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기’ 피해규모 年 23조원…‘예방’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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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은행 홈페이지서 상조금 납입 확인 ‘안전시스템’ 구축

정유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6-16 11:26:54

▲ⓒ스카이데일리

금융 피해 사기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교묘해지고 걷잡을 수 없이 퍼지자 심각성을 인지한 주요 기관들이 대안 마련을 위해 힘을 모은다.

서울시는 금융감독원, 6개 주요 시중은행(KB국민, 신한, 우리, SC제일, KEB하나, 씨티은행)과 ‘금융사기 등 민생침해 피해예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불법사금융,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피해 예방에 나선다고 16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불법사금융, 유사수신 등 불법금융으로 인한 피해규모는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1.6% 수준으로 연간 27조원이다. 과거 노년층을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이뤄졌던 보이스피싱 등의 불법금융행위의 방식이 교묘하고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어 성별과 연령에 관계없이 피해가 느는 추세다.

그간 보이스피싱 등의 금융 범죄 예방 시스템은 각 기관마다 통일성 없이 진행된 감이 없지 않다. 서울시는 서울시대로, 금융감독원은 경찰청과 공동으로 ‘보이스피싱지킴이’ 사업 등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각 기관의 노력에도 금융피해가 끊이지 않자 시와 금감원, 시중 주요 은행이 손을 잡았다.

특히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선불식 할부거래업자(상조회사) 예치금과 사기와 관련한 안전장치가 마련됐다.

상조회사는 가입자로부터 받은 회비의 50%를 은행에 의무적으로 예치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예치현황을 확인하기가 어려워 선수금 신고를 누락하거나 상조회사의 폐업 등으로 인해 연락이 두절되면 가입자가 선수금조차 환급받지 못하는 등의 소비자 피해 사례가 끊이지 않았다.

실제 올해 1분기 상조서비스 관련 상담(1016건)은 전년 동월(613건) 대비 65.7%(403건) 급증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상조업체 폐업 후 보상금 지급에 대한 대응방안 문의 등 계약해제·해지·위약금·계약불이행 관련 상담이 49.9%(507건)로 절반을 차지했다.

따라서 올해 연말까지 6개 시중은행의 홈페이지에 ‘선불식 할부거래 안전시스템’이 구축된다. 상조서비스에 가입된 소비자는 본인이 납입한 상조금이 제대로 은행에 예치되고 있는지를 은행 방문 없이 은행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서동록 서울시 경제진흥본부장은 “민생침해의 실질적 구제를 위해서는 사전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안전시스템을 구축해 상조 가입자의 피해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게 된 것은 선불식할부거래업의 신뢰성을 확보한 획기적인 성과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시는 앞으로도 관계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해 신종·변종 불법금융피해로부터 지역주민 보호에 앞장서고 서울시의 모델이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정유진 기자 jungyujin718@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