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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LCC 4척수주 後 크레인사고·화재사고…“작년엔 고용걱정 올해는 사고걱정”

이성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5-17 13:55:40

▲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17일 오전 화재가 발생했다. 31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크레인사고 후 보름여 만에 작업이 재개 된지 이틀만의 화재였다. 일각에서는 작업자들의 사기저하를 우려했다. 사진은 화재현장 ⓒ스카이데일리

최근 잇따른 수주실적을 기록하며 부진의 늪에서 탈출하려던 삼성중공업에서 잇따른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삼성중공업 안팎에서는 “연이은 사고로 인해 사기저하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늘(17일) 오전 10시 7분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 1일 크레인사고로 31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뒤 중단됐던 생산조치가 재개 된 지 불과 이틀만의 일이었다. 덕이 불이 난 곳은 크레인사고가 일어났던 7안벽 맞은편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화재는 10시 32분께 모두 진화됐다. 화재원인은 현재 조사 중이며 발화점은 에어컨시설인 옥외 액화 공조기에서 발생했다.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당시 인근에서 작업을 하던 근로자들은 발화장소 주변에 압력탱크가 있어 추가 폭발 위험이 있다는 경고에 따라 안전한 장소에 대피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비록 조기진화해 큰 사고로 번지진 않았지만 이번 사고와 관련해 삼성중공업의 책임을 묻는 여론은 더해졌다.

앞서 1일 32톤 무게 크레인이 흡연실을 덮쳐 안에 있던 근로자 6명이 사망하고 25명이 다친 사고를 겪었던 삼성중공업은 사고발생 직후 거제조선소 내 모든 작업을 중단하고 외부기관에 의뢰한 안전진단 및 후속조치를 통한 위험요인 등을 제거한 바 있다. 하지만 작업재개 직후 화재가 발생하자 앞선 조치들이 대내외적인 홍보에 불과했던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 삼성중공업(사진·판교본사)은 1월 수주 후 약 3개월간 수주가뭄에 시달렸다. 지난달 말과 지난 15일 각각 초대형원유운반선 4척씩을 수주했다. 공교롭게도 수주 직후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는 크고 작은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 ⓒ스카이데일리

특히 작업재개 첫날인 지난 15일 조선소 내 모든 임직원이 참여해 크레인사고로 고인이 된 동료들의 넋을 위로하고 재발을 막기 위한 결의문을 낭독하는 안전결의대회를 가졌던 만큼 직원들의 사기저하가 우려된다는 걱정스런 지적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거제조선소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조선업계 전반에 불어 닥친 수주불황 탓에 고용안전을 걱정했지만 이제는 목숨을 걱정할 판이다”면서 “내달 중 박대영 사장이 회사의 안전관리 체계를 전면 재정비 한다고 들었지만 그것만으로 불안감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수주가뭄 속에서 최근 수천억원대 수주에 성공하며 잠시 활기를 뗬던 작업장 내에도 찬물을 끼얹은 분위기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월 해양생산설비 등 15억달러 일감을 얻은 뒤 약 3개월 동안 신규수주를 하지 못한 상태였다.

지난달 말 삼성중공업은 싱가포르 선주 BW그룹으로부터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4척을 수주했다. 그리고 작업이 재개된 지난 15일에도 VLCC 4척을 수주한 바 있다. 각각 계약금만 3784억원, 3798억원 규모다. 공교롭게도 신규수주 직후 대형사고가 연이어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를 덮친 셈이다.

한편, 이번 사고 등과 관련해 입장을 전해 듣기 위해 삼성중공업 측에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다. 이곳 관계자는 “담당 직원이 사고수습 등을 위해 외부에 있는 상태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이성은 기자 asd3cpl@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