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악화 美·中시장, 향후 전망은 ‘상이’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거시경제

흑자규모 대미 3년 연속, 대중 4년 연속 축소…중국은 올해 상반기 반등

이기욱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6-20 12:50:33

▲ 한국은행 ⓒ스카이데일리

한국경제 양대 수출시장의 경상수지가 지난해 동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중국 시장의 경우 올해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미국 시장은 여전히 전망이 어두운 것으로 나타나 관련 업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16년 중 지역별 국제수지’에 따르면 한국의 양대 수출 시장으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의 경상수지가 지난해 동시에 악화됐다.

대미 경상수지의 경우 지난해 총 311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8억8000만달러 하락한 수치다.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17억6000만달러 줄어들었으며 서비스수지 역시 1억9000만달러 소폭 축소됐다.

미국 경상수지는 지난 2014년 409억9000만달러를 기록한 이후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은은 승용차, 철강제품의 수출감소를 지난해 대미 흑자감소의 주원인으로 꼽았다.

중국 경상수지는 지난해 총 407억2000만달러의 흑자를 보였다. 이 역시 전년 대비 60억1000만달러 축소된 수치다. 상품수지는 337억4000만달러로 전년보다 21억4000만달러 줄어들었으며 서비스수지는 16억7000만달러 감소한 40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중국 경상수지 역시 최근 흑자 규모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지난 2013년 566억9000만원을 기록한 이후 560억6000만달러(2014년), 467억3000만달러(2015년)를 차례로 기록했다. 지난해는 정보통신기기, 반도체 등 수출이 감소했으며 동시에 해운산업 부진의 여파로 운송서비스 역시 흑자규모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중국 수출의 경우 올해 들어 다시 증가세로 접어들고 있다. 지난 18일 코트라에 따르면 한국 상품의 중국 수출은 지난해 11월 0.2% 증가한 것을 시작으로 반등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에는 9.7%의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이후 1월부터 4월까지 각각 13.4%, 28.7%, 11.9%, 10.2%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올해 대중 수출의 증가는 메모리(69.8%), 기타석유제품(77.0%), 기타기계류(37.1%), 벤젠(243.3%), 기타화장품(18.2%) 등 품목이 주도했다.

한반도 사드배치로 인한 양국의 갈등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중국 수출이 증가한 것은 중국경기호조, 유가상승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미국시장의 경우 여전히 전망이 어두운 편이다. 올해 초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점차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국내산 세탁기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사를 시작했다.

세이프가드는 특정 품목의 수입이 급증함에 따라 국내 제조업체가 피해를 받았을 때 도움을 제공하기 위한 제도로 지난달 31일 미국 가전업체 월풀은 삼성·LG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를 청원했다. ITC는 오는 9월 7일 공청회를 개최해 당사자들의 입장을 듣고 10월 5일까지 세이프가드에 대한 판정을 내릴 방침이다.

철강분야는 지난해 한국산 열연강판, 후판 등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 받은 것에 이어 최근에는 선재까지 반덤핑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지난 4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산 철강제품에 대해 ‘무역확장법 232조’를 발령한다는 행정각서에 서명하기도 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국가 안보에 문제가 될 경우 특정 상품에 대한 긴급 수입제한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대미 수출 상품 중 철강제품과 전기·전자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32.93%에 달한다. 한 경제전문가는 “대미 수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업계의 전망이 밝지 않은 만큼 올해 대미 경상수지 역시 지난해에 비해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기욱 기자 gw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