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도발, 금융권 ‘北리스크’ 반년 만에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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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72명 대상 설문 결과 발표…가계부채 美 금리인상 보다 앞서

이기욱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5-24 12:11:22

▲ 한국은행 ⓒ스카이데일리

최근 잇따라 발생하는 북한의 도발로 인해 ‘지정학적 리스크’가 금융시스템 리스크 요인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24일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 결과를 발표했다.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는 국내외 금융전문가로부터 한국 금융시스템의 주요 리스크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2012년부터 연 2회 실시하는 설문조사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진행됐으며 71개 금융기관의 72명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응답 방식은 리스크 요인 중 5개를 골라 1위부터 5위까지 순위를 매기는 것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조사 결과에서 가장 주목되는 점은 ‘지정학적 리스크’의 급부상이다. 전체 응답자 중 33%가 지정학적 리스크를 1순위 요인으로 꼽았다. 이는 모든 항목 중 가장 높은 수치로 ‘가계부채’(32%)가 그 뒤를 이었다.

가계부채는 지난해 하반기 조사결과 30%의 비중을 차지하며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반면 ‘지정학적 리스크’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조사에서 5위권에도 들지 못했지만 이번 조사에서 순위가 급등했다.

이러한 변화는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북한의 도발 때문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총 10번의 미사일 실험을 강행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간 대비(5회) 2배 많은 수치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러한 북한의 도발 증가는 미국 트럼프 정부에 자신들의 존재를 각인시키기 위한 목적에서 행해진 것으로 추정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 된 후 공식 취임하기 전에는 단 한 차례도 미사일 시험 발사가 없었으나 취임식 이후 급증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 해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 역시 정권교체기와 맞물려 있기 때문에 북한 도발이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력이 그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지난 14일과 20일 북한은 추가적으로 미사일 발사 도발행위를 한 바 있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금융전문가들은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 요인은 1년 이내의 단기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가계부채 이외에도 응답자들은 미국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보유자산 축소(14%), 취약업종 기업 구조조정(7%), 가계소득 부진 지속(4%) 등을 리스크 요인 1순위로 꼽았다. 이 중 가계소득 부진 지속은 새롭게 순위권에 들었다.

반면 지난해 하반기에 4위와 5위를 차지했던 저성장 저물가 기조 장기화(10%)와 국제금융시장 불안정성(6%)는 이번에는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꼽히지 않았다.

이기욱 기자 gw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