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인 감성 상권 재정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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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인 감성 상권 재정비 기대된다

정유진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5-29 00:01:03

▲정유진 기자(부동산부)

‘타운매니지먼트’란 한 도시의 업종 구성이나 점포 배치, 기반 시설 조성 등을 관리하고 다양한 지역 행사를 추진하는 것을 계획 및 활동을 말한다.

특히 이 모든 과정을 시행하고 결정하는 주체가 해당 지역을 구성하는 건물주와 상인들, 주민단체, 지역의 이해관계자들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일본의 ‘지유가오카’는 타운매니지먼트로 지역 활성화를 되찾은 대표적인 곳이다. 도쿄도의 메구로구에 위치한 상업·주거 혼재 지역으로 고급 주택과 아기자기한 상점들, 개성 있는 빌딩들이 어우러져 ‘일본 감성’이 머문 곳이라고 묘사된다. 이런 특징 때문에 여성 여행객들의 필수 코스로도 잘 알려져 있다. 매년 다채로운 지역 행사가 열리는 것도 집객도를 높이는 또 다른 이유다.

지유가오카를 다채로운 지역으로 만드는 곳은 주식회사 ‘제이스피릿’이다. 15년 전 주거·상업이 어지럽게 섞여 있는 것을 보다 질서 있고 매력적으로 활성화시키기 위해 지유가오카 상가진흥조합과 도쿄 급행전철 주식회사, 도쿄 전력타운플래닝주식회사, 도쿄 상공회의소, 상점회 대표자, 여러 주민단체 대표자 등이 출자해 설립했다.

이들은 지유가오카의 크고 작은 이슈에 밝아 애정을 갖고 설명할 수 있는 구성원으로, 2개월에 한 번씩 모여 논의와 토론의 시간을 가진다.

대외 활동으로 국가나 지자체에 지역에 맞는 사업 방향을 제안하기도 한다. 대내적으로는 인근 역 근처에 설치된 흡연구역 파티션이 깨져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까지 다룬다. 주체자들의 노력에 지유가오카는 자국민뿐 아니라 해외 관광객까지 끊이지 않는 일본 여행의 필수 코스가 됐다.

이 타운매니지먼트사업이 서울 중구 다교·무교동에서도 추진 중이다. 서울시가 11만㎡(약 3만3275평) 규모에 ‘서울형 도심 활력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지난 22일 밝힌 것이다.

다교·무교동은 2호선 을지로입구역에서 나오면 보이는 지역으로 좁은 골목길 사이사이에 노포들이 즐비하다. 인근에 깔끔하게 재탄생한 종로 피맛골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수년간 재개발한다는 소문만 무성한 끝에 상권을 활성화시킨다는 계획은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지만 타운매니지먼트를 도입해 진행한다는 서울시의 계획은 희소식처럼 들린다. 이 지역의 특색을 가장 잘 아는 건물주·상인, 지역 단체 등이 처음부터 끝까지 지역 활성화 프로그램을 기획·추진하게 된다.

이 점에서 화려하게만 재정비해 지역 특색을 잃어버렸거나 뜬금없이 조형물이 놓여 있는 등의 경우보다 훨씬 실용적이고 지역 특성을 잘 반영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든다.

또한 다동과 무교동이 서울의 대표 시가지인 종로 일대에서 타운매니지먼트로 활성화에 성공한 지역이 되면 향후 다양한 상권 및 지역에 좋은 예시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예상된다.

지유가오카는 상업·주거 지역을 통합시키는데 성공해 지역의 가치를 올리는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서울시는 이번 첫 타운매니지먼트 사업을 통해 지역 구성원에게 활발한 활동의 장을 마련해주고 이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그럴 때 사람들의 활기로 채워지는 상권으로 재탄생시킬 수 있을 것이다.

정유진 jungyujin718@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