

TPP협상 폐기 선언은 보다 나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기간 중 TPP를 ‘최악의 무역협정’으로 평가하며 즉시 폐기할 것을 주장했다. 그는 취임 직후 그의 공약대로 행정명령을 통해 TPP협상 포기를 공식 선언했다. 현재 미국은 일본 등 TPP 주요 협상국들과 개별적으로 양자협상을 체결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불공정 무역 감시 및 제재 강화 공약도 상대적으로 양호하게 추진되고 있다. 트럼프는 공약을 통해 “미국 상무부와 USTR(미국 무역대표부)는 미국 노동자들에게 불공정한 영향을 미치는 모든 외국 불공정 무역을 조사하고 국내, 국제법으로 수정하겠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무역적자 원인분석 및 반덤핑 관세 집행 강화 목적의 행정명령에 서명한 상태다. 또한 그는 철강 수입활동이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지 여부를 조사하는 행정명령 서명함으로써 공약을 이행하고 있다. 미국 무역당국은 이에따라 무역적자 및 철강 조사 완료 후 반덤핑 관세 부과 등 통상압력 조치를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보호무역과 관련된 공약에 대해서는 양호한 평가를 받고 있는 반면 기타 공약에서는 대부분 낙제점을 받고 있다.

우선 공공인프라 투자 활성화 부분에서는 현재 구체적 전략이 세워지지 않은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28일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인프라 관련 법을 의회에 제출했으나 대통령 예산, 세제개혁에 인프라 자금조달 계획은 언급되지 않았다.

공미국기업 해외이전 방지 공약도 구체적 방안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국경조정세(물건 판매수입에 세금을 물리는 변형된 부가가치세) 도입이 거론되고 있지만 WTO 규정에 위배된다는 문제점이 존재한다. EU, 독일 역시 국경조정세 도입 시 WTO 제소를 예고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오바마케어 폐지도 사실상 실패로 결론지어지고 있다. 현재 오바마케어 폐지 법안은 공화당 강경파의 반대로 의회 표결에서 좌절됐다.

코트라는 “트럼프의 1차 대선공약이자 1호 입법인 오바마케어 대체 실패는 러시아 대선 개입과 함께 트럼프 리더십에 최대 치명타를 입힌 공약이다”고 평가했다.

이외에도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등의 공약도 실패한 경제 공약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기욱 기자 gw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