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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는 단지들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 예정인 초과이익환수제 때문이다. 2006년 참여정부 시절 도입된 이 제도는 재건축 단지에서 조합원의 이익이 법이 정한 기준을 넘어서면 세금을 부과하는 내용이 골자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하자 부동산 투기를 막고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 시키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분양 아파트 증가·조합원의 분양 포기 등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초과이익환수제는 올해까지 한시적으로 유예됐다. 계획대로라면 초과이익환수제는 내년 1월 1일 부활하게 된다. 서울시 내에서도 핵심 요지에 위치한 재건축 단지의 경우 초과이익환수제 적용을 피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업계는 물론 각계 전문가, 심지어 일반 대중들까지도 초과이익환수제 시행에 부정적 견해를 내비치고 있어 제도의 실효성을 두고 논란이 분분하다. 스카이데일리가 최근 부동산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불리고 있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시행을 둘러싼 각종 논란과 이에 대한 주변의 반응 등에 대해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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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과이익환수제 시행이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재건축 단지들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재건축을 통해 발생한 초과 이익에 대한 부담금을 부과하는 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일부 재건축 단지 조합원들은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의 세금을 내야 할 처지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강남 압구정 현대아파트 전경 ⓒ스카이데일리
본격적인 시행이 반년도 채 남지 않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시행을 앞두고 제도의 실효성에 대해 각종 논란이 분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업계는 물론 각계 전문가, 심지어 일반 대중들까지도 제도 시행으로 인한 부작용에 깊은 우려감을 보이고 있다.
8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을 통해 발생한 초과 이익에 대해 부담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초과이익 산출 시점은 재건축 추진위원회의 승인일 당시부터 준공일 기준 주택 시세의 차액이다. 부담금은 재건축을 통해 조합원 1인당 평균 이익이 3000만원을 초과하면 금액에 따라 10%에서 50%의 누진제 방식으로 산정된다.
예를 들어 조합원 1인당 초과이익이 1억원이라면 ‘9000만원~1억1000만원 이하’ 구간에 속한다. 여기서 ‘1200만원x조합원 수+9000만원 초과금액의 40%x조합원 수’로 계산하게 된다. 조합원 수가 1인이므로 ‘1200만원x1+400만원(초과이익 1000만원x40%)x1’으로 1600만원의 세금이 부과된다. 초과이익이 2억원일 경우에는 6500만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초과이익이 높아질수록 내야 할 세금은 많아지는 셈이다.
내년 1월 1일 이전에 관리처분 인가 신청을 하지 못한 재건축 단지 전부가 초과이익환수제 적용 대상이다. 재건축은 통상 ‘정비구역 지정→추진위원회 구성 및 승인→조합설립 인가→건축심의→사업시행 인가→관리처분계획 인가→준공 및 입주→청산 및 조합 해산’ 순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재건축 인허가 절차마다 최소 3~6개월씩 걸리기는 탓에 초기 단계의 재건축 단지들은 초과이익환수제 적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과거 부담금이 부과된 사례를 보면 서울에서는 송파구 풍납동 이화연립(1인당 33만원), 중랑구 묵동 정풍연립(1인당 144만원), 중랑구 면목동 우성연립(1인당 263만원), 용산구 한남동 한남연립(1인당 5544만원) 등 소수에 불과했다. 대규모 아파트가 아닌 소규모 연립단지의 재건축 사업장뿐이었다. 대규모 재건축 단지에 대해서는 첫 시행되는 만큼 초과이익환수제는 부동산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재산권 침해 논란, 이익추정 방식 불투명, 이중과세 문제 등 초과이익환수제 ‘도마 위’
부동산114에 따르면 6월 현재 서울 등 수도권 재건축 추진 단지 중 초과이익환수제 적용의 범위에 있는 단지는 총 142개, 8만8597가구에 이른다. 이들 아파트는 현재 조합설립 인가 단계까지만 진행된 상태로, 올해 말까지 남은 10개월 동안 관리처분 인가를 신청하지 못하면 초과이익환수제를 벗어나지 못한다.
현재 사업시행 인가 또는 관리처분 인가 단계로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거나 피할 가능성이 높은 단지는 전국 29개, 2만9188가구다. 대표적으로 강남구 개포주공1·4단지, 서초구 서초동 무지개, 반포동 삼호가든3차, 경기 안산시 군자주공7단지 등은 초과이익환수제에서 자유로운 것으로 평가된다.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강동구 둔촌주공1~4단지 등도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압구정 구현대, 잠실주공5단지 등 강남권을 대표하는 대규모 재건축 단지는 초과이익환수제의 적용 범위에 놓여 있다. 아직 재건축 준비 절차에 머물며 첫 단추도 끼우지 못한 ‘잠재적’ 추진 단지까지 포함하면 초과이익환수제 적용 단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수억원의 초과이익이 생길 것으로 예상되는 강남권과 여의도 일대 재건축 아파트 단지들의 경우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모습니다. 이들 단지 주민들은 초과이익환수제 적용이 불합리하다며 강한 반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기존 원주민들은 “여윳돈이 없어 재건축을 시행하고 나면 집을 팔아서 세금을 내야 할 판이다”라며 부당함을 토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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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
압구정 구현대아파트의 주민 김성태(가명·65) 씨는 “난 오래전부터 여기서 살아온 원주민이다”며 “집 한 채 가지고 매년 재산세·보유세 등을 내고 있는데 그것도 모자라 몇천만원의 세금까지 내라니, 초과이익환수제를 실시하면 대출을 받거나 집을 팔아서 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반 시민들 역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부동산 리서치 회사 닥터아파트가 만20세 이상 회원 1286명을 대상으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유예와 관련해 설문조사한 결과 ‘시장 상황에 따라 유예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30.87%를 차지했다. 초과이익환수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28.4%나 됐다. 이 밖에도 ‘2~3년 유예 연장을 해야 한다’가 11.5%, ‘한시적으로 1년 유예 연장을 해야 한다’가 7.6%로 각각 조사됐다. 응답자 대부분이 초과이익환수제 폐지와 유예 입장을 내비친 셈이다.
이러한 결과의 배경에는 그동안 초과이익환수제에 대한 재산권 침해 논란, 개발이익 추정 방식의 문제, 이중과세 문제 등이 자리매김 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반포3차 아파트 단지 인근의 이태명 삼성에덴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양도소득세를 내면 이미 초과이익에 대한 세금을 내는 것 아니냐”며 “거기에 취득세, 재산세까지 내는 것은 이중과세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초과이익환수제는 위헌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 왔다. 지난 2006년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조합 등은 이 법이 재산권, 행복추구권, 평등권, 환경권 등을 침해하는 위헌적 규정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부담금이 부과되기 전에 법률만 갖고 위헌 여부를 판단하기에 무리가 있다는 판단 아래 기각이 아닌 각하 처분을 내렸다. 각하는 절차상의 흠결 즉 소송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본안심리를 하지 않고 재판 자체를 배척하는 것을 말한다. 기각은 소송요건은 갖추었으나 그 이유나 증거가 없어 패소 판결을 내릴 때 쓰이는 단어다 당시 전문가들은 실제 부과처분 사례가 나온 뒤 헌법재판소가 다시 법리 해석을 내놓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 “초과이익 환수제, 부동산 시장 침체 넘어 국가 경제 위기 불러올 것”
부동산 업계 및 관련 전문가들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활이 내수 경기 침체를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도 내놨다. 주택 시장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해 신중한 접근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전문위원은 “초과이익환수제환수제가 부활하면 조합은 일단 재건축을 미룰 것이다”며 “사업이 지연되면 아파트 가격이 정체되거나 하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투자성은 떨어지고 결국 돈의 흐름이 중단되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내다봤다.
▲ 올해 2018년부터 시행 예정인 초과이익환수제에 대한 여론의 반응은 싸늘한 것으로 나타나다. 부동산업계, 대상 재건축 단지들의 주민들은 일제히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부동산 전문가들 역시 경기침체 등의 사회적 혼란을 미연에 방지하는 차원에서 문재인정부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 ⓒ스카이데일리
함영진 부동산114센터장은 “초과이익환수제는 준공시점에 법인인 재건축 조합에 부담금이 부과되고 준공 당시 조합 명부에 들어있는 조합원들에게 이를 분담하는 구조다”며 “그렇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지 않고 사업 중간단계에 매입한 매수자는 상당한 세금 부담을 떠안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2018년 제도 시행이 본격화되면 서울·경기·부산 등 도심 내 주요 재건축 아파트는 수익률과 투자심리 위축 등 부정적 영향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함 센터장은 “관련 법 도입 이후 그 유효성을 제대로 검증할 기회 없이 몇 년간 유예 조치된 상황에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도의 향방은 하반기 주택시장의 또 다른 불씨로 급부상할 것이다”며 “제도의 시행이 주택시장에 가해지는 순기능과 역기능을 고려해 법 운영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때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무리하게 속도를 내다가 조합원 의견수렴을 제대로 하지 못해 추후 사업 정산 등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유의애햐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재건축한 아파트에 들어가는 것도 노력의 결과물인데 투기의 산물로만 보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라는 견해도 적지 않았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투자자가 재건축 아파트에 들어가는 것은 분명히 기대이익을 보고 노력해서 들어가 것인데, 만약 주식을 사서 10% 넘는 초과이익이 생기면 그것도 회수할 수 있나”며 “주식도 공부를 해서 투자를 하듯이 재건축도 한 사람의 노력이 들어간 것인데, 정부가 부동산을 투기로 규정하고 산업의 일부로 보지 않아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2분기 경제성장률이 3.3%인데, 이중 건설투자가 1.7%를 차지했다”며 “경제성장의 50%가 넘는 부분을 건설 투자가 견인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정부가 강력한 규제 정책을 펼친다면 건설업들은 물론이고 경제 자체가 침체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심 교수는 “전 세계를 찾아봐도 초과이익환수제라는 개념이 있는 나라는 없을뿐더러 서울에 있는 집 절반 정도가 향후 10년 내 재건축 대상이다”며 “국민이 안락하고 퀘적한 집에서 사는 것이 주거복지인데 새집에서 살려는 노력을 보지 않은 채 ‘돈 벌었다’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분명 잘못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초과이익환수제를 두고 각종 지적이 끊이지 않자 정부 역시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유예 연장에 대해 “고민해야 할 부분이며 여러 측면을 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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