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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통공룡 롯데그룹이 자사가 보유했던 유통시설을 매각하면서 막대한 부동산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전국 각지에 롯데마트 등을 설립하기 위해 토지를 싼값에 사들인 후 시간이 흘러 시세가 상승하면 비싼값에 파는 방식으로 적게는 수십억원 많게는 수백억원에 달하는 부동산 시세차익을 거뒀다. 사진은 롯데마트 본사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28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유통공룡’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전국 각지에 유통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그 중 일부는 롯데그룹 계열사가 직접 사업부지·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대형 유통시설이 들어서면 주변에 상권이 발달하고, 덕분에 일대 부동산 가치가 상승한다.
롯데그룹은 이 점을 간파하고 땅값이 오르면 되파는 방식으로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뒀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사업부지·시설을 매각한 이후에도 다시 임차 받는 ‘세일앤리스백’ 방식을 사용해 꾸준히 영업을 이어가는 ‘1석2조’의 효과도 누렸다.
하지만 롯데마트의 이 같은 행태는 주변의 따가운 눈총을 사고 있다. 롯데그룹 유통시설은 입점 전부터 주변 소상공인들의 반발을 사고, 개점 후에는 일대 지역 임대료가 올라 소상공인들이 거리로 나앉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상공인들의 원성에도 아랑곳 않고 부동산 시세차익을 통해 제 배 불리기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통공룡 롯데그룹, 싼 값에 산 부동산 팔 때는 비싸게…시세차익만 2~5배 ‘뻥튀기’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롯데그룹 주력계열사인 롯데쇼핑은 토지를 매입해 롯데마트를 짓고, 몇 년간 운영하다가 토지와 건물을 모두 되파는 방식으로 막대한 시세차익을 거둔 사례가 적지 않다. 서울과 수도권은 물론, 지방 중소도시에서도 이 같은 일이 빈번하게 있었다.
롯데쇼핑은 지난 2002년 서울 구로구 구로동에 1만6027㎡(약 4848.16평) 규모의 토지를 매입했다. 당시 해당 토지의 공시지가는 ㎡당 183만원으로 이를 토지면적으로 환산하면 공시지가 기준 총 29억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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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
롯데쇼핑은 그곳에 롯데마트 구로점를 짓고 운영하다가 9년 후인 2011년 우리은행에 사업부지·시설을 모두 매각했다. 2011년 해당 토지의 공시지가는 ㎡당 338만원으로 공시지가 기준 매각가는 54억원에 달했다. 공시지가만으로 살펴봐도 약 2배 가까운 시세차익을 거둔 셈이다.
부동산업계 안팎에서는 실거래가로 따지면 롯데쇼핑이 수백억원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거뒀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통상적으로 대형마트나 쇼핑몰이 들어선 곳의 토지는 공시지가와 실거거래가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롯데쇼핑이 2011년 롯데마트 토지와 건물을 우리은행에게 매각한 가격은 1214억원에 달했다.
구로동 소재 한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롯데마트 구로점이 들어선 곳 인근에는 구로중앙유통단지가 존재한다. 단지 내에는 유통물류센터가 대거 입점해 있다. 2000년대 초반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일대 토지 시세는 2000년대 후반 고척스카이돔이 들어선다는 소식에 최소 3배가량 껑충 뛰었다.
롯데쇼핑은 롯데마트 수지점 역시 같은 방식으로 상당한 시세차익을 누렸다. 지난 2001년 롯데쇼핑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에 롯데마트 수지점을 세우기 위해 1만8048㎡(약 5459.52평)에 달하는 토지를 매입했다. 매입 당시 ㎡당 공시지가는 48만원이었다. 공시지가로만 따지면 해당 토지의 총 시세는 약 9억원이었다.
롯데쇼핑은 약 9년 후인 지난 2010년, 롯데마트 수지점 사업부지·시설을 매각했다. 당시 공시기가는 ㎡당 215만원이나 됐다. 9년여 만에 공시지가만 4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실거래가는 공시지가를 훨씬 웃돌았다. 롯데쇼핑은 지난 2010년 롯데마트 수지점을 우리은행에 917억원을 받고 팔았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롯데마트 수지점의 경우 롯데마트가 들어선 이후부터 각종 개발 호재로 시세가 무려 5배 가까이 뛰었다. 인근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가격이 크게 한 차례 오른 후 수지구청역이 들어선다는 개발 호재 소식에 또 다시 오름세를 보였다.
롯데마트 평택점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경기도 평택시 합정동 소재 8901.3㎡(약 2692.64평) 규모의 토지를 평택시로부터 매입한 롯데쇼핑은 7년 뒤인 2014년 토지·건물 등을 하나은행에 590억원에 매각했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당 663만원이다. 당시 공시지가는 ㎡당 156만원으로 사실상 공시지가보다 5배 가까이 높은 가격에 매각한 셈이다.
롯데쇼핑의 유통시설 사업부지 매각 사례는 서울·수도권 지역의 일만은 아니었다. 롯데쇼핑은 충남 당진, 대전 대덕, 대전 노은, 경북 구미, 경북 포항, 부산 동래, 제주 등에서도 롯데마트 설립을 위해 사업부지를 매입했다가 시간이 지난 후 되파는 방식으로 상당한 시세차익을 누렸다.
▲ 부동산 등기부등본 및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롯데그룹이 대형마트를 세운 곳은 지가가 꾸준히 상승을 거듭했다. 롯데그룹은 시간이 흐른 후 당초 매입가의 2~5배 이상 높은 가격에 되팔아 시세차익을 거뒀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롯데마트 서울 구로점, 롯데마트 용인 수지점, 롯데마트 포항 두호점, 롯데마트 서울 은평점 ⓒ스카이데일리
충청남도 당진시 원당동에 위치한 롯데마트 당진점은 지난 2006년 롯데쇼핑이 241억원에 매입했다가 8년 뒤인 2014년 490억원에 매각했다. 제주시 노형동에 위치한 롯데마트 제주점은 2006년 롯데쇼핑이 369억원에 매입했다가 1년 만인 2007년 540억원에 매각했다. 1년여 만에 무려 46.34% 높은 가격에 부동산을 매각한 셈이다.
전북 군산시 수송로에 위치한 롯데마트 군산점의 경우 롯데쇼핑이 2004년 154억원에 해당 부동산을 매입했다가 10년 뒤인 2014년 749억원에 팔았다. 본업인 유통업 외에 부동산 시세 차익으로만 595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린 셈이다.
롯데마트 구미점은 매입시점에 비해 매각시점의 공시지가가 무려 8배나 높았다. 경상북도 구미시 신평동에 위치한 롯데마트 구미점의 규모는 2만3927㎡(약 7237.92평)다. 롯데쇼핑은 해당 부지를 2000년 매입한 후 2014년 매각했다.
매입당시 ㎡당 14만원이었던 롯데마트 구미점 공시지가는 매각 당시 102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롯데쇼핑은 롯데마트 구미점 사업부지·시설을 700억원에 매각했는데, 이를 ㎡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당 293만원으로 추산됐다.
부동산 매각으로 막대한 시세차익…골목상권 침해, 임대료 상승 등 부작용 ‘나 몰라라’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부동산 업계 안팎에서는 롯데그룹이 기존에 갖고 있는 대형마트 사업부지·시설을 되파는 배경에는 보유자산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기 위한 ‘자산유동화’가 거론된다. 롯데마트 매장 대부분은 ‘세일앤리스백(Sale & Lease Back)’ 방식으로 매각됐다.
‘세일앤리스백’이란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기계·설비·토지·건물 등을 금융사 등에 매각하고 이를 재차 장기간 임대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매각 후에도 임대료만 내고 영업은 그대로 이어가는 방식이다.
하지만 경제시민단체 관계자 및 지역 소상공인들은 롯데그룹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외면한 채 자사 배불리기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지가상승 유발과 이에 따른 임대료 상승, 상권침해 등 다양한 문제점이 제기됐음에도 개선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다가 부동산 시세가 오른 틈을 노린 토지매각에만 급급하다는 주장이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곳은 롯데마트 군산점이다. 당초 롯데그룹 측은 군산점 개점에 애를 먹었다. 건물을 완공한 상태서 군산시의 준공허가가 떨어지지 않아 오픈이 두 달 넘게 지연됐다. 대형마트가 입점할 경우 재래시장을 비롯한 지역 상권이 붕괴될 수 있다는 여론이 높게 일자 군산시 입장에서도 허가를 차일피일 미룬 것이다.
군산시는 중재책으로 총매출액의 1%를 지역복지기금으로 환원하라 제안했지만 롯데그룹 측은 이를 거절했다. 대신 롯데그룹 측은 △지역상품 전시·판매 △군산 현지인 직원 채용 △임대매장 지역주민 입주 확대 등을 대안으로 제시해 가까스로 준공허가를 받았다.
전라북도에 따르면 롯데마트 군산점의 지난 2015년 매출액 대비 지역환원금은 0.007% 수준인 860만원에 불과했다. 이에 군산시민들 사이에서는 사실상 인근 상권과 상생하려는 의지가 전무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게 일었다.
이와 관련, 경제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실제로 롯데마트와 같은 대형마트가 들어서면 반경 15km안에서 영업하는 소상공인의 매출액은 업종을 불문하고 40%넘게 감소한다”며 “매출 감소뿐 아니라 지가 상승으로 임차료가 올라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은 가중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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