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방향보단 방법에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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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욱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6-05 00:01:05

▲ 김성욱 기자 (산업부)

새정부 등장과 함께 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예고됐다. 지난달 9일 치러진 장미대선에서 ‘일자리 대통령’을 자처한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정부는 당초 공약대로 일자리 질 향상을 목표로 내세우며 각종 일자리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일자리 정책 중 가장 대표적인 정책으로는 주당 근로시간 52시간 단축 및 오는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인상 등이다.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들이나 서민들의 기본 소득을 보장하고 가계 부담을 덜기 위해 최저임금을 올리겠다는 것이다.

최저임금제도란 국가가 근로자들의 생활 안정을 위해 임금의 최저 수준을 정하고 사용자에게 그 수준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법으로 강제하는 제도다. 지난 2010년 4110원이었던 최저임금은 올해 기준 6470원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매년 7~8%가량 오른 셈이다.

하지만 정부의 방침대로 오는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으로 향후 매년 15~16%가량의 상승이 전제돼야 한다. 경제계에서는 최저임금이 급작스럽게 증가하게 될 경우 편의점·대형마트·자영업자 등은 최대 10.3%의 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문제는 영세업자들이다. 단순 수익성 악화에 그치는 대기업들과는 달리 영업이 곧 삶과 직결된 영세업자들에게는 크나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취재 중 만난 일부 업자들은 인건비 부담이 커질 경우 직원감원 등을 고려하기도 했다. 스스로를 벼랑 끝이라 자처하는 이들은 포기하고자 하는 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자영업 현황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국내 등록사업자 규모는 479만개에 달한다. 이 중 연매출 4600만원 이하, 즉 월매출 383만원도 못 버는 사업자가 248.2만개(51.6%)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수많은 영세업자들에게 최저임금 1만원은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 1만원으로 계산했을 경우 주 40시간 기준 아르바이트 직원 한 명의 한 달 급여는 약 160만원에 달한다. 이는 영세업자들의 매출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수준이다.

힘겹게 삶을 살아가고 있는 서민들의 숨통을 틔어주고 그들의 일자리 질 향상을 위해 최저임금을 올린다는 취지는 좋다. 이에 최저임금 1만원에 대한 사회적인 열망은 뜨겁다. 다만 다시 한 번 이러한 문제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언제까지 하느냐보다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무게를 실어야 한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그저 손쉬운 대선 공약으로 접근하고 도입을 시도해서는 안 된다. 장기과제로 삼더라도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꾸준히 공을 들이는 성의를 보여주길 바란다.

김성욱 ukzzang678@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