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맨도 못지킨 스카이…팬택, 스마트폰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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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출신 옵티스 이주형, 벤처신화 쏠리드 정준 속수무책

유은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5-12 17:54:07

▲ 팬택상암사옥 ⓒ스카이데일리

재도약을 도모하던 벤처신화 팬택의 날개가 또 다시 꺾였다.

12일 팬택 등에 따르면 모회사 쏠리드의 정준 회장은 전날 직원들에게 스마트폰 사업을 잠정 중단하고 추가 구조조정에 들어간다고 공지했다. 팬택은 다시 한번 구조조정을 거쳐 수십명 수준의 회사로 축소될 예정이다. 사업은 사물인터넷(IoT) 등 일부만 남겨질 것으로 알려졌다.

팬택이 또 다시 구조조정 칼을 빼든 것은 추가 투자자 찾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쏠리드와 옵티스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팬택을 인수했다.

쏠리드와 팬택의 대표를 겸하고 있는 정준 대표는 벤처업계에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KT의 전신인 한국통신에서 연구개발본부 선임연구원을 지내며 사내벤처 쏠리테크를 창업했다. 이후 쏠리테크는 쏠리드로 사명이 변경됐다.

이주형 옵티스 대표는 1983년 삼성전자 경력직에 입사한 수석연구원 출신이다. 옵티스는 이 대표가 주축이 돼 설립한 회사다. 이 대표는 2004년 삼성전자 상무이사를 끝으로 삼성전자를 떠나 이듬해 옵티스를 설립했다. 옵티스 2대주주는 삼성전자 사장 출신의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장관이 설립한 스카이레이크 사모펀드다.

하지만 벤처신화로 부리는 두 대표가 힘을 모아 가까스로 회생시킨 팬택은 다시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팬택은 지난해 6월 스마트폰 아임백(IM-100)을 출시하며 재기를 도모했다. 아임백은 청산 위기를 어렵게 극복하고 1년 7개월 만에 내놓은 야심작이었다.

그러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판매실적으로 팬택은 다시 위기에 봉착했다. 출하량이 목표치 30만대절반도 채 되지 않는 13만2000대에 그쳐 3분기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쏠리드는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수혈키도 했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팬택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596억으로 매출 517억원보다 더 많았다. 업계 등에 따르면 팬팩은 동남아와 동유럽 등 이머징마켓에서 아임백을 개량한 제품을 유통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이마저도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팬택은 한 때 ‘스카이’라는 휴대전화 브랜드로 국내 시장 점유율 2위까지 올라서며 벤처신화로 이름을 떨쳤다. 하지만 해외 시장 개척에 실패하고 ‘보조금 전쟁’이 승부를 가르는 국내 시장에서 자금력을 가진 대기업들과의 경쟁에 밀렸다는 분석이다.

유은주 기자 dwdwdw0720@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