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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深頌(심송)안호원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니스트.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라 누구든지 네 오른 편 뺨을 치거든 왼 편도 돌려대며~ 네게 구하는 자에게 주며 네게 꾸고자 하는 자에게 거절하지 말라”<마태복음 5 : 39, 42>
이제 치열한 5.9 대선선거전(戰)이 끝나고 새로운 대통령이 청와대에 입성했지만 마음이 후련치 않다. 왠지 모르게 찝찝한 기분이다. 사상 초유로 15명이라는 후보가 난립한 이번 선거에서 뽑고 싶은 후보가 단 한 명도 없다는 사실에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마치 식탁에 반찬은 다양한데 막상 먹고 싶은 것이 하나도 없는 것 같은 심정이다.
그러나 살기위해서는 먹기 싫어도 무엇인가는 먹어야 하는 것처럼 투표라는 것이 그런 것 같다. 지지하는 정당, 마음에 드는 후보 하나 없지만 어차피 내 한 표를 덜 싫은 사람에게 던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게다가 여론에 따라 투표를 하다 보니 정당한 투표가 이뤄지지 않는다. 또 언론을 장악하지 않고는 승산이 없다는 것도 이번 선거에서 알았다.
신중히 생각해보고 따져보면 후보의 뻔한 거짓말, 절대 실현 불가능한 공약, 말도 안 되는데도 언론과 감언이설에 속아 넘어간다. 이로 인해 돼서는 안 될 사람이 당선되기도 한다. 무성의하게 던진 내 한 표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왜곡시킬 수도 있다. 새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차후 문제다.
원인이 어디에 있든 대통령을 탄핵에 갈아치운 ‘촛불집단’, 우리 모두에게 약이 될 수만은 없다.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촛불집단’은 ‘국민의 소리’라며 그 저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촛불집단을 교묘하게 이용한 승리자들이 너무 승리감에 빠져선 안 된다. 유권자는 물과 같아서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뒤집어 놓기도 한다.
극우 보수세력 ‘궤멸’ 표현 부적절…싫은 소리 배제하는 것 바로 ‘적폐’
과거 지난 김대중. 노무현 정권 때가 생각난다. 그 지지의 힘이 새 대통령의 국정에 발목을 잡거나 시간을 방해하는 데로 활용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선다. 두 달 남짓 대선 기간 중 선관위에 고소·고발 건수만 지난 대선보다 5~6배나 늘었다는 게 선관위 측 말이다. 이번 대선은 유권자의 높은 관심만큼이나 좌 우 ‘대립 전’(戰)으로 혐오와 갈등이 그 어느 때보다 심했다.
이 지나친 경쟁이 새 대통령에게 투표를 던지지 않은 절반이상의 국민을 지나친 좌절로 몰고 가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것은 새로운 대통령이 후보시절 ‘적폐청산’을 강조했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갸웃거렸다는 것이다. ‘내 편 아닌 사람’을 골라내는 문화대혁명이 될까봐서다. 민주사회를 자처하면서도 싫은 소리를 배제하는 것이야 말로 바로 ‘적폐’가 아닌가.
또 어떤 참모는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적폐집단’이란 막말을 하기도 했다. 또 선거 막바지에 2012년 문 후보 후견인 역할을 하다가 ‘친노의 분열적 색채’가 너무 강하다는 여론에 밀려 당 대표를 내놓은 이해찬 의원이 이번에도 극우 보수 세력을 철저하게 궤멸시키고, 이를 위해 장기 집권을 해야 한다“고 열변을 토했다. ‘궤멸’은 군사용어다. 적을 재기 불능하게 무너트려 없앤다는 뜻이다. 모두가 말에 대한 책임을 저야 할 것이다.
이런 자세로 정권을 잡으면 그 결과는 어찌 되겠는가. 이번에 문 대통령의 ‘인사’를 보면 절대 안 된다는 55%(심상정후보 지지자 제외)의 절대적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말로는 협치와 국민대통합을 내세우지만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우선 주사파 출신(김일성 주체사상을 행동지침으로 하는 집단)이자 임수경을 북한에 보내 김일성 노래를 부르게 했던 임종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대통령 비서실장이 됐다.
검찰청이 께름칙하게 생각하는 조국 교수를 민정수석으로 한 것만 봐도 문 대통령의 적폐집단 척결의 의지가 엿보인다. 조 교수가 민정수석을 맡게 된다면 문 대통령의 검찰개혁 의지에 화답한 결과로 보인다. 조 교수 기용은 권력기관 독립을 강조해 온 과거 참여정부 시절 인사 스타일과도 관련이 있다.
문재인 정권의 검찰 개혁 및 운영의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다음 달 중순, 대규모 검찰 인사가 있을 것으로 예측되는 데 ‘우병우 사단’으로 분류되는 검사들이 이 인사에서 어떻게 될지도 관심 사안이다.
또 교육부 수장에 전교조출신에 국정교과서 반대자인 김상권 전 경기도교육감을, 통일부 수장엔 전대협 1기 부의장 출신인 우상호 의원을, 국정원장에는 북한과 우호적인 관계를 갖고 있는 서 훈 전 국정원 1차장을 내정했다.
과거 김대중과 노무현 정권 때도 국정원을 비롯해 경·검찰 공안담당 수백 명이 해직을 당한 바 있다. 내정자 면면을 보면 과거 주사파·전교조·노조 등 반체제 인사들로 구성돼 있어 문 정권이 순탄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도 비운의 대통령이 되는 건 아닌지(?) 염려가 된다.
한반도 안보위기 고조, 빠르고 능동적인 외교적 대응 필요
지금 한반도는 트럼프·시진핑·아베·푸틴에 김정은까지 막무가내 식 마초들로 둘러싸인 위험한 정국이다. 오죽하면 북한의 계속되는 미사일과 핵실험 도발로 북미 관계와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프란체스코 교황까지 나서 북한의 핵무기에 대해 비판을 하는 등 유엔의 적극적인 참여를 권유하고 있다. 그는 한반도 안정을 위해 자신까지도 나서겠다고 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같은 한반도 정세에 대한 대선후보들의 자세는 국민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했다. 지금의 어려운 안보위기를 어떻게 대응해나갈 것인지, 아니면 이런 상황을 솔직히 자인하고 사회와 국민의 헌신의 의무를 호소하는 등의 비전 제시가 없었다.
국민도 마찬가지로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새 대통령이 국민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그 지긋지긋한 노란리본은 뗐으면 한다. 청와대도, 국무위원들도 매 한가지로 떼야 한다. 또한 남북이 대치 상황임을 감안 반드시 국가보안법은 존치시켜야 한다. 자칫 문 정권이 이석기·한명숙 범죄자들을 사면시키고 명예를 회복시켜주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또한 개성공단 2000만평 확장하는 것과 금강산 관광 재개로 북한 주민 일자리 창출하지 말고 서두르지 말자. 괜한 인질의 빌미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 그에 앞서 새 대통령이 서둘러야 할 일이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흔들림 없는 한·미 동맹 관계의 재확인과 트럼프대통령과 상호 신뢰관계를 유지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해야 한다. 둘째는 현재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는 정부기능을 재정비하고 공직자들이 소신을 갖고 능동적으로 행정 행위를 할 수 있는 동기부여와 인센티브 제도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 전 북한의 김정은과 만남은 영광이라고 했다. 이는 트럼프가 우리를 제쳐두고 갑자기 김정은을 만나 협상에 임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7월 각국 정상회담 이전에 빨리 만나야 한다. 일본의 아베 총리와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얻어낸 것이 많았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시급히 추진돼야 할 한미 FTA 재협상 작업은 정부 조직 개편을 기다릴 시간적 여유가 없다. 이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장관급 인사의 책임 하에 한시적으로 국무총리 직속으로 운영되도록 해야 한다. 새 대통령 취임 후 수개월은 대통령 리더십의 성패와 국가 명운(命運)이 좌우될 중요한 역사적 순간이 될 것이다.
적폐척결은 자칫 보복정치로 오해 받을 소지가 크다. 새 대통령은 그런 점에서 원한과 미움·분열에 사로잡힌 국민을 끌고 가기가 어려울 것이다. 나라를 이처럼 갈라놓고 집권한다면 그 후유증은 고스란히 새 대통령의 앉고 가야할 문제다. 지금 대북 정책변화에 주목하는 미국과 사드배치 철회를 은근히 기대하고 있는 중국, 위안부 재교섭에 걱정을 하는 일본이 우리를 주시하고 있다.
개표 결과가 끝난 후 한 지우가 필자에게 한 말이 있다. “어느 누가 대통령이 됐어도 내겐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 다만 청와대 주인만 바뀔 뿐이다” 하늘이 이 민족을 버린 것이 아니라 세속화되고 타락한 교회와 성직자들이 하나님을 배반하고 버렸다. 자숙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러므로 너희 담대함을 버리지 말라 이것이 큰 상을 얻게 하느니라” <히브리서 10 :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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