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재일교포 견제 문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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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재일교포 견제 문제 많다

스카이데일리 기자수첩

임현범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5-22 00:01:38

▲ 임현범 팀장(금융부)

금융업계에서 ‘투명성’ 확보가 기업 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많다. 경영진을 견제하고 감시해야 할 사외이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및 금융권 등에 따르면 지난해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NH농협금융지주 등은 이사회를 50회 개최하고 결의안건 161건을 처리했다. 그런데 사외이사가 반대 의견을 낸 곳은 KB금융지주 단 한 곳뿐 이었다.

나머지 신한금융, 하나금융, NH농협금융 등의 경우 이사회에서 사외이사가 반대 의견을 낸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다. 금융권 사외이사가 경영진 의견에 찬성만 하는 거수기 역할에 불과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특히 최근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사외이사 자격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신한금융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재일교포 출신 이흔야 이사에 대해 이사직 수행에 문제의 소지가 있음을 파악하고 법무부에 유권해석을 요청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신한금융과 신한은행을 상대로 경영실태평가를 벌인 결과, 이흔야 이사가 신한금융 사외이사로 선임될 당시 다른 법인 3곳에서 사외이사를 맡았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자격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상법에 따르면 상장사와 비상장사 상관없이 이사직을 3곳에서 겸하지 못하게 돼 있다. 반면 금융지주사법은 겸직 제한 대상을 상장사로 한정하고 있다. 사실상 상법과 금융지주사법이 엇갈린 법률을 내놓고 있어 법무부의 법적해석이 필요하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더욱이 재일교포 주주들이 신한금융에 적지않은 지분을 갖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상황에서 재일교포 출신 사외이사가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 섞인 목소리가 새어 나온다.

신한금융의 경우 그간 불투명한 지배구조로 꾸준히 우려의 시선을 받아왔다. 신한금융의 정확한 지분구조는 파악되지 않지만 재일교포 주주들이 전체 지분의 15~20% 가량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신한금융 최대주주인 국민연금(9.55%)의 2배에 이르는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 재일교포 주주집단은 ‘간친회’라고 불리며, 경영진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와 경영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라응찬 전 회장이 20년 가까이 신한금융에서 장기 집권 할 수 있었던 배경 역시 간친회의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시각이 분분하다.

주목되는 점은 이들 재일교포 주주들이 추천한 인사가 신한금융 사외이사 자리까지 꿰차고 있다는 사실이다. 경영진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주주에 의해 추천된 사외이사가 경영진으로부터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우려가 제기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내부 견제와 감시를 담당해야할 사외이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할 경우 심각한 금융 사고를 초래하기도 한다. 최근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된 성세환 BNK금융지주 회장이 대표적 사례다. 경영진을 견제할 수 있는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확보하고 지배구조 면에서 더욱 철저한 통제시스템이 마련돼야하는 이유다.

임현범 hby6609@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