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보다 수익 강조한 박진회, 노사갈등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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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인터넷뱅킹 출시 “지점 수 보다 고객니즈”…노조, 직원 무시 처사 반발

이기욱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6-16 12:38:24

▲ 한국씨티은행 ⓒ스카이데일리

최근 지점 축소와 관련해 노동조합과 갈등을 빚고 있는 한국씨티은행이 기존 입장을 고수한 채 인터넷뱅킹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혀 노사갈등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씨티은행은 15일 오전 서울 중구에 위치한 더플라자호텔에서 ‘씨티 NEW(뉴) 인터넷뱅킹’ 출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씨티은행에 따르면 씨티 뉴 인터넷뱅킹은 오는 19일 출시될 예정이며 모든 기기에서 아이디와 비밀번호만으로 공인인증서 없이 금융거래가 가능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통장 비밀번호, 엑티브엑스(active-x) 등 추가 프로그램 설치 등도 필요하지 않다.

모든 운영체제, 모든 브라우저에서 사용가능하며 처음 등록한 타행계좌 누적 금액이 500만원(이체 또는 거래일) 이상의 경우에는 OTP(One Time Password)를 통해 보안성을 강화시킨다. 이외에도 씨티 뉴 인터넷뱅킹은 본인 계좌 간 출금·이체 시 ‘드래그 앤 드롭(끌어서 떨어트리는 액션)’만으로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됐다.

▲ 박진회 씨티은행장 [사진=뉴시스]

하지만 기자간담회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인터넷뱅킹의 새로운 기능이 아닌 박진회 씨티은행장의 발언이었다. 박 행장은 이날 “당신이 행장이라면 5% 거래하는 곳에 인력의 40%를 배치하겠느냐”는 직접적인 발언을 통해 지점축소 계획을 또 한 번 강조했다.

그러면서 “씨티은행은 인터넷, 모바일, 오프라인 등 다양한 판매경로를 넘나드는 ‘옴니채널’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며 “금융거래의 95% 이상이 비대면으로 일어나는 상황에서 이제는 지점 수가 아닌 ‘고객의 니즈에 어떻게 부응할 것인가’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박 행장의 발언은 최근 지속되고 있는 씨티은행 점포 축소 논란을 염두에 둔 것으로 관측된다. 씨티은행은 지난 4월 총 133곳의 점포를 32곳으로 줄이는 통폐합 계획을 발표했다. 대상 점포의 직원들은 WM센터와 여신영업센터, 고객집중센터 등으로 발령될 예정이다.

씨티은행의 이러한 사업 강행에 노동조합 측은 씨티은행의 점포축소 계획에 대해 “구체적 대안 없이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다”며 “점포 수를 100개 이상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씨티은행 측은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현재까지 노사갈등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

기자간담회가 열린 15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12인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씨티은행의 점포 폐쇄 조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국민피해를 일으키고 일자리중심 국정에 역행하는 점포폐쇄를 즉각 중단하라”며 “공공성을 저버리고 서민에게 피해를 전가하려는 씨티은행 사측의 점포폐쇄 시도를 절대 묵과할 수 없으며 즉각적인 철회를 강력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기욱 기자 gw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