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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리츠화재 ⓒ스카이데일리
메리츠화재가 이르면 내달부터 건강보험 등 장기보험의 보험료를 10% 인상한다. 하지만 실적 호조 속에서 위험률 조정을 이유로 보험료 인상을 단행해 소비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9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빠르면 내달부터 장기보험 위험률을 조정할 예정이다. 위험률은 보험료 원가에 영향을 주는 주요 지표다. 통상 보험사들은 사고나 질병 발생이 많아지면 손해율이 높은 담보는 위험률을 높게 조정해 보험료를 올린다.
지난해 4월, 금융당국이 보험업법 시행령 등의 개정을 통해 위험률 조정 규제를 완화하면서 각 보험사는 손해율이 높은 상품에 대한 경험위험률(보험료)을 자율적으로 인상할 수 있게 됐다. 이전까지는 금융당국에서 관행적으로 보험사 보험료 조정을 3년마다 적용토록 했지만, 자율화 이후에는 상시조정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 같은 규제를 기반으로 메리츠화재는 내달부터 ‘THE간편한건강보험’, ‘계속받는암치료보험’, ‘걱정없는암보험’, ‘알뜰한건강보험’ 등 질병담보 위주인 보험 상품의 보험료를 약 10% 올릴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하반기 위험률 조정을 위해 검토 중이고 이르면 7월이 될 수도 있다”며 “어떤 담보나 질병에 대한 위험률을 조정할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표=배현정] ⓒ스카이데일리
하지만 일각에서는 메리츠화재의 장기 보험료 인상에 대해 자사 수익을 더 늘리기 위한 행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올 1분기 장기 보험료로 거둬들인 수익이 전체 수익의 80%에 육박하는 등 이미 장기보험 수익성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의 올 1분기 전체 보험료 수익은 1조5562억원이다. 이 중 장기보험료 수익은 1조2125억원으로 전체 수익의 77.9%에 달한다. 전년 동기(1조1575억원)보다도 4.75% 증가한 수준이다.
메리츠화재의 실적 또한 호조를 이어갔다. 올 1분기 기준 메리츠화재의 당기순이익(연결 기준)은 1056억원으로 전년 동기(489억원) 대비 2.2배 상승했다.
이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실적이 1년 새 대폭 높아진데다 장기 보험료 수익까지 높은 상황에서 장기 위험률을 10%나 인상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소비자들의 보험료로 자사 수익성을 극대화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메리츠화재가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를 기회로 보험료 인상에만 매진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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